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多주택 | 가족을 위한 고민으로 지은 집 경주 봄날애
📝House Story
“주택은 오랜 꿈이었으니까요. 그런 만큼 짓는다면 스스로 납득할 정도로 잘 짓고 싶었습니다.”
건축주는 5년이라는 긴 기간 집짓기를 준비해왔습니다. 일상에서 틈틈이 짬을 내 공부하면서 ‘패시브하우스’라는 개념과 단열, 기밀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가족과 의견을 나누며 계획을 구체화 해나갔습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첫 설계를 포 기하고 공백기를 갖기도 했지만, 패시브하우스 경험이 많았던 건축사사무소와 함께 하면서 집짓기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 주택 후면은 매스에 굴절을 줘 시시각각 드리우는 그림자에 변화가 생깁니다.
본격적인 설계만 1년 가까이 걸렸다는 건축주. 이후 시공 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지난 했지만, 누군가의 제안을 곧이곧대로 받기보다는 몸소 배우고 찾은 개념과 장치들을 세심히 담아내고, 또 현장에서 수시로 토론하고 타협하며 집을 지었습니다. 그렇게 반년 전, 가을 바람이 선선해질 무렵 다섯 식구 는 그들의 고민과 생각으로 쌓은 가족만의 집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자연석 포장, 외장재 바닥, 타일 데크 등으로 관리가 필요한 흙 바닥 면적은 줄이면서 다양한 소재로 단조로움은 피했습니다.
↑ 포치 옆으로 마감한 긴 탄화목은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탁 트인 남향으로 앉혀진 주택은 오랜 기간 고민이 담긴 만큼 외부에서부터 재미난 요소들이 많습니다. 택배 수납함부터 이어지는 곳곳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수납 공간들이 자리하고, 후면 현관 앞과 앞마당에는 번거로운 관리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건식 타일 데크가 적용됐습니다.
앞 마당에는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는 모래놀이터나 트램펄린, 파이어피트처럼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들이 놓였습니다. 물론, 붉은 벽돌이 주는 안정감과 후면의 독특한 곡선 마감, 사전설계로 시공된 조경을 통해 외관의 심미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 낮은 용적률을 극복하면서 평면에 재미를 주기 위해 스킵플로어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 공학목재(패러램)를 사용해 넓은거실을 확보했습니다. 덕분에 주방에서도 아이들 독서 공간과 안방까지 한눈에 닿습니다. 독서 공간 옆으로는 지하 공간으로 향하는 계단이 자리했습니다.
현관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화이트와 우드톤의 조화가 자연스러운 바탕에 탁 트인 거실을 중심으로 오른편으로는 주방이, 왼편으로는 지하 및 2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침실, 유틸리티 공간들이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차례대로 놓였습니다.
그중 지하는 건축주가 애정하는 공간 중 하나로, 와인을 보관하는 룸셀러와 간단한 모임 공 간, 그리고 영화 감상에 최적화된 A/V룸이 위치했습니다. 그는 “지하는 관리도 쉽지 않고,비용도 많이 드는 공간인것은 맞다” 며, “시행착오를 여럿 거쳤지만, 그럼에도 드라이 에어리어의 조성, 충분한 방수, 단열 시공으로 방음과 환기, 채광을 부족함 없이 확보했다” 고 소개했습니다. 더욱이 이곳에서 와인이 곁들여지는 즐거운 휴식은 다른 것과 바꾸기 어려웠다고.
↑ 지하공간에는 룸셀러와 수납형 와인바, 그리고 홈시어터를 갖춰 언제든지인·가족들과 함께 집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1층에서 반층 오르면 아이들 독서공간과 함께부부침실과 드레스룸, 파우더룸, 욕실, 세탁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공간들은 서로 연결되어 순환동선을 이루어 외출에서 돌아오면 세탁실-욕실-파우더룸-드레스룸-침실-거실로 개인 정비와 쉼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여기에서 반 층 더 오르면 아이들과 장모님 침실이 복도를 따라 배치되어 있고, 다시 반 층을 오르면 간단한 아이들 놀이공간과 다락을 만날 수 있습니다.
PLAN
1) 썬큰 2) A/V룸 3) 응접실 4) 와인저장고 5) 현관 6) 거실 7) 주방/식당 8) 안방 9) 드레스룸 10) 파우더룸 11) 욕실 12) 정원 13) 주차장 14) 침실 15) 발코니 16) 다락 17) 복도 18) 그물놀이방
↑ 아이들도 쉽게 열 수 있게끔 무겁고 두터운 책장 대신 책 선반으로 슬라이드 도어를 만들었습니다. 선반을 열면 그 안에 안방이 자리합니다.
↑ 아이들과 할머니 침실이 있는 2층 계단 앞에는 세면대와 정수기를 둬 1, 2층을 오가는 번거로움을 덜어냈습니다.
↑ 세탁실-파우더룸(세면)-드레스룸-안방으로 공간을 모으고 통로를 열어 자연스러운 순환 동선을 만들어줬습니다.
↑ 욕실은 높은 천장고를 그대로 살리고, 아이들과 함께 쓸 수 있을 정도로 큰 욕조를 들여 대중탕처럼 넉넉한 기분으로 목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공간만큼이나 주택의 성능에도 여러모로 신경 썼습니다. 건축 목표와의 간극으로 패시브 인증을 따로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열회수 환기 장치를 도입해 기밀과 함께 미세먼지, VOC(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잡았고, 단열과 기밀에 유리한 SIP 공법과, 고효율 시스템창호, 단열 현관문을 적용했습니다.
덕분에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기밀 테스트에서는 시간당 가감압 평균 0.53회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고. 여기에 외부 전동 롤러셔터로 일사량을 조절하고, 약 10kW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덕분에 아이가 있는 집에서 이번 겨울 한달 내내 여유롭게 써도 에너지 소비효율 약 3.1l. 비용으로는 10여 만원 정도 선에서 머물렀다고 합니다.
TECH POINT
“아파트에서보다 더 감각이 풍부해진 것 같아요. 주택에 사니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고 할까요? ”
가족은 주택으로 이사한 후 많은 변화를 체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날씨 변화가 더 가깝게 느껴지고, 아이들 행동도 자유롭고 밝아졌습니다. 일상에 불편해질 것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슬기롭게 준비하니 오히려 아파트보다 편리한 부분이 더 많아졌습니다.
시간이 지나 봄이 다가오면 본격적으로 정원을 가꾸고 홈캠핑도 즐겨 볼 생각이라는 가족. 계획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봄날애’라는 이름처럼 집과 함께 처음 맞는 봄에 피워낼 행복의 꽃봉오리가 보이는 듯했습니다.
건축설계 | 건축사무소 삶
글&자료 | 전원속의내집
사진 | 변종석
- 202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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