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시멀리스트 식집사의 맥시멀 플랜테리어 🌳
식물이 주는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오가든>에서 오늘의집 유저들의 식물 라이프를 소개합니다. 식물 이름이 궁금하다면 사진 속 태그를 클릭해 주세요!
오가드너 소개
안녕하세요. 부모님과 말썽꾸러기 강아지 4마리, 이제는 수를 세기 포기한 많은 식물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천은희라고 합니다.
집을 꾸밀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나를 꾸밈 없이 담아내는 것'이에요. 내가 끌리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나둘 채운 집은 그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쉼'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의 저라면 미래의 제가 한 명의 가드너(gardener)로 생활할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거예요!ㅎㅎ 지금부터 저의 식물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식물의 시작은 오랜 독립 후 돌아온 본가의 방을 꾸며야겠다고 결심하면서, 작은 생기를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에 들인 게 바로 첫 식물 '몬스테라 델리시오사'였어요.
처음에는 인테리어의 하나 정도로 생각하며 큰 신경을 쓰지 않다가 어느 날 새 잎을 발견하게 됐는데, 그때의 상황을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요?
알려고 하지 않았던 생명이 존재했음을 깨닫고 그 생명의 성장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면 너무 뻔하디 뻔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뻔한 상황을 겪고야 말았죠. 그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식물을 더 들일까?'
그때의 '더'가 이렇게까지 많은 식물을 의미하는 거라는 걸 알았더라면 저는 어떻게든 과거의 저를 뜯어말렸을 텐데 말이죠!ㅎㅎㅎ
맥시멀리스트 답게 식물도 너무 맥시멀이라 가끔은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제 삶이 식물과 함께라는 사실은 마음 한편으로 든든함을 만들어 준답니다.
침실 플랜테리어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이며 제일 좋아하는 공간, 제 방을 먼저 소개할게요. 제 방은 해가 질 때 창가로 비스듬하게 빛이 들어오는 정도예요.
그러다 보니 햇빛이 많이 필요한 식물은 당연히 제외할 수밖에 없었고 식물등 또한 필수로 설치할 수밖에 없었죠.
방에 있는 대부분의 식물은 창가와 식물등 밑에 자리하고 있는데, 좋아하는 종류이자 추천해 드리고 싶은 식물이 있다면 '필로덴드론'이에요.
중간 선반에 위치한 식물은 '필로덴드론 미칸', 맨 밑 선반 왼쪽에 위치한 식물은 '필로덴드론 옥시카르디움 브라질' 이랍니다.
필로덴드론은 적당한 밝기만 있다면 무난하게 자라는 친구들이에요.
벨벳잎, 무늬잎, 하트잎, 토끼귀잎 등 여러 잎모양에 수집력을 상승시켜주기도 하고, 대부분 덩굴성으로(아닌 애들도 있어요!) 기둥을 세워 위로 올리던가, 밑으로 자연스레 흘러내리던가 등 다양하게 키울 수도 있답니다.
처음에는 '아니, 이게 도대체 뭐가 예쁘지?' 했던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고, 나중에는 '이게 뭐가 예뻐?'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반박할 말을 준비하게 되는, 그런 식물이 있어요.
저에게는 '베고니아 마큘라타'가 그랬답니다. 환공포증을 불러올 만한 땡땡이무늬에 오묘한 색감, 이리저리 봐도 이상했던 그것이 이제는 이 식물의 매력 포인트라고 당당히 외치고 다녀요.
이후 다른 베고니아 친구들도 들이긴 했지만, 처음으로 들인 마큘라타가 제일 정이 가더라고요.
베고니아에는 목베고니아, 렉스베고니아 등 중분류로 나눌 수가 있는데, 초보자라면 무난하게 키우기 쉬운 목베고니아를 추천드릴게요.
💡 목베고니아란?
자라나면서 줄기와 가지가 목질화(나무줄기처럼 딱딱해짐)가 되는 베고니아과
말하지 않으면 모를, 창가 옆 벽에 매달려 있는 무드등이 바로 식물등이에요.
방 구조를 많이 변경하는데, 책상이 밑에 자리하고 있으면 책상 위에 식물을 올리고, 그게 아니면 화분 받침대를 놓아요.
받침대 안의 식물들은 기분에 따라 바꾸곤 한답니다. 모양도 색상도 다른 식물들은 옹기종기 모여 어우러져 있을 때 그 매력이 배가 되는 같아요. 항상 식물의 다양성에 놀라곤 합니다.
베란다 플랜테리어
가장 많은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는 공간, 바로 베란다입니다. 베란다를 보면 양쪽으로 나눠볼 수가 있는데, 왼쪽은 제가 키우고 있는 관엽식물 오른쪽은 엄마가 키우고 있는 제라늄들이에요.
네, 저희 집의 셀 수 없는 식물들은 저뿐만 아니라 저희 엄마도 한몫하고 있답니다. ㅎㅎㅎ
베란다 한쪽에는 행거 선반을 설치해서 선반 위에는 작은 식물들을, 밑에는 중대형 식물들을 배치해 줬어요.
고무나무, 스킨답서스 등 '키우기 쉬운 대표적인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 베란다예요.
그러다 보니 베란다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게 되는데도 대부분의 식물들이 문제 없이 잘 자라주고 있어서 항상 고마워요.
워낙 식물이 많아서 그때그때마다 눈길이 가는 식물이 바뀌는데, 올봄 가장 눈길이 가는 식물 몇 가지를 뽑자면 첫 번째는 '홍콩 야자'예요.
예전에 외목대로 키워보고 싶어 가지치기를 했다 몸살을 앓아 잎이 다 떨어졌는데 겨우내 새 잎을 열심히 올리더니 하루하루 미모를 갱신하고 있는 중이라서 볼 때마다 흐뭇해지곤 한답니다. ㅎㅎ
다음은 봄이 되어 새잎을 열심히 올리고 있는 '무화과 나무'와, 꽃봉오리가 잔뜩 맺혀 활짝 핀 모습이 기대가 되는 '애니시다'에요.
사실 긴 겨울을 버티고 따뜻한 봄이 되어 연둣빛의 새잎을 내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있는 식물들은 누구든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거실 플랜테리어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공간은 바로 거실 한편에 위치한 식물존, 이름을 지어준다면 '식물케어존'이랄까요?ㅎㅎ
인위적이지만 빛, 바람, 습도까지 24시간 관리되고 있는 공간으로 가격대가 나가는 식물부터, 예민한 식물, 번식을 하던가 아픈 식물들이 있다면 집중적으로 케어에 들어가고 있는 공간이에요.
아마 집에 있는 모든 식물 중에서 제일 신경 쓰고 있는 식물을 뽑자면 '몬스테라 알보'일 거예요.
키우기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는데, 어느 날, (저에게는) 큰 과금을 들여 데려 온 알보의 가격을 들은 아빠가 말했죠.
"쟤 죽이면 너도 집 나가라." ...ㅋㅋㅋㅋㅋ
다행히 번식도 성공했고, 몬스테라 종류라서 그런지 큰 어려움 없이 잘 자라고 있어 쫓겨날(?) 걱정은 없을 거 같답니다.
올겨울이 지나고 나서 많은 반성을 하고 있는 중인데, 식물을 기르는데 적합한 환경, 적당한 관심 등 많은 것들이 중요하겠지만 제일 중요한 건 큰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인 거 같아요.
식물에 한참 빠져들었을 때는 여러 이유를 대며 새로운 식물을 들이기 바빴어요. 날이 따뜻해져서, 인기가 많아서, 기분이 좋아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등등.
이후에는 번식에 빠져 어느 순간부터 집을 차지한 식물이 셀 수없이 많아졌죠. 어찌저찌 유지는 하고 있지만 차마 관심을 주지 못해 초록별로 가버린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렇게 떠나간 식물을 보니 결국 제 욕심에 희생된 애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딱 책임질 만큼만, 그것이 식물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 자꾸 바라보게 되는 매력적인 잎을 가지고 있는 식물 추천
사람에게 각자의 매력이 있듯이 식물 또한 각자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키우기 쉬운 식물부터, 예쁜 꽃을 피우는 식물, 향기가 좋은 식물 등등.
제가 키우고 있는 식물은 대부분 관엽식물로 '잎을 보기 위한' 식물들인데, 그중에서도 자꾸 바라보게 되는 매력적인 잎을 가진 식물들이 있어요.
물론! 모두가 매력적이기도 하고, 그때그때마다 눈길이 가는 식물이 달라지기도,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키우고 있는 몇 가지의 식물들을 추천해 볼게요.
1. 찬란한 여름만큼 찬란한 잎을 소유하고 있는, 칼라디움 플로리다 스윗하트
무더운 여름을 좋아하지 않던 저에게 여름의 작은 기대감을 심어준 식물이 있어요. 바로 작년부터 키우기 시작한 구근식물인 칼라디움, 그중에서 '플로리다 스윗하트'랍니다.
투명하면서 옅은 분홍색의 잎에 빠알간 잎맥이 매력적인 친구죠. 따뜻한 봄에 구근을 심어두면 하나둘 잎이 나면서 여름이 되면 절정을 다하는 칼라디움은 그 계절만큼 몹시나 화려해서 자꾸만 시선을 뺏기게 돼요.
여름 식물이니 만큼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이 필요하고, 가을이 되면 구근만 따로 보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그 번거로움을 물리치고 남을 만큼 매력이 넘친답니다.
2. 흔함에서 매력 한 스푼 더한, 수채화 고무나무
집이나 회사,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 고무나무 종류가 아닐까 해요. 집들이나 개업 선물로 가장 무난하게 선물하는 식물인 만큼 키우기 쉬운 식물이기도 하죠.
흔히 볼 수 있는 고무나무 잎에 매력 한 스푼을 더한 식물, 바로 '수채화 고무나무'를 두 번째로 소개해 볼게요.
식물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채화로 그린 듯한 잎의 고무나무인데, 아이보리 색상과 연두색, 초록색의 조화가 무척이나 예쁜 잎을 가지고 있어요.
다른 고무나무에 비해 성장 속도는 느린 편이지만 고무나무답게 난이도는 쉬운 식물이라서 추천드려요.
3. 감자에 싹이 나면 이렇게 귀여운 걸까, 스테파니아 에렉타
괴근식물 '스테파니아 에렉타' 는 감자와 같이 있다면 구별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 동글동글한 괴근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감자 같다'는 포인트만으로도 귀여운데, 이 식물은 봄이 되어 잎이 나기 시작하면 그 귀여움이 몇 배를 건너뛰게 된답니다.
괴근 모양처럼 동글동글하면서 뚜렷한 잎맥을 가진 작은 잎들이 길게 뻗어가며 자라는데, 흡...(말을 아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귀여워서 정말 좋아해요!)
다만, 겨울철의 낮은 온도는 견디지 못해 늦가을에 잎이 지기 시작하면 잎을 전부 잘라 잠시 겨울잠을 자게 해줘야 해요.
겨울 한철 이 귀여움을 못 보는 게 아쉽지만,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괴근에서 줄기가 뻗어 나와 귀여움을 열심히 발산하는 식물이에요.
4. 섬세한 붓 터치가 아름다운, 칼라데아 마란타 사피토
그린 마란타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칼라데아의 '마란타 사피토'는 알록달록한 패턴의 일반 마란타에 비해 간결함의 매력이 있는 식물이에요.
잎을 보다 보면 마치 장인이 하나하나 섬세한 붓 터치를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잎은 예쁘고 귀엽기보다 멋있다는 감상이 나온답니다.
반양지에서 과습만 조심하면 큰 어려움 없이 잘 자라는 식물이고, 가끔 귀여운 보라색 꽃으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기도 하죠.
5. 화려함하면 빼놓을 수 없는, 베고니아 스노우캡
잎의 화려함 하면 베고니아를 빼놓을 수 없겠죠? 위에서 베고니아 마큘라타를 먼저 소개했기 때문에, 이번엔 또 다른 목베고니아 '베고니아 스노우캡'을 마지막으로 소개할게요.
마치 빼곡한 별처럼 흩뿌러져있는 흰색의 땡땡이무늬는 은색 펄감이 들어가 있어 빛을 받으면 더욱 반짝거리는 식물이에요.
과습에 민감하고 곰팡이병에 취약한 식물이라 키우기 까다로울 수 있지만, 배수가 좋은 화분에 심어 물주기만 신경 쓴다면 큰 어려움 없이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처음으로 베고니아를 키울까 고민하시는 분께 추천드려요.
마무리하며
2년 좀 넘게 식물을 키우며 마냥 좋은 점만 있지는 않았어요. 매번 벌레와 전쟁을 치러야 하고, 실수로 초록별로 보내버리기도 하고, 물 한 번 주고 나면 허리에 뚜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온몸이 찌뿌둥해지곤 했죠.
그럼에도 누군가 "왜 식물을 키워?"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어주는 식물들이 고맙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거예요.
과한 관심을 줘도, 신경을 쓰지 못해도, 기분이 좋을 때나 우울할 때도 그저 무난하게 늘 있던 자리에서 꿋꿋이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 왜인지 모르게 작은 위로를 받고는 해요.
과거의 저는 미래의 제가 이렇게 많은 식물과 동거를 할 줄 상상을 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저는 식물이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작은 소망이라면, 할머니가 되어서도 제자리에서 사랑을 내뱉고 있는 식물들에게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는, 식물을 사랑하고 함께하는 일상을 살고 있으면 하고 바라요.
-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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