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로형 원룸, 변화와 안정의 밸런스를 지키며 채우다
안녕하세요.
7평 풀옵션 원룸에 살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3년 전 1월, 갑작스럽게 첫 독립을 결정하고 한차례 자리를 옮긴 지 벌써 2년 반이 훌쩍 넘어갔네요. 아무 준비 없었던 처음을 생각하면 꽤 자리를 잡았지만, 그만큼 원하는 바가 뚜렷해져서인지 부족함과 아쉬움은 날로 더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에게는 변함없이 소중한, 저만의 작은 아지트를 소개합니다.
도면
집 소개를 위해 도면으로 그려보니, 어떻게 배치해도 한계가 있는 세로형 원룸의 단점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집을 찾기란 참 어려워요.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을 하다 보면 꽤 높은 순위에 있던 조건도 포기해야 하는데.. 세로형 구조는 지금도 가장 아쉬운 점이에요.
그렇지만 또 반대로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을 채우고자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해요.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질문하고, 현실과 타협점을 찾아 신중하게 선택해야 했던 경험을 통해 '진짜 독립'의 의미를 깨닫게 됐죠.
변화와 안정의 밸런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좁은 공간에서 가구 배치를 자주 바꾸곤 해요.
가장 최근엔 테이블과 의자를 들이면서 창가 공간을 바꾸었는데요. 원래는 저렴한 접이식 테이블을 썼는데, 고정적으로 엉덩이 붙이고 있을 공간이 없다 보니 자꾸 누워있게 되더라고요.
제대로 된 테이블과 의자를 들이니 확실히 집에서의 생활에 좀 더 안정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테이블 쪽에는 러그를 깔아서 공간을 구분했어요.
이전 구조가 더 깔끔하니 보기 좋은 것 같지만, 직접 앉아서 생활을 할 때에는 지금이 더 안정적인 느낌이라 한동안은 이 체제(?)를 유지하게 될 것 같아요!
이 의자는 해외 구매 대행을 통해 시중가보다 5~6만 원가량 저렴하게 구매했어요.
창가 쪽에서 보면 요렇게 나란히 위치해있습니다. 벽이 너무 허전한가 싶다가도 햇살이 잘 드는 시간에는 그 자체가 인테리어가 되는 것 같아요.
세 들어 살다 보니 벽을 활용하지 못해서 수납장 뒤쪽으로 합판을 세우고 컬러감 있는 엽서를 붙이고 달력을 걸어두었어요. 보일러실 문에도 그렇게 한바닥 붙어있고, 더 큰 그림이나 액자는 진열장 빈 공간에 레이어드하여 배치했어요.
여백의 미를 살리고 싶던 처음의 마음과는 다르게 빈틈없이 꽉 찬 공간이 되었네요. 두고 보니 나름 느낌 있는 것 같은데..
언젠가 비움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면 다시 바꾸면 되니까요!
작은 집에 비해 꽤 큰 자리를 차지하는 턴테이블도 올해 새롭게 구매한 아이템인데요.
원래 무지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했었는데, 주로 재즈나 R&B를 즐겨 듣는지라 중저음 베이스가 많이 아쉬웠어요. 하이파이 오디오를 알아보던 중 구매한 올인원 턴테이블로 LP뿐 아니라 블루투스/CD/USB/라디오 모두 가능한 제품이에요.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기에는 조금 현대적인 디자인이지만 화이트 수납장에 잘 어울렸고, 사운드나 기능 면에서 제 기준엔 가격 대비 훌륭합니다!
취향과 영감, 그리고 공감
가구나 소품뿐 아니라 음악 역시 공간을 채우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별다를 것 없이 비슷한 일상을 조금 다르게 보고 느끼게끔 해주니까요. 그런 면에서 여건이 된다면 더 투자를 하고 싶은 아이템 중 하나이고요. :)
부끄럽게도 책을 즐겨 읽는 독서가는 아니지만, 책이 필요한 순간들이 분명히 있어요. 주로 위로받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턴테이블에 음악을 틀어 놓고 안락한 의자에 앉아 어느 날은 햇살 맞으며, 어느 밤은 맥주 한잔하며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요. 내가 채운 이 공간이 참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죠.
그런 순간을 가능한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인스타그램 #쏠룸 해시태그로 제 공간을 아카이빙하고 있어요.
그 확장판(?)으로 한 달 전 부터 브이로그를 찍어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참 쉽지가 않더라고요. ㅎㅎ
#쏠로그
요즘엔 모바일 편집 어플이 너무 잘 되어있어 누구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함 투성이라 보이는 것이 걱정이 되다가도 누가 얼마나 보겠냐며 용기 내어 도전하는 중이에요.
나의 공간과 생활을 기록하는 과정 속에 생산적인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 꾸준히 해보려고요!
주말의 여유, 홈 카페 브런치
생산적인 에너지의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ㅎㅎ
요리에 취미가 없어서 평일엔 일에 치이고 주말엔 쉰다는 핑계로 식탁에 한 상 차려두고 먹을 일이 별로 없었는데요. 기록을 남기느라 좀 더 공들이는 수고스러움이, 결국 나를 위한 시간으로 남아 좋은 영향으로 돌아오더라고요!
위클리가 데일리가 되고 점차 요리 다운 요리의 형태로 발전되길 스스로에게 기대하고 있답니다.
침대는 구조 변화에 따라 위치를 자주 바꾸는 편이라 기존 수납형 프레임이 약해져서 버리고 지금은 매트리스만 사용하고 있어요.
배치를 바꾸기 전에 찍어둔 사진입니다.
이불은 사계절 구스다운을 쓰고, 침구는 바스락거리는 촉감의 화이트 커버를 몇 개 사두고 번갈아 교체해 씁니다. 톤 다운 색감의 침구에 눈이 가다가도 매번 기본을 선택하게 되네요.
올겨울엔 옐로우나 베이지 톤의 침구로 교체해보고 싶어요. :)
작은 공간 TIP!
좁은 공간에서 덜 답답하게 지내려면 거울 소품은 필수인 것 같아요.
군데군데 거울을 배치해두니 넓어 보이는 효과는 물론, 그 자체로 반사되는 공간이 하나의 액자 같기도 하고 거울 셀카도 왕왕 건지고요..ㅎㅎ
저는 꽃을 정~말 좋아해요. 왜인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보고 있으면 막 행복감이 몰려와요. 가끔씩 퇴근길 꽃집에 들러 몇 송이 사다 꽂아두면 적적한 공간에 생기가 돕니다.
반려식물은 몇 차례 떠나보낸 전력이 있어 쉽게 시도하진 못하겠더라고요. (키우기 쉬운 식물 친구 추천받아요!)
그래서 화병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특히나 투명한 종류의 유리 화병을 좋아해요. 꽃을 꽂아두지 않아도 빛이 드는 날에 영롱한 빛깔을 내는 게 참, 예뻐요.
반짝이는 햇살, 알록달록 꽃과 초록빛 식물, 파아란 하늘. 이 삼박자가 갖춰진 날은 무슨 일이 생겨도 쉽게 넘길 수 있는 여유로운 상태가 됩니다.
대단할 것 없이 소소한, 별것 아닌 것들이 저를 충분하게 만들어 줄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하게 행복해져요.
집 안 공기와 향기도 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룸 스프레이나 디퓨저, 캔들에도 관심이 많답니다.
지금은 배치를 바꿔 TV 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서랍장은 오투(OTWO) 제품인데요. 집이 좁아서 가구는 주로 화이트를 선택하게 되는데 하나 정도는 컬러감을 주고 싶어 2년 전에 이사하면서 구매했어요.
화병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빈티지한 월넛 브라운 컬러가 자연광을 받으면 그 매력이 배가 됩니다.
NOW
서랍장 방향을 침대 머리맡으로 바꾸면서 월넛&블랙으로 포인트를 맞췄어요. 거울은 첫 독립 때 어디선가 사놓고 어울리지 않아서 애물단지처럼 가지고 있었는데 요렇게 깨알 포인트가 되어주네요.
다른 구조는 바꿔도 이케아 스탠드 조명과 벤치형 선반은 항상 머리맡에 두는 것 같아요. 가성비 최고의 아이템입니다. 요 두 가지만큼 가격 대비 만족도 있는 아이템이 있을까 싶어요.
티브이나 청소기 같은 가전 기기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가격과 디자인을 보고 고르는 편입니다. 주로 대리점에 가서 직접 구매하고요. 티브이는 첫 독립 때 단종된 모델을 매장 진열용으로 저렴하게 샀고, 청소기는 분리가 되는 무선 핸디 스틱형을 10만 원 중반대로 사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 쓰던 보네이도 서큘레이터를 계속 쓰고 있고 빨래를 말릴 때 아주 유용합니다. 사실 욕심내면 한도 끝도 없는데 지금은 이 정도로도 충분하네요!
한 쪽 벽면이 전부 빌트인 풀옵션이라 평형 대비 수납공간은 넉넉한 편이지만, 그래도 부족해서 옷은 시즌별로 정리해서 세탁소나 본가에 보관하고 있고, 리빙 소품들은 부피감이 꽤 있어 별도의 상부장 세트 수납장을 두었어요.
주방은 현관에서 이어지는 복도에 위치해 있어서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네요. 주방 용품에도 크게 욕심은 없는 편인데, 아일랜드 구조의 널찍한 주방은 가까운 미래에 꼭 이루고 싶은 로망 중 하나입니다. 현실이 되기 전 미리미리 요리와 친해져야겠어요. ㅎㅎ
주저리주저리 저만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끄적여 봤는데요. 특별할 것 없지만 오늘의집 집들이를 소개하면서 제 공간이 더 각별하게 느껴지네요.
저와 비슷한 취향과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도 기분 좋은 영향을 드렸다면 좋겠습니다! :)
-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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