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채색에 담긴 선명한 취향, 디자이너의 공간 분리 원룸
안녕하세요! 현재 외국계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플래너로 일하고 있는 이예지라고 합니다. 온라인 환경에서 고객 경험을 분석하고, 함께 고민하여,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들을 하고있어요.
타지에서 벌써 7년 차 혼자 지내고 있어요. 저에게 집이라는 공간에서 오는 영감과 정서적인 안정감은 저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랍니다. 그동안 5번의 이사를 통해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골라내는 눈을 꾸준히 길러왔고 이제서야 정말 나다운 집에서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3초 컷! 집들이 미리보기
지금의 집으로 이사 하기까지
이 집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채광이었어요. 재택 근무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채광이 부족한 곳에 오래있으니 축 처지더라고요. 그래서 큰 창문이 있는 빛이 잘 들어오는 집을 선택했어요. 두 번째 이유는 잠자는 공간, 일하는 공간의 분리가 꼭 필요해서 최대한 붙박이장 없이 구조를 쉽고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집으로 찾았어요.
원룸이지만 투룸 같은 가구 배치
중간에 슬라이딩 옷장으로 공간을 나눠봤어요. 거실 쪽으로 채광이 잘 안 들어온다는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침실과 작업실이 분리되어 확실히 일할 때 눈앞에 침대가 보이지 않아서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요.
거실 그리고 작업실
침실과 거실의 블라인드는 다른 타입으로 설치했어요. 침실은 넓은 간격의 우드 블라인드로 따뜻한 무드와 함께 빛이 잘 들도록 했고 거실은 얇은 알루미늄 소재로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밀도있고 세련된 공간으로 꾸며봤어요.
저희 집은 주로 무채색의 유리와 스테인리스 소재들이 많아서 쿨톤의 분위기를 갖고 있어요. 이중에서 거실에 있는 유리 테이블은 가장 고민이 많았던 가구였는데 그동안 흰색 테이블을 써왔으니 이번에는 유리 테이블로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와서 보니 정말 잘한 선택 같아요. 거실이 그렇게 넓지 않은데 투명 테이블이 탁 트인 듯한 공간감을 주더라고요. 그리고 유리 테이블이 질린다면 유리 상판 사이즈에 맞게 흰색 무광 시트지를 붙이면 되겠다는 기가 막힌 생각을 해냈거든요!
*유리 테이블은 완제품을 구매한 건 아니고 테이블 다리와 유리 상판을 따로 제작 맡겼어요. 테이블 다리만 제작해 주는 곳이 많더라고요. 강화유리 상판은 인터넷 최저가로 찾아서 따로 제작했습니다. (700*1350mm)
일할 때는 테이블을 벽쪽으로 두고 친구들과 모임을 가질 때는 거실 한 가운데로 옮겨두기도 합니다.
최근에 새로운 의자를 데려왔어요! 인테리어와 편안함 둘 다 놓칠 수 없어서 오래 고민했는데 지금까지 너무 만족하고 있어요. 이제야 저의 작업 공간이 점점 완성에 가까워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타일링 팁을 드리자면 먼저 원하는 톤앤 무드를 정한 다음 가장 중요한 건 가구와 소품의 컬러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야해요. 저 역시 매번 화이트냐 블랙이냐를 고민하지만 쿨톤과 웜톤의 조화를 신경쓰면서 함께 놓았을 때 이질감이 나지 않는 제품으로 고민하고 주로 큰 가구는 화이트, 포인트 가구는 블랙으로 구매하는 편이에요.
수납장 위에 있는 제품들은 웜톤의 제품들로 배치해서 여러 물건을 올려두어도 집이 지저분해 보이지 않도록 했어요. 사무용 의자는 흰색으로 공간을 답답하게 보이지 않도록 했고 스툴은 블랙으로 포인트를 줬고요.
스툴 위에 올려둘 화분과 식물은 밝은 색보다는 다크 그레이 화분과 아랄리아 식물을 선택했어요. 한 공간에서 다른 소품들과 톤이 겹치지 않도록 포인트 컬러를 잘 선택하고, 잘 배치해야 안정감 있고 밀도 높은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답니다:)
국내 작가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정상화 작가의 도록을 세워뒀어요. 비록 작품은 살 수 없지만 북 스탠드 하나만 있으면 작품을 전시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더라고요.
한쪽은 커피 추출 도구들과 원두, 시럽 그리고 자주 쓰는 잔들이 있어요.
저희 집에서 가장 많은 문의를 받는 제품은 이 스테인리스 트롤리입니다. '스테인리스 트롤리' 최저가 직구로 6만 원대에 구매했어요! 배송은 2주 정도 걸렸는데, 솔직하게 제품의 퀄리티는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수납이 좋아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주로 자주 쓰는 향수, 룸 스프레이, 디퓨저 등을 둬요. 허전할 수 있는 공간에는 체커보드 패턴의 발 매트와 쿠션을 집안 여기저기 옮겨 두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과 가장 크게 바뀐 취향 중 하나는 꽃보다는 식물을 좋아해요. 일주일이면 시드는 꽃을 매번 사는 게 비용적으로 부담스럽기도 해서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사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인데요, 실루엣이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여주더라고요. 물을 꾸준히 주고 볕이 잘 드는 곳에 두니 벌써 반 년 넘게 잘 자라고 있어요. 그리고 식물을 더 사랑할수록 더 예쁜 화분에 담고 싶은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매번 이태원에 있는 편집숍에 들려 살지 말지 고민했는데 역시 고민은 배송만 미룰 뿐이었어요!
음악과 함께 일어나고 잠드는 침실
전 직장을 퇴사 후 받은 퇴직금으로 가장 먼저 산 건 바로 제네바 스피커였어요! 눈뜨고 눈 감을 때 까지 음악을 틀어놔요. 혼자있는 하루를 음악이 대신 풍성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더 완벽한 휴식을 가져다줘요.
침구역시 블랙&화이트로 맞췄어요. 매트리스 커버는 블랙으로 하고 이불 커버는 화이트로 선택해서 공간이 좀 덜 넓어 보이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했어요.
처음 이사 왔을 때 침대 발 쪽 방향아래 20cm 정도의 공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어떻게 꾸며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냥 두기에는 허전해서 틈새 가구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제가 원하는 폭이 좁고 넓이가 긴 선반은 제작하지 않는 이상 찾기 어렵더라고요. 그때 딱 생각난 게 침대 테이블이었어요.
침대 사이즈보다 가로 사이즈가 더 길어서 테이블로 사용 가능하고 벽쪽으로 밀어두면 소품들을 올려둘 수 있어 저는 선반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가끔 누워서 영화를 보고 싶을 땐 모니터를 침실로 가져오곤 해요.
스테인리스로 가득한 주방
주방과 화장실문 사이에는 벽걸이형 거울이 있는데요. 여태 살아보니 거울은 필요 이상으로 큰 자리를 차지하는 가구더였고 저에게는 외출 전 모습만 확인하면 되는 물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공간을 전혀 차지하지 않는 벽걸이형으로 선택했어요.
가구마다 필요성에 대한 자신의 결론을 내리다보면 불필요하게 공간을 차지하는 것들을 쉽게 비울 수 있어요. 혹은 새로운 방법들을 찾을 수도 있고요!
주방 용품은 특히 스테인리스를 꼭 고집해요. 물론 처음 세척은 어렵지만 그만큼 더 오래쓰고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IKEA 에서 구매한 고무 장갑과 HAY 에서 구매한 타올은 주기적으로 구매하고 있어요. 질도 좋고 가격도 착해서 여러분들께도 추천드려요!
저는 일리 커피 머신은 사고 싶었지만, 사실 캡슐 커피 맛은 만족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재활용 가능한 스테인리스 캡슐과 고소한 원두를 따로 샀어요! 언제든 제 취향에 맞는 커피를 직접 내려마실 수 있고 무엇보다 캡슐 쓰레기가 생기지 않아서 좋아요.
요리하는 건 좋아하는데, 지금 집은 주방 일체형 구조라 최근에는 자주 못하고 있어요 :(
집에서 마시는 술을 좋아해요. 평소에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내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 맛있는 음식 그리고 달달한 와인 한 잔은 언제든 좋더라고요.
향기 가득한 욕실
하루를 가장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욕실에서 보내는 시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원룸이지만 저희 집 화장실에는 욕조가 있답니다! 배쓰 밤 입욕을 맘껏 즐기고 싶어서 간이 욕조를 구매했어요. 생각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관리만 잘하면 오래 쓸 수 있어요.
눈과 코가 즐거운 입욕시간 ! 어제는 러쉬 발렌타인 에디션으로 출시한 빅 오버진 배쓰 밤을 풀어봤어요 :)
이번 발렌타인 제품들이 향기와 컬러감이 너무 예뻐서 하나씩 다 소장해뒀어요!
좋아하는 영화와 스파클링 와인 그리고 과일 요거트까지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이 어디 있을까요.
저는 첫 직장이 향수 브랜드였고 현재도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일하고 있어서 늘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경험하려고 해요. 직접 제 몸에 사용해 보고 맘에 듣는 향을 찾기까지 사고팔기를 반복한답니다. 이 중에서 저의 원픽을 꼽으라면 '이솝' <리뎀션 보디 스크럽>제품입니다. 그냥 믿고 써보세요. 너무 좋아요!!
저희 집 욕실 한쪽을 가득 채운 러쉬, 써볼수록 좋은 제품력에 매번 감탄해요. 다가오는 봄을 위한 제품을 추천해 드리자면 페이셜 클렌저 <허벌리즘>과 샤워 젤 <해피 히피>, 프레쉬 마스크 <카타스트로피 코스메틱> 3개를 꼽아볼게요 ! 그럼 저는 벌써 블랙 팟을 7개나 모아서 새로운 프레쉬 마스크로 교환하러 러쉬 매장에 가봐야겠어요:)
드디어, 취향의 자립
일상의 중심에서 보다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집을 가꾸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퇴사와 이사 시기가 겹치면서 앞으로 나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일지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어요.
나답게 살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취향의 자립이었어요. 물건을 비우고 채우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 취향만 오롯이 남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첫 번째 집들이 : 화이트+우드로 꾸민 나의 집무실] 에서 소개한 내추럴한 가구들은 하나둘씩 팔기 시작했고 우드와 따뜻함에서 지금의 무채색과 차가움의 공간으로 변화했고 저의 선명한 취향을 찾을 수 있었답니다.
두 번째 집들이를 마치며
그럼, 그동안 미뤄온 집에 대한 이야기와 더 선명해진 취향을 오늘의 집에 다시 한번 기록하고 많은 분들께 소개할 수 있어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더 많은 일상과 영감을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으신 분들은 저의 인스타그램 (@fore.see)에서 뵈어요 !
- 2022.03.14
- 좋아요
- 2,872
- 스크랩
- 13,134
- 조회
- 212,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