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에 대하여.
[음식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만개의 서재']
여러분에겐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행복에 대하여 생각하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떠나곤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행복이 중요할까요? 저는 이 추상적인 행복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행복이란 본래 아무 걱정도 없으며 평안하고 부족함이 없는 상태. 의례적으로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며 그렇기때문에 더 바쁘게 더 열심히 살아갑니다. 행복한 미래와 내일을 위해서.
더 열심히 살아가려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덕목이죠. 그렇지 않는 사람은 도태됩니다.
저는 그런 행복의 모양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불안과 공허를 느꼈습니다.
걱정도 없고 언제나 평안하며 부족함이 없는 상태를 추구하고 언젠간 열심히 살면 그런 것들이 도래할 것이라 믿는 모든 과정이-정말 행복을 가져다줄까? 지금 행복하지않는데도? 언젠가의 그 행복한 몇년의 순간을 위해?
그래서 저는 그냥 오늘을 살기로합니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미래의 행복이 의미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첫번째로 내가 무엇에 불안함을 떨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 모든건 '행복함이 오지 않을지도 몰라'라고 하는 불안감 때문이였거든요.
매일이 외줄타기처럼 불안한 삶이였습니다. 정말 모두가 행복을 믿고 살아가는걸까? 나는 그 행복을 왜 믿지 못하는걸까? 모두가 불안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가는걸까? 하는 질문들이 물밀듯 밀려오고 저는 그 밀물에 잠겨갔습니다. 그리고 이젠 벗어나 헤엄쳐 나오고싶었죠.
그래서 저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에빠져 죽음 앞에 있는 사람은 필사적으로 살길을 찾아냅니다. 저 먼곳에 있는 육지를 원하고 바란다고해서 그것이 저를 살리는게 아니듯, 행복은 나에게 딱 그정도의 것이였던 것입니다. 저는 그 필사적인 힘으로 옆의 부목을 잡았고 그건 "한끼를 나누는 것" 이였습니다.
한끼를 정성스럽게 내 손으로 만들고 남편과 그 음식을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단한 이야기도 아닌 어떻게 음식을 만들었는지, 이 재료는 어떻게 사용했는지, 이렇게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왜 이 음식을 민들어주고 싶었는지에 대하여 나눕니다. 처음엔 이렇게 생산적인 이야기를 하지않은 채 흘러가는 매일이 다른 불안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삶"이 내가 항상 추구하고 살았던 "행복을 찾기위한 삶"과는 다른 삶이였고, 행복에 집착하지않으니 눈 앞의 것에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남편과 독서토론을 하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맛있는 음식 이야기에서 파생된 "대화의 즐거움"이였습니다.
매일이 이야기로 가득차있고 행복이 사라진 곳엔 기쁨이 가득합니다.(이로인해 식물들도 잘 자라는걸까요?)
음식을 같이 하고 나눠 먹을땐 우린 음식 이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었고 생각지도 못한 자연스러운 미래가 그려졌습니다. 요즘은 집에서 둘러앉아 밥을 먹는 것이 참 여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밥상에서 나오는 진솔한 대화는 그 어느 대화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결국 나는 “그냥 나의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작고 하찮아서 밖으로 꺼내기 힘들었습니다. 이런얘기까지 해도되나? 하는 마음이였죠. 행복과 성공에 대해 얘기하는 시대이니까요. 그렇게 내 속에서만 영원히 돌고있는 이야기들을 꺼냈을때 마음 한켠에 공허가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 이보다 더 중요한게 있을까요?
행복이 가까이에 있다는건 모르겠지만 기쁨과 음식을 나누는 사람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 속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은 오늘을 충분히 살게할 뿐 아니라 굳이 계획하지 않는 나의 잠재적인 미래들을 꺼내줍니다.
오늘도 우린 음식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음식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독서토론에 이어, 저희집엔 작은 서재들이 여럿 생겼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만개의 서재. 진짜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는 진짜 우리의 집.
만개의 서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