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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닉 맥스제로 무선청소기 i90 2.0 써봤습니다

stormleeee
※네이버 브랜드 커넥트 캠페인을 통해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약 7년째 쓰던 청소기가 고장 났습니다. 전원을 켜도 모터가 쿨럭이는 소리만 잠깐 나고 다시 꺼지길래, 나름 메이저 제조사 플래그십 제품이라 고쳐볼까 했는데 수리비 견적만 30만 원대 나오더라고요. "이 돈이면 새걸 사는 게 낫겠다"해서 며칠 동안 온갖 제품을 찾아 비교해 봤습니다. 가시권에 든 제품을 비교해 보니 얼추 네 가지 그룹으로 나뉘었는데요.
①국내 A/S 센터가 많은 메이저급 대기업에서 출시한 100만 원대 이상 무선청소기
②해외 기업에서 만든 50~80만 원 사이의 무선청소기
③국내 기업에서 만든 고출력·다기능 가성비 무선청소기
④국내 기업이 만들거나 중국 OEM 수입 형태로 출시한 기본기에 충실한 저렴이 무선청소기
고민 진짜 많이 했습니다. A/S 편의성을 생각하면 당연히 대기업 제품인데, 스펙이 그렇게 확 뛰어나지도 않은데 가격이 100만 원대라서 30만 원대의 수리비 내기 싫어서 새 제품 알아보는 저한테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다음 기존에 애용했던 해외 D사 제품을 살펴봤는데 "다음에 청소기를 새로 산다면 자동비움 스테이션이 제공되는 제품으로 고르자"고 결심했던 것이 걸렸습니다. 최근 출시한 단 1종(그것도 값이 꽤나 비싼)을 제외하고는 자동비움 기능이 일절 없었거든요. 그 하나도 이전 세대 플래그십 모델을 기반으로 한 터라, 성능 면에서 기존 청소기에 비해 불만족스러울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어서 꽤 괜찮은 평을 받고 있는 해외 S사 제품을 둘러봤는데, 필요한 기능을 갖춘 제품은 죄다 60만 원대 이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아예 눈을 낮춘다면 최소한의 흡입 기능만 갖춘 청소기를 20만 원 언저리로 구매할 수는 있었어요. 근데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리뷰를 모아 보니 왜 이 가격에 파는지 알겠더라고요. 엄청나게 무겁거나 시끄럽거나 고장이 잘 나거나 먼지봉투가 단종되거나(???) 흡입력이 약하다는 평들이 끊임없이 보였습니다.
결론은, 제가 봤던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인기순 1위에 랭크된(누적 판매량이 무려 150만 대 이상이라고) 아이닉 맥스제로 무선청소기 i90 2.0이 계속 눈에 들어왔습니다. 국내 무선청소기 제품군에서 나름 인지도 있는 브랜드고, 기능이 굉장히 다양하고 스펙도 준수한데 가격은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저렴했거든요. 정가는 70만 원대로 표기돼 있지만, 거의 항상 할인 이벤트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은 30만 원대입니다. 딱 기존 청소기 수리비 수준으로 완전한 새 제품을 장만할 수 있다는 게 매우 끌리는 부분이었어요.
어찌어찌하여 아이닉 맥스제로 무선청소기 i90 2.0을 써보게 됐습니다. 청소기 업계를 주름잡는 해외 D사 플래그십 제품에서 국내 기업 제품으로 갈아타니 속으로는 "혹시 흡입력이나 사용감이 불만족스러우면 어떠지"라는 걱정을 엄청나게 많이 했는데 다행히 기우에 그쳤습니다.
먼저 액세서리가 굉장히 많은 것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청소기 본체에 연결하는 헤드가 매우 다양했고, 몇 년 쓰다 보면 교체해 줘야 하는 내부 필터도 여분이 한 세트 들어있습니다. 자동비움 스테이션에 장착하는 먼지봉투도 총 3개 제공되는데 개당 용량이 3L나 됩니다. (타사 제품은 주로 1.5~2L) 제조사피셜 대략 6개월에 하나쯤 사용한다는 듯하니,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최소한 1년 반 분량의 유지보수 비용은 들지 않는 셈이겠네요.
헤드가 많은데도 따로 수납용 박스를 구할 필요도 없었던 게 좋았습니다. 스테이션 측면에 다 들어가고, 별매품인 스팀 물걸레 브러시도 걸치는 곳이 있거든요. 딱 하나 플렉시블 호스만 수납 공간에 안 들어가는데, 반대쪽 먼지봉투 칸에 쏙 들어가니 어떻게든 다 집어넣을 수는 있습니다.
먼지봉투 용량은 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용량이 작은 대신 자주 버려서 청결함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도 있을 테고, 저 같은 귀차니스트는 한계까지 모아다가 최대한 오래 버티고 한 번에 버리는 걸 선호할 수 있거든요. 보통 1.5~2L 정도인 타사 먼지봉투와 달리 아이닉은 3L나 돼서 교체 주기가 엄청나게 길어질 것 같습니다.
아이닉도 스테이션 작동 방식을 자동/수동으로 나눴습니다. 안 그래도 한 번 자동비움 기능이 작동하면 청소기의 먼지통을 무려 4번이나 반복해서 비우다 보니 다른 제조사에 비해 자동비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청소기를 거치할 때마다 4번씩 비워대면 "아니, 지금은 잠깐만 쓴 거니까 안 비워도 돼"라며 손사래칠 상황이 분명히 발생할 테죠. 다행히 사용자가 원할 때만 먼지를 비울 수 있는 수동 모드를 지원하므로, 청소기를 잠깐만 쓰고 다시 거치한다면 미리 수동 모드로 전환해 두는 게 좋습니다.
타사 제품에서 단 한 번도 못 봤던 핵심 특징으로 '오토 클린 드롭' 기능이 있습니다. 무선청소기 먼지통의 금속 필터에는 가는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데, 청소기가 빨아들인 머리카락 양쪽이 서로 다른 구멍으로 빠져나오려다 안에서 덜컥 걸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렇다 보니 자동비움 기능이 있는 무선청소기를 사용해도 주기적으로 먼지통을 열고 금속 필터에 낀 머리카락을 직접 빼내야 했는데, 아이닉 맥스제로 i90 2.0에는 신기하게도 이 금속 필터를 쓰다듬듯이 밖으로 쓸어내는 레버가 내장돼 있었습니다. 다른 제조사에서 비슷한 기능을 찾지 못했던 이유는 이게 아이닉의 특허 기술이었기 때문인데요. 웬만해선 앞으로도 이런 기능을 타사 제품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으로 청소기 본체 쪽 이야기를 해보자면, 헤드는 일단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에 비스듬히 탑재된 LED가 초록색 빛을 비추는데 전방 먼지에 그림자를 길게 드리워주기 때문에 가시성(?)이 어마어마하게 좋아집니다. 그냥 봐선 깔끔해 보였던 바닥인데 판도라의 상자를 연 느낌...크흠흠
무선청소기를 고를 때 중요하게 보는 스펙 중 '흡입력'이 있죠. 말 그대로 먼지를 얼마나 잘 빨아들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제조사에 따라 △파스칼(Pa) △와트(W) △에어와트(AW) 단위를 사용합니다. 이중 '파스칼'은 단순히 진공도만 나타내는 수치로 청소기의 성능을 직접적으로 나타내기에는 신뢰도가 낮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제조사는 와트로 표기하고, 일부 제조사에서는 에어와트 단위도 사용하지만 1AW = 0.9983W로 실질적인 수치는 거의 동일합니다.
일반적으로 저가형 무선청소기의 흡입력은 100~200W 정도, 대기업 무선청소기는 라인업에 따라 200~300W 정도입니다. 아이닉 맥스제로 i90 2.0의 경우 제조사에서 무려 675W라는 수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약간 말장난 같은 게 숨어있습니다. 바로 전자기기의 소비전력 또한 와트(W) 단위를 사용한다는 건데요. 상세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675W라는 숫자는 '모터 출력 650W + 헤드 브러시 25W' 합으로 산출됐네요. 최대 흡입력은 308AW라고 덧붙였고요. 위에서 언급한 환산식에 대입하면 실제 흡입력은 약 307.5W라는 이야기입니다. 즉 675W는 청소기 본체에 내장된 메인 모터와 헤드 브러시를 돌리는 모터의 '소비 전력' 합을 나타낸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냉정하게 말해 별로 좋은 마케팅 방식은 아니네요;;
말장난에 화가 날 수는 있다 해도, 300W를 상회하는 실제 흡입력이 결코 약한 편은 아닙니다. 대기업 메인스트림급 제품이 200W 후반인데, 30만 원대 아이닉 제품이 이를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이미 가성비는 입증했다 볼 수 있겠네요. 실제로 사용해 보니 브러시 헤드가 지나가는 경로의 먼지는 흡입력을 낮춘 '에코 모드'만으로도 충분히 깔끔하게 잘 빨아들였고요. 입자가 큰 실리카겔을 뿌려 보니 에코 모드에서는 일부가 헤드 전후방으로 튀는 등 완벽하게 빨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파워 모드'로 설정하니 튐 현상 없이 깨끗하게 빨아들였습니다. 더 강력한 '부스트 모드'는 말할 것도 없고요.
또, 벽 모서리를 청소할 땐 일시적으로 흡입력을 끌어올려서 틈새에 낀 먼지도 어느 정도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헤드 윗면에 있는 디스플레이가 바닥 오염도를 색깔로 표시하는 것도 괜찮은 기능이었습니다. 바닥이 더러우면 주황색이었다가, 더 청소하지 않아도 되면 초록색으로 바뀌는 게 꼭 청소 퀘스트(?)를 수행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추가 헤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UV 침구 브러시는 타사 헤드처럼 그냥 좁은 흡입구만 달린 소형 플라스틱 모형 헤드가 아니라, 나름대로 내부에 모터와 브러시까지 탑재하고 UV 살균 램프도 내장된 진짜배기 침구 브러시였습니다. 이불이나 매트리스 커버 등의 섬유 사이사이 낀 각질이나 먼지, 머리카락을 강력하게 빨아들일 수 있으며 자외선 살균까지 겸사겸사 해줄 수 있어서 추가 헤드 중 활용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헤드 외에, 메이저 급 청소기 제조사에서나 볼 법한 '꺾이는 파이프'가 i90 2.0에는 기본 탑재됐고 옛날 유선 청소기를 연상케 하는 플렉시블 호스도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됩니다. 밴딩 튜브는 파이프 중간을 꺾어 낮은 틈도 쉽게 청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요. 소파, 침대, 장식장 밑 등 일반적인 청소기라면 사용자가 허리를 많이 구부리거나 거의 엎드리다시피 해야 청소기 헤드를 집어넣을 수 있었던 낮은 틈을 꼿꼿이 선 채 청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아니지만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 환자라면 굉장히 반가울 만한 기능이더라고요.
기본 밴딩 튜브 대신 플렉시블 호스를 끼우고 틈새 노즐까지 연결하면 복잡하거나 놉거나 좁은 틈새까지 밀어 넣어 청소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처럼 본체를 에코백에 넣어 어깨에 걸치고 노즐만 손으로 잡아 원하는 곳을 청소하는 기행(?)도 가능합니다. 플렉시블 호스가 쭉 늘어나다 보니 손을 최대한 뻗어 청소하는 데도 별 지장이 없더라고요.
별매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생각한 헤드는 바로 이 스팀 물걸레 키트였습니다. 기존에는 진공청소기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끔 물청소를 하려면 물걸레를 빨고 힘주어 미는 식으로만 청소할 수 있었거든요. i90 2.0에 스팀 물걸레 헤드까지 사용해 보니 한결 편해졌습니다. 물걸레가 천천히 돌면서 바닥을 퉁퉁 때리듯이 쓸기 때문에 사용자가 청소기를 힘주어 누르지 않아도 뽀득뽀득하게 청소되고요. 기본 브러시처럼 이 헤드 바닥면에도 UV 램프가 내장돼 살균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여분 물걸레도 한 쌍(2개) 더 제공되므로 오래 쓰기 좋고요.
다시 언급하는 것이지만 아이닉 맥스제로 i90 2.0을 사용하는 내내 자동비움은 진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간 먼지통을 수동으로 비워야 하는 청소기만 써서 그랬는지 이 맛에 자동 비움 기능이 있는 무선청소기를 고르는 거구나 하고 감탄만 했습니다. 대기업이나 청소기 분야 메이저 브랜드가 워낙 꽉 잡고 있어서 그렇지, 가성비를 고려한다면 국내 기업 제품도 상당히 쓸 만하다는 걸 경험한 좋은 기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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