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대비를 지닌 모노크롬으로 집필된 정교한 레이어와 미니멀리즘, 잠실 엘스 25 PY
안녕하세요, 스튜디오 릿더룸 입니다 :) "Less is more" 너무나 유명해서 모두가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문구인데요, 직역하면,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다" 라는 뜻으로 바우하우스의 마지막 수장이었던, 미스 반 데어 로에가 건축에서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 위해 인용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거추장스러운 컬러와 요란한 몰딩이 가장 아쉬웠던 이번 잠실 엘스 현장에 필요했던 것은, 무언가를 더하는 행위보단, 덜어내고 단순화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어떤 컬러와 요소를 활용하여 덜어내는 행위로 집을 완성했는지, 하나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 Entrance 현관은 신발, 우산, 택배 등으로 오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공간입니다.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은 최대한 숨기고 조정하여 조금 더 넓어 보이는 공간을 계획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벽 마감으로는 벽지 대신 도장을 선택하여 오염에서부터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질감을 구현했습니다. 기존에 눈에 띄는 아파트 공용 배관 점검구 두 곳이 자리하고 있던 공간은 아늑한 실내라기보단, 공용 복도와도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이에 앞서 설명드린 도장벽을 적절히 활용한 메지 디테일로 점검구의 존재감을 최소화해 벽면과 자연스럽게 일체화시킵니다. 집 전체에 채택된 블랙마루는 현관에 쓰인 타일과 색상의 차이가 명확하기에, 평면 상에서 만나게 하기보단 타일과 수직으로 마주하게끔 마이터 시공법을 적용하였습니다. 심플하고 탁 트인 유리 중문을 활용하여, 공간의 연속성을 강조하였으며, 이에 작은 블랙 손잡이를 적용해 개방감 있는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는 위트 있는 블랙 요소를 더합니다. 이리하여 단순함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디테일이 복잡하게 숨어 있는 현관이 완성되었습니다. Living Room 흔히 어두운 색의 바닥은 빛을 흡수하여 집을 좁아보이고 답답하게 만든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일부 맞는 경우들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벽이나 가구 등의 요소가 함께 고려 된다면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되기도 합니다. 1. 확실한 명암대비는 시선을 위로 트이게 만들어 수직적인 확장감을 줍니다. 사람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바닥에서 벽이랑 천장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깔끔한 화이트 컬러로 벽을 마감하여 바닥과 벽 사이에 명암대비를 주게 되면, 시각적인 무게 중심이 바닥으로 내려앉게 되어 상대적으로 벽과 천장이 높고 멀어 보이는 착시 효과가 발생합니다. 2. 또한 단순히 넓어 보이는 것을 넘어, 대비로 인한 깊이감을 만드는 것이 어두운 바닥의 핵심입니다. 어두운 마루 위에 밝은 소파나 테이블, 화병 등의 오브제를 배치하게 될 경우 이들의 윤곽이 뚜렷해지며 공간의 레이어가 입체적으로 구분되는 연출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미술관의 암전효과와 같은 역할로 밀도 있는 공간감을 선사합니다. 3. 다양한 조명을 계획적으로 연출하기에 훨씬 유리합니다. 밝은 바닥은 사방으로 빛을 반사하며 흩뿌리지만, 어두운 바닥은 빛을 받아서 흡수하기에, 3000~4000k 의 간접조명이나 스폿 조명을 켰을 떄의 빛의 질감과 온도가 훨씬 정교하게 표현됩니다. 이는 고급 호텔의 라운지나 바 같은 특유의 아늑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적합하죠. 결과적으로 이러한 모든 요소이 모여, 공간의 톤앤 매너를 조금 더 또렷하게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이번 현장의 주인공은 또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블랙마루 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효과들을 톡톡히 조성하게 위한 장치로써, 복잡한 몰딩과 아트월이 조성되어 있던 벽을 목공 공정으로 미니멀라이즈 했습니다. 그 위에 하얀 디아망 벽지를 깨끗하게 도배하여 앞전에 말씀드린 수직적인 요소를 확실하게 바닥과 구분 지어 주었습니다. 시선이 머무는 끝에는 부드러운 화이트 쉬폰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은은한 채광, 내추럴한 그린 플랜트와 모빌이 조화를 이루며 자칫 차가울 수 있는 모노톤의 공간에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어 줍니다. 간결한 라인의 가구 배치와 면 그리고 선의 정돈으로 완성한 미니멀한 투톤의 무드. 매일 마주하는 일상이 조금 더 특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Kitchen 이번 프로젝트의 주방은 폭이 넓지 않은 관계로 특유의 답답함을 걷어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과감하게 생략한 상부장 대신, 벽면을 따라 길게 뻗은 슬림한 스텐 선반을 매치해 시원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공간감을 연출합니다. 스텐 선반 위로는 싱그러운 초록 식물과 고객님의 미적 센스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오브제들이 자리잡습니다. 사라진 상부장의 수납을 보충해주기 위해 싱크대 맞은편에는 보조 하부장이 들어섰으며, 냉장고장과 키큰장 또한 그 역할을 배분 받습니다. 꾀한것은 개방감이기에, 커다랗고 깔끔한 가벽으로 냉장고장과 키큰장의 존재를 아무도 모르게 감춰줍니다. 덩어리 없이 비워낸 공간의 끝에는 위아래로 기다란 시스템창을 두어 시선의 끝을 외부로 멀리 확장시킵니다. 주방의 바탕이 되는 벽면에는 은은한 결이 느껴지는 아이보리 톤의 대형 타일을 세로로 길게 시공하여 깊이감과 따뜻함을 동시에 잡습니다. 하부장 위쪽으로는 위트 있는 아트 포스터와 벽등, 레트로한 토스터기, 블랙 컬러의 커피머신으로 알차게 꾸민 홈카페 코너를 마련해 실용성과 감성 그리고 액티비티를 모두 챙깁니다. Bathroom 2~30평 아파트 욕실의 수납은 늘 원망스러운 골칫덩이죠. 변기나 세면대 위에 일반적인 거울장이나 욕실장을 달면, 그 매스감에 의해 욕실의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잃게 되죠. 이번 프로젝트 현장에서는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욕실장을 과감히 없앴습니다. (MINIMALISM !!) 넵, 당연히 농담입니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반드시 오브젝트를 소거해야만 가능한 건 아닙니다 :) 저희는 젠다이 위쪽에 기존 젠다이와 같은 면에서 마감이 되는 벽을 만들어 장을 매립하였습니다. 오브젝트 자체를 없앨 수 없다면, 그 객체가 연관된 세가지 축 중 한가지를 소거하는 것 만으로도 미니멀한 디자인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 이번 경우는 장의 깊이 (D) 축을 없앰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볼 수 있죠. 선이 간결해질수록 마감재의 질감이 돋보이는 법이죠. 이번 프로젝트 욕실의 가장 큰 포인트는 욕조 벽면을 휘감은 무광 딥그린 컬러의 서브웨이 타일입니다. 자칫 좁아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세로로 긴 타일을 시공하여 층고가 높아 보이는 효과를 주었으며, 깊이감 있는 그린 컬러는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합니다. 포인트 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베이스 타일로는 연한 그레이 톤의 포세린 타일을 선택했습니다. 딥그린 컬러를 차분하게 받쳐주어 세련된 모던미를 완성합니다. 천장 라인을 따라 웜톤의 간접 조명을 설치하여, 타일의 질감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욕조에 은은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가미합니다. 세면대 위의 거울과 일체형으로 디자인되어 시각적으로 깔끔하며, 다양한 욕실 용품을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습니다. 수납장 아래쪽에는 오픈형 니치 공간을 두어 자주 쓰는 핸드워시나 디퓨저 등을 놓을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또한 샤워 공간 옆 코너에도 매립형 선반을 만들어 욕실용품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같이 불필요한 수납 돌출을 소거하여 단순한 선들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욕실 인테리어를 완성했습니다. 지금까지 스튜디오릿더룸 "잠실 엘스 25 PY 프로젝트" 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