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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날뭐하지

이삿날 실수

이이아이3!!
이삿날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박스는 끝도 없이 쌓여 있고, 가전 설치 기사님은 언제 올지 몰라 초조했고, 냉장고는 아직 전원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며칠 전 아무 생각 없이 주문해 둔 캠핑음식 밀키트가 도착했다. 취소도 못 한 채 박스째로 현관에 놓여 있는 걸 보니 한숨이 나왔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였다. 짐 더미 사이에서 캠핑용 버너를 꺼내 베란다 한쪽에 자리를 만들었다. 가스 냄새가 날까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종이박스를 임시 테이블 삼아 조리를 시작했다. 이삿짐 센터 직원들이 오가는데 고기 굽는 냄새가 퍼지니 괜히 민망했다. 그래도 막상 완성된 음식을 먹으니 허기와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렸다. 어수선한 집 한가운데서 캠핑하듯 밥을 먹는 상황이 어이없으면서도 묘하게 기억에 남는 실수였다. 다음부터는 이삿날 전후로는 배송 날짜를 꼭 확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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