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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브랜드 기획자의 감각으로 완성한 25년 차 구축 반셀프

아파트

31평

리모델링

기타

⚡ 3초 컷! 집들이 미리보기

📍 이 집의 핵심 포인트!

✔ 25년 차 순정 구축, 반셀프 리모델링으로 완벽 변신!
✔ 한정된 예산 안, 신중하게 고른 자재로 완성도 높이기
✔ 프렌치 도어+유럽 미장으로 개성 있는 분위기 만들기

도면

길목집은 거실을 중심으로 3개의 방과 욕실이 모여 있고, 일자형 베란다를 보유한 전형적인 구축 아파트입니다. 침실 내에 작은 욕실 하나가 딸려 있고요. 반대편에 주방, 그 옆으로 다용도실이 있는 구조랍니다. 입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아요.

초반에 3D 프로그램으로 구상한 길목집의 모습이에요. 구조변경을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에 그린 이 도면이 현재 길목집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집에 있는 시간과 집을 그리워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진 하루를 살아가는, 김미리입니다. 글 쓰는 작가이자 가구 브랜드에서 일하는 기획자인데요. 출간한 책 모두 집에 관한 책이고, 가구 역시 집의 일부이니 스스로를 집사람이라고 소개해도 좋겠다 싶습니다. 

저는 작명 애호가이기도 해서 집에도 꼭 이름을 붙이는데요, 이 집은 길목집이라 이름 붙였어요. 가구 브랜드를 운영하는 저와 동업자(이자 친구), 반려묘 소망이가 함께 사는 공간으로, 동에서 공하는 이라는 의미를 담았고요. 언젠가 수풀이 우거진 주택에서 살고 싶어서 그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집이라는 뜻이기도 해요.

길목집은 2인 1묘의 휴식공간이기도 하고, 일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때에 따라 브랜드의 사진 촬영을 하는 스튜디오가 되기도 해요. 이렇게 다양한 일상이 분리되기보다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임장부터 계약까지, 길목집을 선택한 이유 (feat. 가족소개)

길목집은 가구 브랜드를 운영하는 동업자이자 친구, 그리고 반려묘 소망이와 함께 사는 집입니다. 먼저 가족 소개를 해볼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여자 1호와 2호는 함께 가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올해 8살이 된 반려묘 소망이는 저희의 정신적 지주이자 브랜드묘델 겸 회사의 전무(?)를 맡고 있고요.

저희가 이번 이사를 감행한 이유는 직주 근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시작하는 단계의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사무실을 오갈 일이 많은데 그럴 때 기동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시즌에 따라 휴일이나 밤낮없이 일하게 되는 날들이 있는데요. 그럴 때 중간중간 반려묘를 돌보러 집에 들를 수 있어야 하고요.

💡 집 선택의 세 가지 기준

1. 회사 스튜디오에서 도보 10분 이내
2. 둘이 정한 예산 이내
3. 리모델링 이력이 없고 구조가 튼튼한 집

리모델링 과정

길목집을 보러 왔을 때 '이 집이다!' 싶었어요. 준공 후 지금까지, 24년 동안 한 번도 고쳐지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싱크대부터 내부 상태까지 처음 아파트를 분양했을 때 그대로더라고요. 저희는 그게 오히려 좋았습니다. 겉으론 낡아 보일 수 있어도 튼튼하고 건강한 집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반셀프 리모델링을 하게 된 이유

여자 1호와 2호는 생애 첫 아파트 매매에 각출할 수 있는 돈을 모두 동원한 상태였기 때문에, 턴키 업체에 리모델링을 맡길 비용이 없었어요. 물론 견적을 받아보지 않은 건 아닌데요.

저희가 생각했던 예산 4천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더라고요. 샷시(새시)를 교체하지 않고도 예상 예산의 2배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견적을 받고서 바로 마음을 접고 반셀프 리모델링으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공정별로 업체나 인력을 직접 섭외하여 시공하는 반셀프 인테리어 방식은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지요. 금전적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육체적/심리적 부담이 커질 거라 조금 고민했어요. 그런데 업체에 모든 걸 맡기는 턴키 인테리어를 한다고 해도, 저희 성격상 심리적 부담이 줄지는 않을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저희는 공간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막상 저희의 공간은 업체에 맡긴다는 게 스스로 납득되지 않기도 했어요. 그래서 찬찬히 시간을 들여 공간을 기획했습니다. 바닥타일을 고르고, 손잡이나 수전 하나까지도 예산 안에서 원하는 걸 선택하고 싶었어요.

아파트 리모델링 공식 말고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다들 한다는 베란다 확장이나 대면형 주방 같은 걸 하지 않기로 했어요. 구조변경은 안전과 비용 면에서 부담해야 할 게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라이프스타일에 맞지 않는데 현재의 유행이나 나중의 매매를 위해 무리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각자 좋아하는 공간을 확보하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싶은 집을 완성하는 데 목표를 두었습니다.

주로 집에서 일하는 저(여자 1호)는 식물 뷰 서재를 원했고요. 반신욕을 좋아하는 여자 2호는 욕조가 있는 욕실을 원했습니다. 반려묘 소망이는 뛰어놀 때 미끄러지지 않는 마찰력 있는 바닥이 필요할 것 같았어요. 또 돌보고 있는 반려 식물들이 많아서 베란다는 모두를 위한 식물 공간으로 꾸미기로 했습니다.

몇 가지 아이디어가 금세 나왔고 그때부터 구체적인 시공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 리모델링 요약

1. 전체 면적 : 전용 31평 
2. 리모델링 비용 : 4,300만 원(2026년 3월 기준)
3. 공사 기간 : 21일
4. 시공 포인트
- 25년 차 구축 아파트를 반셀프로 가성비 있게 리모델링
- 구조변경이나 베란다 확장은 NO! 시공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확실히 구분하기
- 프렌치 도어와 픽스 창, 베란다 식물을 활용해 전형적인 아파트 같지 않은 인테리어 지향

Before

거실

저희는 오래된 것들을 꽤나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이 아파트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 집을 봤을 때, 그리고 몇 가지를 협의하러 들렀을 때-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더라고요.

주방

집이 마음에 드는 것과는 별개로 주방은 꼭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0여 년을 사용하신 만큼 교체할 때도 되었고, 당당히 툭 튀어나와 있는 냉장고(냉툭튀)의 배치도 수정하고 싶었어요.

침실

이 집의 아쉬운 점은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오면 가장 큰 방인 침실이 바로 보인다는 점인데요. 중문을 설치하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 동선이 짧으니 '오히려 좋아'라고 생각하기로 했답니다. 이것이 바로 정신승리죠! 모든 게 맘에 드는 집은 없을 테니까요.

베란다

도면에서도 보셨듯이 이 집은 일자로 긴 베란다가 있어요. 집에서 꽤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데 저희는 이 베란다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이전 집에 테라스가 있어서 테라스에서 차나 맥주도 마시고, 별도 보고, 첫눈도 맞았는데요. 없어져서 아쉬웠거든요. 잘하면 이 베란다가 테라스가 사라진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욕실

욕실은 리모델링을 해야겠지만 변기, 세면대, 욕조의 위치는 그대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신 상부장은 걸지 않고 힘펠 휴젠트를 시공해서 편의성을 높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서재

이 방은 주로 재택으로 일하는 여자 1호의 서재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픽스 창과 프로젝트 창을 활용해서 일하면서 베란다의 초록 식물들을 바라보고 싶었어요.

현관

반려묘가 있어서 중문은 무조건 설치할 생각이었는데요. 이 집에 어떤 문이 어울릴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이전 집은 3연동 중문이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형태였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서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반셀프 일정

저희는 기존에 살고 있던 도시형 생활주택을 매매한 후 길목집으로 이사 들어갈 계획이었는데요. 리모델링 기간 동안 머물 집이 없었어요..... (저희에게는 반려묘 소망이까지 있는데 말이죠!) 하는 수 없이 한 달간 지낼 수 있는 숙소를 얻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인 리모델링을 원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공사일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공사비가 오르기 때문에 예산을 위해서도 공사 기간을 줄이는 게 필수적이었고요. 그래서 계획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세세하게 계획했습니다.


반셀프 리모델링이었기 때문에 각 공정의 시공 전문가분들이 오셔서 바로 작업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두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각 공정의 일정이 엉키지 않게요. 자재는 저희가 직접 구입해서 현장에 다 세팅해두고, 시공 전문가분들은 장비만 가지고 와서 바로 작업만 하고 가실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전협의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타일 작업이면 커터기나 그라인더 같은 장비만 가져오시고, 시멘트나 타일 같은 자재는 저희가 다 준비해두는 방식이에요. 자재까지 전부 맡길 수도 있는데, 저희는 자재를 직접 컨트롤하는 대신 작업 비용을 조정하는 쪽을 택했어요. 시공하시는 분들에 따라 이런 방식을 좋아하시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세세히 협의하고 기록해두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자재 선택

리모델링을 앞둔 모든 분들이 비슷할 것 같은데요. 저희도 처음엔 레퍼런스 모으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여러 시공사례를 살펴보면서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져서 캡처한 사진이 핸드폰 사진첩에 가득 찼어요.

하지만 저희는 각자의 시골집인 수풀집(집들이 보기)과 맨끝집(집들이 보기)을 반셀프 리모델링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돈을 쓸 곳과 아낄 곳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고도 어려웠습니다. 한 번 하면 교체할 수 없거나 어려워지는 것에는 쓰고, 나중에라도 교체할 수 있는 것에는 아끼자로 기준을 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벽지바닥은 원하는 브랜드를 선택했지만 가전은 가성비 제품을 선택했어요.

타일, 벽지, 바닥, 수전과 도기, 조명은 을지로와 윤현상재 같은 오프라인을 다니며 모두 직접 골랐고요. 리모델링에서 가장 까다롭고 어렵다는 실내 목공은 여자 2호가 직접 진행, 페인트칠이나 유럽 미장은 여자 1, 2호가 함께 하기로 했어요.


거실 Before

철거 중 모습입니다. 아직 외부 샷시(새시)와 바닥은 철거하기 전이에요.

거실 After

2인 1묘 가족 모두가 가장 오래 머물고 또 좋아하는 공간은 거실입니다. 기상 직후 거실로 나와 아침 볕을 쬐다가 프렌치 도어를 열고 베란다로 나가 환기를 하고 식물 구경을 하는 것이 저희의 루틴이에요.

이번 리모델링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도 거실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프렌치 도어 시공과 픽스 창 시공입니다. 거실 인테리어의 중심을 잡아줘서 전형적인 아파트가 아니라 외국의 주택 같은 느낌을 내준다고 생각해요. 베란다의 초록을 차경할 수 있어서 일상에서 자주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가 되기도 하고요.

우물천장은 외부의 구조물만 철거하고 가운데 조명이 있던 자리에 실링팬을 달았어요. 환기나 냉방 효율을 좋게 해줘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닥은 반려묘 소망이가 다닐 때 미끄러지지 않을 만큼의 마찰력이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전 집 바닥이 매끈한 강마루였는데 소망이가 놀다가 자주 미끄러지곤 했거든요.

그래서 곳곳마다 카펫을 깔았는데 매번 카펫 세탁을 하는 일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표면에 약간의 요철이 느껴지는 타일형 강마루를 시공했습니다. 


저희는 살림살이가 많지 않고, 대부분의 물건을 항상 붙박이장 안에 수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공간이 많이 비어 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벽지는 질감이 독특하고 약간의 장식적 요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거실 벽면에는 요즘 많이 시공하시는 회벽 스타일의 벽지보다 좀 더 특색 있는 벽지를 골랐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화려한가 싶었는데, 두고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요.

베란다 확장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사람 둘과 고양이 한 마리가 살기에 결코 작지 않고, 이전 집에 비해 과분하게 넓기도 했거든요.

무엇보다 바닥/벽 등의 단열공사가 부가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는데 저희에겐 비용에 비해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 같았어요. 더불어 초록으로 가득한 주택에 살고 싶었던 꿈이 있기 때문에, 넓은 일자 베란다 공간을 텃밭이자 화단처럼 꾸미고 싶었던 것도 있고요.

저희는 업으로 원목가구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인어피스라는 브랜드로, 오늘의집에도 입점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집이 쉬는 공간, 일하는 공간, 촬영하는 스튜디오의 역할을 겸합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이렇게 거실에 직접 두고 사용해 보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도 하고 촬영을 하기도 해요.

주방 Before

집이 빠지고 난 후의 주방 모습입니다. 타일과 냉장고장을 포함해 모든 집기를 철거하기로 했어요.

주방 After

기존 ㄱ(기역)자 주방을 일자형 주방으로 축소했어요. 싱크볼 사이즈도 줄였고, 인덕션은 2구짜리로 시공했어요. 매일 요리를 해서 먹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방보다 사이즈가 더 작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대신 아일랜드를 신설해서 수납은 깔끔하게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일랜드에 큐커(전자레인지/오븐/에어프라이어 겸용 제품)와 밥솥, 식재료, 그릇까지 수납할 수 있어요. 항상 주방이 단정한 상태를 유지했으면 했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아일랜드의 상판을 좀 길게 빼서 바 스툴을 놓고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더라고요. (다 시공하고 나서 한 생각...) 뭐 또 다음이 있을 테니까요!

주방은 이렇게 단출하게 만들었지만, 소망이가 자주 머무는 거실에서 가까운 자리라서 Super E0 등급을 사용하는 업체, 건우디자인에 시공을 맡겼고요. 서랍장 레일부터 서랍 바닥의 디테일까지 깔끔해서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침실 Before

철거를 하고 보니 침실이 생각보다 넓더라고요. 한쪽으로는 옷들을 수납할 붙박이장을 짜고 이 외에는 모두 숙면을 위한 공간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침실 After

기존에는 베란다와 연결되는 큰 창이 있었는데요. 창에 변주를 주어서 좀 이국적이고 전형적인 아파트 느낌을 없애고 싶었어요. 고민 끝에 목공을 하는 여자 2호가 사진과 같은 두 개의 창을 만들었습니다.

길목집은 방이 총 세 개인 집이라, 각각 방을 가지고 잠만 자는 침실은 함께 쓰기로 했습니다. 예전부터 탐내던 싱글사이즈의 모션 매트리스 두 개를 트윈으로 설치하여서 사용 중인데 현재까지는 대만족입니다.


반려묘 소망이도 잠은 침실에서 자기 때문에, 잠은 셋이 함께 자고 눈 뜨면 각자의 공간을 즐기는 방식입니다.

서재 Before

서재에도 깊은 붙박이장이 있어서 철거하지 않고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어요. 인테리어 필름 작업이 꽤 많아졌지만 외부로 나오는 짐 없이 방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재 After

여자 1호인 제가 작업 공간으로 쓰는 서재입니다. 거실 다음으로 해가 잘 드는 방인데요. 안타깝게도 에어컨 설치를 못했어요.

길목집은 구축이라 시스템에어컨 시공이 어려워서 2in1 에어컨(스탠딩 에어컨과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했는데요. 각각 거실과 침실에 위치해 있어요. 그래서 여름에는 선풍기에 의지해야 하는데 한낮에는 조금 더워요. 시간을 되돌린다면 이 방에도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반려묘 소망이도 이 방에 자주 놀러 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식물들과 창틀에 편히 누워 낮잠을 청하는 소망이를 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져요.

베란다 Before

베란다가 넓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짐들이 빠지니 생각보다 더 넓어서 좋았어요. 이십몇 년 된 샷시(새시) 치고 샷시(새시) 상태도 좋았지만 단열과 냉방을 위해서 샷시(새시)는 전체 교체를 하기로 했습니다.

베란다 After

아침에 눈을 뜨면 2인 1묘 모두 베란다로 나갑니다. 베란다에서 바람을 쐬며 정신을 차리고 하루를 시작하는 게 루틴입니다. 벽은 셀프 유럽 미장을 했고요. 베란다 한쪽 끝에 있었던 붙박이는 그대로 살리되 인테리어 필름을 새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깊어서 수납이 꽤 많이 돼요. 창고가 따로 필요 없는 수준이에요.

베란다는 전체 샷시(새시)만 새로 시공했어요. 바닥 타일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 중입니다. 오래되어 닦아도 때가 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은근 유럽 미장과 어울려서 빈티지다, 생각하면서 사용 중입니다.

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여자 2호가 무척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여자 1호는 식물을 이제 그만 늘렸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반려묘 소망이의 명상 공간(?)이기도 하고요.

새싹보리를 심어주면 맛있게 먹기도 하니 샐러드바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욕실 Before

욕실은 완전 철거를 할지 덧방을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구축이라 누수 등이 염려되어 처음에는 완전 철거를 염두에 두었었는데요. 상태 점검 후 덧방으로 진행해도 무방한 상태라고 하셔서 배관 청소만 진행한 후 덧방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욕실 After

거실 욕실

리모델링 과정에서 가장 속을 썩였던 공간이 바로 욕실입니다. 예정했던 대로 구조변경 없이 타일, 도기들만 새로 시공했어요. 아무리 청소해도 습기가 끼는 상부장이 싫어서 과감히 없앴고, 여자 2호가 원하던 욕조도 새로 설치했습니다.

벽면에 600*600 타일을 사용했는데요. 사전에 시공 전문가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타일이 필요했어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현장에서 실수가 있기도 하고, 재단 방식에 따라서 파지 부분도 생기니까요. 결국 시공일에 타일을 추가발주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다행히 재고가 있어 빠르게 당일 배송받았는데요. 그렇지 못했다면 시공일수가 늘어나고 이어지는 작업(도기 세팅 등)도 지연될 뻔했어요. 큰 사이즈의 타일이나 특별한 소재의 타일을 선택하신다면 여분을 여유 있게 준비하시고 추후 깨지거나 부분 보수를 해야 하는 상황에 맞춰 시공 후에도 보유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안방 욕실

안방에 붙어 있는 욕실은 건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반려묘 소망이의 화장실도 여기에 같이 세팅했어요. 두 욕실의 도기와 수전 모두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이고, 수전과 샤워기는 니켈 소재로 선택했는데요.

예쁘긴 한데 아무리 닦아도(건조까지 잘 해주지 않으면) 늘 얼룩이 생겨서 다음 집에서도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예, 예쁘긴 해요!!!

현관 Before

문을 열고 들어서면 침실이 훤히 보이는 구조이기도 하고, 반려묘를 키우고 있어 중문 설치는 필수라고 생각했어요. 또 기존에 있던 신발장 및 전신 거울이 깨끗하고 크기도 작지 않아서 인테리어 필름만 새로 하고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현관 After

현관 타일, 신발장 인테리어 필름, 중문 설치까지 한 모습입니다.

중문은 편리한 3연동 중문과 모양이 예쁜 여닫이 중문 중에 고민하다가 여닫이로 선택했습니다. 디자인이 집에 잘 어울리기도, 단열이나 방음에도 많이 도움이 돼서 중문이 없는 구축 아파트 리모델링하신다면 설치를 추천드립니다. 특히 반려묘를 키우신다면 무조건이고요!


리모델링 후 6개월 정도 지났는데요. 아직도 가구를 이리저리 놓아보며 뭐가 최적의 배치인지 고민 중이에요. 정면에 보이는 침실 문 옆 붙박이장은 리모델링하며 새로 설치한 것입니다.

침실 안에 붙박이장만 새로 만들고 나머지는 원래 이 집에 있던 붙박이장에 인테리어필름만 시공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 공간은 그냥 선반 가구를 놓을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청소기나 각종 비품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것보다 붙박이장 안에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건우디자인(주방 시공 업체)의 제안으로 장을 짜 넣게 되었는데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장이라서 정말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며

공간을 고치는 일, 특히 오래된 집을 반셀프로 리모델링하는 일은 쉽지 않더라고요. 나름 각오를 했는데도 말이죠. 아무리 열심히 계획해도 변수가 끊임없이 생겼어요.

지금이야 편한 마음으로 집들이를 쓰고 있지만, 리모델링 기간 내내 울고 불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탔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어요. 아주 먼 훗날에 지금을 돌아볼 때 ‘아, 그때 그 하자 말끔하게 못 고쳐서 너무 아쉽다’라고 말하게 될까?’ 하고요.

그렇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대신 집을 꾸릴 때 더 좋은 마음을 먹지 못한 것과 순간순간을 더 누리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집을 고치는 일이라는 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모든 공정을 직접 감리를 한다고 해도 기계가 찍어낸 듯 똑같이 할 수는 없더라고요.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은 하자 보수를 빠르게 요구하는 것이 좋지만, 미세한 마감의 차이나 자잘한 실수들은 받아들이는 게 리모델링 전과 후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느꼈어요. 애초에 인테리어라는 영역에 ‘하자 없음’과 ‘완벽한 상호 이해’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반셀프 리모델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았던 부분이 있고, 그랬기 때문에 힘들었던 부분도 있는데요. 지금은 우리를 담고, 우리를 닮은 집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하고는 싶지 않아요!!!) 

이 길고 긴 집들이를 읽어주신 분들은, 반셀프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 집들이가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다른 분들의 집들이를 읽으며 많이 참고했거든요. 그리고 리모델링이란 큰 산을 넘으실 분들께 아주 크고 큰 응원을 보내요.


모두 행복한 집 생활하시길요. 🏡 마지막으로 저의 귀여운 반려묘 소망이 사진을 놓고 떠납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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