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김장에는 생갈치랑 생새우가 들어가요.
딸이 초등학교 고학년쯤
“엄마, 할머니 돌아가시면 할머니 김치 못 먹지?”
“응, 못 먹어.”
“그럼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가 배워.”
맞벌이로 정신없이 살던 시절이라
음식을 이것저것 해먹던 때도 아니었고,
엄마가 딸을 키워주다시피 했어요.
할머니 입맛을 그대로 빼닮은 딸이에요.
퇴직 후 엄마랑 함께 살 때
모든 요리 방법을 계속 물어봤어요.
“뭐 넣어?”
김장도, 사골국, 고기, 나물….
맛있는 건 다 주셨는데
이젠 안 주세요.
요리도
반만 가르쳐준 것 같은데…
이젠 만날 수도 없어요.
집에서 4년 전부터 혼자 김장을 한 것 같아요.
이제는 식구들 먹이려고 제가 합니다.
시집가면 죽을 때까지 한다고
쌀 한 번 안 씻었어요. 먹는거에 관심도 없던 나이라
유부녀가 되어 김장까지 하는 스킬을 장착했네요.
일 안 하고 4년 살아보니
집에서 밥만 하고 사는데 왜
‘대학은 왜 갔을까’ 싶기도 해요.ㅋㅋㅋ
아줌마의 삶은 지겹고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해보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모호한 기분~~
그래도 재미를 찾아보려 하고
아무 일 없이 하루하루 지나가길 바라기도 해요.
이제 아이들 앞에서
“아줌마가~” 하며 제 소개도 하는
결혼 19년 차.
그래도 아직,
우리 엄마가 차려주던 밥상이
그리운 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