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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주택 | 뚜벅이 부부의 협소주택

단독주택

23평

건축

아기가 있는 집

↑막다른 골목 안, 고개를 빼꼼 내민 3층 협소주택 

📝House Story

집을 짓겠다고 마음먹은 김두찬, 한혜숙 씨 부부는 본격적으로 땅을 찾아 나섰습니다. 오랫동안 살아온 마포구를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빠듯한 예산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집 지을 땅을 찾는 건 쉽지 않았죠. 거의 매일 퇴근만 하면 부지런히 부동산을 다녔고, 경매 매물도 주의 깊게 지켜봤습니다. 두 사람은 “새로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조건에 딱 맞는 대지를 만나기도 힘들었지만, 이 모든 준비 과정이 너무나 재밌었다”고 회상합니다. 이때만 해도 앞으로 더 어마어마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네요.

↑1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을 두어 게임 콘셉트 아티스트인 남편 김두찬 씨가 사무실로 쓰고 있다. 벽에 걸린 그림은 그가 직접 그린 것이다.

 

↑주차장 없이 만든 주택의 외관, 저녁이면 골목을 환하게 밝힌다. 

마침내 인연이 닿은 곳은 다세대주택이 밀집해있는 신공덕동 골목 안, 오래된 단층집이 있는 땅이었습니다. 막다른 길 깊숙한 곳에 숨어 있어 지도를 보고도 찾기 어려웠죠. 주변이 2~4층 건물로 둘러싸여 공사여건도 좋지 않았고, 과연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아는 것만큼 좋은 집짓기 재료도 없는 법. 특히나 포기해야 할 것이 많은 협소주택에선 더더욱 그렇습니다.

↑현관은 사무실 출입구와 분리하여 안쪽에 배치했다. 

열정적인 부부는 대화하며 서로 원하는 집의 조건을 명확히 정리하고, 직영으로 공사를 진행할 만큼 협소주택 건축에 관한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설계를 맡은 건축가는 “부부가 그리는 집의 조건이 명확했기에 방향을 잡아 나가기 한결 수월했다”고 전합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복도를 따라 자작나무 합판으로 벽처럼 마감된 수납공간과 보일러실을 지나 2층으로 연결된다. 

집짓기에 앞서 가장 큰 고민은 ‘주차장 없이 원하는 규모의 집을 짓는 것’이었는데요. 뚜벅이 생활이 익숙한 부부는 앞으로도 차를 구입할 계획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음으로,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더라도 같은 공간에 있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죠. 작은 집이지만 사적 공간인 화장실을 각 층에 따로 두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모든 층이 하나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인접 건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원활한 채광과 환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1층에는 추후 임대를 고려해 독립된 창고와 화장실을 두었다. 가장 오른쪽 문을 통해 주거공간과도 바로 이어진다.

 

↑2층 거실에서 바라본 계단실

 

↑계단참에서 바라본 거실 천장. 방 하나를 포기한 덕분에 작지만 결코 답답하지 않은 집이 되었다. 

대지에서 최대한 확보 가능한 건축면적으로 2개 층의 주거공간을 구성할 경우, 50m2를 넘게 되어 법적으로 주차장을 설치해야 했는데요. 이는 넘치는 면적만큼 거실 천장을 오픈해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열린 공간을 만듦으로써 해결했죠. 그렇지 않아도 주거 면적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방을 더 만들기보다 수직적으로 공간을 확장하기로 한 건, 이 용감한 부부의 과감한 선택이었습니다.

↑주방 옆 거실 벽면에는 책장을 가득 채웠다. 집주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첫 건축 미팅을 시작으로 드디어 완공된 주택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좁은 골목이라 공사차량이 들어올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주변 건물의 도움으로 무사히 공사를 마칠 수 있었죠. 주택은 총 3개 층으로, 1층은 근린생활시설 공간을 두어 게임 콘셉트 아티스트인 남편 두찬 씨가 사무실로 쓰고 있습니다.

독립된 출입구와 화장실, 창고를 두어 나중에 임대공간으로 활용하게 되더라도 2~3층 주거공간과 완전히 분리할 수 있도록 했죠. 2층에는 주생활 공간인 거실과 주방이, 3층에는 작은 드레스룸이 딸린 침실이 자리합니다. 각층에 욕실을 따로 두는 것도 잊지 않았고, 어떻게 꾸밀지 행복한 고민이 한창인 옥상은 가족의 작은 마당이 되어줍니다.

↑부부의 특별한 요청으로 층마다 둔 화장실, 각자 자신의 화장실을 정해 타일과 도기, 가구 등을 직접 고르고 꾸몄다. 

집 안을 유기적인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주는 건 3층 천장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계단실과 높이 8m에 이르는 거실의 오픈 천장입니다. 2층에서 옥상까지 연결된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수직으로 열린 공간 너머로 집의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죠. 침실의 미서기 창을 열면 맞은편 창문 너머 바깥 조망이 눈에 담기고, 아래층 거실과 주방에 있는 식구들과도 충분히 대화가 가능합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창의 위치와 계단실 벽. 옆집의 외부계단과 대응한 위치에 계단실을 배치했는데, 외벽에 창이 있지만 자작나무 합판으로 마감한 계단실 벽이 두 집 모두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가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와 더불어, 남쪽에서 강하게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산란시켜 집 안에 부드러운 빛을 드리우죠.

↑시원하게 오픈한 거실 천장은 각 층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다. 3층 침실 창을 열면 맞은편 가로창 너머 풍경이 보이고 2층과도 바로 소통할 수 있다.

 

↑옥상 마당에 오르면 펼쳐지는 도심 풍경. 높은 빌딩과 오래된 주택가가 대비되는 모습이다.

  

↑3층 침실쪽 창, 알록달록한 수납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3층 침실 공간에는 콤팩트한 드레스룸을 두고, 꼭 필요한 가구만 간소하게 구성했다.

 

↑계단실의 자작나무 합판 벽은 옆집의 시선이 주생활 공간에 닿지 않도록 차단해준다.

 

집을 설계하는 동안, 부부에게는 새로운 식구가 생겼습니다. 좌충우돌했지만, 내 집을 짓는 일만큼 즐겁고 설레는 일은 또 없을 것 같다는 두 사람. 선물처럼 태어난 아이와 함께, 가족은 빛과 바람이 구석구석 스미는 새 보금자리에서 한층 풍성해진 일상을 일구어가고 있습니다.

사진 변종석, 이한울

종합 리모델링 간편상담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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