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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서 영감을 받고, 다시 공간에 영향을 주는 어른이

아파트

15평

홈스타일링

싱글라이프

일러스트레이션과 미술쪽 일을 하고있습니다.


유럽에서 공부도 해보고 늦은 나이에 직업을 바꾸기도 하고 그래도 아직 하고싶은 공부가 많은 어른이입니다.

구조는 오래된 복도식 소형 아파트로, 혼자 지내기에 딱 좋은 15평입니다.

접근성을 항상 첫번째 기준으로 두고 집을 계약했는데 번화가에서는 누릴 수 없던 '전망' 덕분에 지금 집을 결정했어요. 

정남향의 햇빛을 혼자보기 아까워 식물들도 늘었네요. 초보 가드너라 잘 몰라 실수도 많이 하지만 햇살 덕에 잘 자라주는 것 같아요. 겨울엔 해가 짧아져 아쉽지만 대신 좋아하는 긴 그림자 모양을 만들어줍니다.

통풍과 일조가 좋지 않으면 식물에 병충해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대형식물의 경우엔 잘 관리할 자신이 없어서 인조식물을 샀어요. 사진의 야자나무는 고속터미널에서 직접 골라 들고온 인조입니다. 


식물이 인테리어에 주는 영향은 정말 크다고 봐요. 하지만 여건이 따르지 않는다면 인조식물을 추천합니다.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진짜인 줄 알 정도로 퀄리티가 좋아요.

TV를 보지 않은지 오래 됐고 대부분의 시간에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거실에 책상이 있어요. 모니터 받침대겸 선반은 직접 만들었어요. 넉넉한 작업공간에 욕심이 많았는데 결국 디지 털작업 위주로 컴팩트 하게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바퀴 달린 트레이는 베란다나 거실에서 식물들을 옮길 때 유용합니다. 


전망이 좋아서 커튼을 안 달려고 했는데 단열에 도움이 되네요. 사생활 때문에 항상 블라인드를 설치했는데 커튼을 달 수 있다는 점이 좋네요.

폭이 좁은 수납장 겸 장식장은 원룸에서 사용하기 위해 직접 만들었습니다. 파손되어 두 개중 한 개만 남았는데 지금도 잘 쓰고 있어요. 초보라서 제작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치수를 계획해서 만들면 작은 집 공간활용에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개인 프로젝트도 진행중입니다.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액자로 만들어서 키우는 식물들과 함께 인테리어 해보려고요. 인스타그램에 진행상황을 기록해보려고 해요.

키친은 구식 아파트의 구조 그대로 평범합니다. 혼자 쓰기에 적당히 여유로운 크기인 듯 합니다.

주방이 제일 난해했네요. 어두운 무늬 시트지가 셀프리폼 되어 있었고, 타일에 덧칠된 유성 페인트는 누렇게 변색된 상태. 싱크가 너무 낡아서 업체에서는 철거를 권장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고민끝에 최소한의 비용을 위해 LPM상판만 직접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잔뜩 엉긴 실리콘을 긁어 제거하는 일이 힘들었네요.


 무늬가 맘에 드는 원목을 절단 주문하고, 바니쉬 칠과 건조작업을 반복한뒤 조립했습니다. 손잡이와 부엌 타일도 직접 골라서 시공했어요. 그라인더 사용이 어려워 모자이크 타일을 선택했습니다. 깔끔하게 실리콘 마무리까지. 한번 시작하면 디테일에 집착하는 편이라 진행이 오래 걸렸지만, 작은 주방이라 혼자서 할 수 있었네요.

수분에 강하고 무늬가 조화로운데다 가격이 적당한 고무나무를 사용했습니다. 부자재와 노동력을 제외하고 상판원목 비용은 약 9만원, 무광 모자이크 타일은 7만원정도입니다. 특별할 건 없지만 깔끔하고 위생적인 공간에서 조리할 수 있게돼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혼자 공부하고 작업하는 시간을 즐기는 편이지만 모임이나 친구들이 올 때는 원형 테이블이 특히 유용합니다. 요리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 테이블 셋팅한 사진이 없네요. 요리를 멋지게 할 수 있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찍은 사진을 출력해서 이케아 액자에 넣어봤습니다. 식물 그림이나 사진들은 진짜 살아있는 식물하고도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나중에 싫증나면 또 직접 만든 작업으로 바꿔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빛이 잘 안드는 작은방은 옷과 공구 등을 수납하는 용도로 씁니다.


유니크한 옷을 좋아했는데 해가 지나면서 실용성을 더 따지게 되네요. 옷이 간소화 될수록 인테리어도 수월해지고 일과 공부에 더 집중할수 있게 되는것 같아요.

최근의 거실 겸 큰방의 모습입니다. 스트링 전구가 방을 가로지르게 해서 달았더니 겨울 분위기가 나는 것 같네요. 볼드한 스트링 전구는 몇 년 째 저와 함께 하고 있기에 여러 집, 다양한 공간에서 이용하고 있습니다.

공간에서 영감을 받고, 또 그 결과로 다시 공간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그래서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혼자만의 공간이 더 중요한가 봅니다. 살면서 또 어떤 공간으로 옮겨가게 될 지 모르지만 그때마다 꾸준히 나에게 어울리는 색을 덧입히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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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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