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행복한 휴식처, 취향 가득한 일상으로 채우다
안녕하세요, 저희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닮은 듯 닮지 않은 서로의 가치와 취향을 존중하며 사이좋게 살아가고 있는 부부의 공간입니다. 결혼과 동시에 시작한 외국 생활에서 첫 번째 신혼집을 마련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두 번의 이사를 거쳐 세 번째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왔어요.
평소 자연을 좋아하는 저희 부부에게 숲이 가까이 있고 하늘이 잘 보이는 지금의 집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입니다. 일을 핑계로 퇴근 후 돌아오면 잠들기 바빠 관심이 소홀했던 '집'이라는 공간에 소홀했는데, 이사를 하면서 하나둘 채워가고 꾸미는 과정이 저희에게 매력적인 휴식이 되고 있어요. 아직 현재 진행형이지만, 집에 대한 기록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도면
저희 집은 거실과 주방, 침실, 욕실로 구성된 59㎡(25평)의 아파트입니다.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면 가로로 긴 형태인 4 베이 구조(방-방-주방-거실)라는 점입니다. 보통 3 베이인 판상형 아파트 구조가 더 많고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저는 거실과 대면형인 주방과 방마다 독립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한 지금의 구조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맞통풍에 다소 불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풍부하게 들어오는 채광으로 거실과 주방이 밝고 모든 방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BEFORE
거실에서 바라본 집의 모습이에요. 주방과 마주한 거실 구조 그리고 방들이 복도를 따라 배치되어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생애 첫 신축 아파트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모든 게 새것인 공간이었지만, 기성품처럼 완공된 후 입주하는 아파트에서 저희 부부의 취향을 온전히 담아내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어요. 고치고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예산의 한계로 별도의 리모델링 공사 없이 가구와 조명, 패브릭 등으로 꾸며보았습니다. 그동안 쓰던 가구와 소품은 어떻게 할지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꾸 바뀌는 제 취향까지 고민거리가 많았죠.
부부의 소소한 취향을 담은 공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요즘, 집은 저희 부부의 소통 공간이자 취향을 담은 온전한 휴식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면 창밖을 통해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좋아요. 그럼 햇살 가득한 저희 집 한번 둘러보실까요?
거실
이사 전부터 벽과 바닥은 모두 밝은 베이지 톤으로 마감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이전 집에서 쓰던 가구와 소품, 새로 산 가구들이 섞여 있는 공간입니다. 거실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잘한 가구를 놓지 않고 소파와 패브릭 정도로 꾸며보았어요. 퇴근 후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활용도가 높고 시간이 지날수록 빈티지한 멋을 살릴 수 있는 소파 디자인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희 부부의 오랜 로망이었던 브라운 가죽 소파를 구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발품을 팔았는데요. 드디어 맘에 쏙 드는 소파를 찾았어요. 신혼 초에 사용했던 소파는 카우치형이었는데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지 않아, 모듈의 분리와 연결이 가능한 오픈엔드형으로 선택했습니다. 볼륨감 있는 가죽 쿠션과 대비되는 슬림한 스틸 다리가 마음에 들어 구입하게 되었어요. 유럽 생활 당시 빈티지 숍에서 구입했던 포스터와도 썩 잘 어울리는 느낌이에요.
거실 패브릭은 심플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골라 정돈된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넓어 보이는 느낌을 위해 바닥 톤과 유사한 아이보리 계열의 커튼과 러그를 선택했어요. 이전 집에는 거실에 암막 커튼을 달았는데, 지내다 보니 맞벌이부부인 저희에게 거실 암막 커튼은 큰 의미가 없더라고요.
새로 커튼을 하면서 고려한 점은 빛이 예쁘게 투과되는 쉬폰 소재, 밑단 시접이 없는 디자인, 묶지 않는 커튼 타이 등을 생각하고 골라보았습니다. 크림색의 벨벳 소재인 겉지와 화이트 쉬폰 속지로 은은하면서 깔끔한 분위기를 내보려 했어요. 러그 또한 마루와 유사한 색상을 선택해 전체적으로 넓어 보이도록 했습니다. 거실이 주 생활공간이다 보니 촉감이 부드럽고 짧은 길이감으로 관리가 쉬운 제품을 골랐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여름을 맞이한 거실 풍경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주고자 시원한 촉감의 대자리와 린넨 소재의 쿠션 커버로 여름 스타일링을 해보았습니다. 장마가 시작되고 습하고 꿉꿉한 느낌이었는데 결이 좀 넓은 대자리로 바꿔주니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으면서 끈적거림 없이 시원한 느낌이 들어 만족스러워요. 싱그러움을 더하고자 집 안의 식물도 하나둘 늘어가는 요즘입니다.
여름이 되어 새로 구입한 노란색 린넨 쿠션과 초록 식물로 컬러 매치를 한, 뒹굴기 좋은 공간입니다.
이사하고 점점 늘어가는 초록 식물 덕분에 집에 생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특히 스킨답서스, 테이블 야자, 아이비류는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키우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유럽 벼룩시장에서 하나둘 모아온 소품들로 꾸며 보았어요.
거실의 밤 모습이에요. 거실장을 사용했던 기존 스탠드형 TV는 이사하면서 벽걸이로 설치하고 TV 뒤쪽에 얇은 바형 조명을 두었습니다. 퇴근 후, 은은한 조명 아래서 차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정리하기 좋습니다.
주방
저희 집에서 제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주방이에요. 4 베이 구조의 평면 특성상 주방 겸 다이닝룸이 집의 중심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요리를 하고 일상의 즐거움을 나누며 지내고 있어요. 주방과 거실이 마주하고 있다 보니 음식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소파에 기대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큰 평수가 아니라 별도의 다이닝 공간은 없지만 아일랜드 옆쪽에 테이블을 배치해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원목 사각형 식탁을 과감히 버리고 오랜 고민 끝에 원형 세라믹 테이블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평면 특성상 사각형 테이블을 놓기 애매하기도 했고요. 둘이 지내다 보니 4인용 사각형 식탁을 전체 다 사용하지 않아 결국 한쪽에 무언가를 쌓아두게 되더라고요.
원형 식탁으로 바꾸니 분위기 전환도 되고, 좀 더 부드럽고 아늑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는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주방의 하이라이트는 비스포크 키친핏이에요. 사실 예산의 압박으로 기존 집에서 사용하던 2도어 냉장고를 가지고 이사를 왔어요. 하지만 기존 냉장고장 사이즈에 많지 않아 한 뼘 정도의 공간이 남고 혼자 툭 튀어나온 냉장고를 볼 때마다 눈에 거슬렸죠. '그래도 아직 멀쩡한 냉장고인데'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결국 비스포크에 마음을 빼앗겨 새로 구입하고 말았답니다. 싱크대 폭에 쏙 맞게 들어가는 키친핏으로 결정을 했죠. 기존 스탠딩형보다 용량은 좀 작아졌지만 오히려 깊지 않아 냉장고 식재료들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은 변온 냉장고(오른쪽)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키친핏으로 결정하고서 가장 큰 고민이 바로 도어 질감과 색상을 고르는 것이었는데요. 주방 싱크대 기본 컬러가 다크그레이다 보니 공간의 연속성을 주기 위해 차콜 그레이와 화이트로 선택했습니다. 매장은 조명이 훨씬 밝아 화이트 느낌이 강하지만, 집에 들여놓고 보자 약간의 그레이 톤이 느껴져 오히려 싱크대 상부장과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혹시 더 밝은 화이트를 원하신다면 유광이나 혹은 냉장고장 자리에 간접조명을 설치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냉장고 내부는 부끄럽지만 키친핏 수납 정도를 보여드리려고 살짝 공개합니다. 저는 위 두 칸(화이트)을 냉장으로, 아래 칸(차콜)을 냉동으로 사용하고 오른쪽에 변온 냉장고를 추가했습니다. 변온은 온도 조절이 가능해서 목적에 맞게 다용도로 쓸 수 있어요. 냉동고로 쓰시는 분도 많고, 저는 김치냉장고 온도에 맞춰 김치류와 음료 등을 보관하고 있어요. 기존 사용하던 냉장고는 814L였는데 키친핏으로 바꾸고 나서 좀 작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식재료 관리도 더 꼼꼼히 하게 되고 알찬 수납으로 넉넉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저녁식사를 하고 정리를 마친, 주방의 밤 풍경입니다.
복도
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 공간과 침실입니다. 최대한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어 그림과 공기청정기 정도만 두고 생활하고 있어요. 저희 부부 둘만 사용하는 공간이라서 침실 문을 닫아두는 경우가 거의 없어 가리개 커튼으로 가볍게 공간을 분리해 보았습니다. 내추럴한 디자인과 태슬 포인트, 자수 레터링이 되어있어 심플하게 설치하기 좋더라고요.
침실
침실은 붙박이장이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어 침대를 배치하니 꽉 차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큰 변화를 줄 수 없어 침구와 커튼로 분위기를 내보고 있어요. 여름이 되니 잔잔한 무늬가 들어간 침구로 바꾸고 싶어 그린으로 바꿔보았고요. 침대에서 책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작은 쿠션 하나도 컬러를 맞춰 두곤 합니다.
전체적으로 확장형 구조라서 식물을 맘껏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안방 베란다밖에 없더라고요. 이사하기 전부터 키워온 큰 식물들과 행잉 식물들로 꾸며진 공간입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창문 너머로 초록 식물들을 볼 수 있어 좋아요. 건조기가 따로 있기 때문에 원래 빨래건조대였던 것을 행잉 식물을 걸어두는 용도로 써요.
별도의 드레스룸 공간은 없지만 침실 한 쪽에 자리하고 있는 화장대입니다. 대부분의 화장품은 서랍 속에 넣어두고, 기초화장품류만 트레이에 담아 정리하고 있어요.
서재
많은 고민을 했던 서재입니다. 침실을 제외한 방 중에 어느 방을 서재로 할지, 기존에 써오던 클래식한 가구들로 채워야 할지 고민이었어요. 요즘 모던하고 실용적인 가구 디자인이 많다 보니 바꾸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습니다. 신혼 초, 외국 생활에서 지나면서 봤던 가정집의 모습이 기억 속에 남았는지, 그 당시에는 시간에 흔적이 묻어나는 클래식한 가구로 꾸미고 싶었어요. 제 취향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사를 하면서 이리저리 바뀌는 것 같아요.
결국 기존 가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커튼에 신경을 쓰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서재하면 보통 블라인드를 많이 설치하게 되고, 저도 이전 집에서는 블라인드를 달아두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서재가 아닌 잡동사니를 두게 되는 제 모습을 보고, 이사를 하면 따뜻한 느낌이 드는 커튼으로 아늑한 공간을 만들면 책도 많이 보고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가구 색감을 고려해 연한 브라운 톤(밀크티 색상과 유사)의 벨벳 소재와 쉬폰 커튼으로 선택하고, 책상 스탠드 정도만 바꾸어 주었습니다.
책상의 배치 방향은 지금도 고민 중이지만, 가끔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어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보고 있어요.
중간방
중간방은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창고처럼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방이라고 할 수도 있겠어요. 이것저것 끄적이고 공부하는 공간이자 옷을 걸어두고, 그동안 여행 다니며 취미로 모아온 빈티지 소품들을 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화장대를 활용해서 빈티지 소품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사를 오고 난 후, 침실에 붙박이장과 화장대가 모두 있어 이 화장대를 배치할 공간이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요. 침대와 세트로 구입한 가구이기도 하고, 묵직한 나무의 질감이 좋아 버리기는 너무 아까운 마음에 거울을 떼어내고 서랍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행 다니면서 틈틈이 모아온 빈티지 소품들입니다. 언젠가 예쁜 그릇장이 생기면 두려고 모으고 있는데 아직 그릇장이 없네요. 새것도 좋지만 시간의 흔적이 묻어난 오래된 소품들이 주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가끔 볼 때마다 여행의 추억도 떠오르기도 하는 선물 같은 공간입니다.
욕실
욕실 또한 별도의 리모델링 공사 없이 기존 상태를 유지하면서 소품으로 최대한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세안용품만 두고 나머지는 수납장에 보관하고 있고, 칫솔꽂이는 위생적으로 사용하고 싶어 물기가 금방 마르는 소재로 골라보았습니다. 습하고 꿉꿉한 날엔, 향초를 잠깐씩 켜두면 한결 쾌적한 느낌이더라고요. 욕실에도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쉽지 않을 것 같아 현재는 조화를 두어 싱그러움을 더하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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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으로 채워질 공간
아주 화려하고 예쁜 공간은 아닐지 모르지만, 집에 들어서는 순간 아늑한 공간에서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들로 공간을 채울 수 있기를 바라요.
햇살이 드는 거실에서 차 한 잔을 마시고, 맛있는 요리를 함께 먹고, 창밖 풍경을 보며 여유롭게 책을 보는 시간들. 평범하지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참 소중한 것 같아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집에 오면 잠을 자기 바빴던 곳을 꾸미고 채워나가면서 애착이 생겼어요.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앞으로도 조금씩 더 변화하게 되겠죠. 저희 집에 와 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집들이를 마칩니다.
-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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