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리몰딩을 살린 클래식모던 인테리어의 비밀 3가지
안녕하세요! 여행기 작가 Jay입니다. 저는 7년간 60개국을 여행하며 세계를 떠돌아다녔습니다.
1995년, 저희 부모님은 '최고의 교육은 여행'이라며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유럽자동차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덕에 저는 일찍이 유럽감성에 빠졌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홀로 배낭을 메고 세계 여행을 다녔습니다. 코로나 전까지는 포르투갈 포르투라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1년을 보내기도 했죠. 그렇게 떠돌이 생활을 하다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펜데믹으로 인해 강제로 정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왕 사는 거, 서울의 중심지에 살아야지!'라며 럭셔리한 삶을 기대하고 강남에 입주했습니다.
집을 구하는 내내 현실이라는 벽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에 강남에서의 럭셔리한 삶은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오래된 다가구 주택에 입주하게 되었어요. 체리몰딩, 삐걱거리는 싱크대, 그리고 뻑뻑한 목조 슬라이딩 문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래도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 자체에 신이 났습니다. 본격적인 입주 전, 대략적인 도면을 그려 놓고 가전과 가구를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체리 몰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몰딩에 페인트칠이라도 할까 했지만, 반대로 '체리몰딩을 살려보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로 클래식한 인테리어를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Modern과 Classic의 조화
클래식과 모던의 조화를 꾀하며 가전과 가구를 골랐습니다. 클래식이 과하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고, 모던이 과하면 오래된 주택과의 부조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두 속성이 조화가 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선택해야 했습니다.
가장 먼저 서재에 딸린 목조 슬라이딩 문을 제거했어요. 이것 하나만으로 공간이 훨씬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집에 자주 초대하는 편이라, 4~5인 정도가 편하게 둘러 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구조를 그리며 가구를 골랐습니다. 분리형 2인용 소파를 서재와 거실 사이에 두고, 소파 바로 뒤에 책상을 두었더니 거실과 서재가 자연스럽게 분리되었습니다. 분리형 소파를 구매한 이유는 집에 오는 인원에 따라 효율적으로 분리하여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식탁 대신 1500크기의 리프트업 테이블을 구매했습니다. 혼자 식사를 할 때는 테이블을 올려서 사용하면 식탁만큼 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사람들이 오더라도 바닥에 둘러앉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동시에 소파 / 커튼 / 서재 벽지를 체리몰딩과 어울리는 청색 계열로 통일시켜 밋밋한 공간에 개성을 주었습니다. 200x290사이즈의 대형 회색 러그를 깔고, 클래식한 장스탠드와 함께 모던한 느낌의 하만카돈 스피커, 다이슨 공기청정기를 두어 마무리했습니다.
때에 따라 거실이 영화관으로 바뀌기도 해요. 캠핑용 빔스크린과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면 영화관 못지 않은 퀄리티를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 두니, 주기적으로 영화보러 오는 지인들도 생겼어요. 덕분에 팝콘과 나쵸를 항상 구비하고 있습니다. :) 맥주까지 더하면 이곳이 천국!
작은방입니다. 예전부터 멋진 작업 공간을 갖는 것이 꿈이었죠. 3평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이지만, 존재 자체가 감사했습니다. 거실과 함께 보이는 공간이므로, 거실과 톤앤매너를 맞춰 꾸며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한쪽 면에 청색 도배지를 시공하여 밋밋한 방을 개성있게 바꾸었습니다. 유럽식 카펫타일로 바닥을 시공하고, 원목 책상과 책장을 두었습니다. 마무리로 라탄등과 함께 여행하며 찍은 사진과 구매한 기념품들을 곳곳에 전시해 두었어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그 어떤 곳보다도 많은 정성이 들어간 곳이에요.
*Tip) 보통 도배를 하면 벽 전체를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 벽면에만 색상 도배지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습니다 :)
비용도, 시간도 줄일 수 있겠죠?
아늑한 느낌을 주기 위해 원목 책상 두 개를 ㄱ자로 두었습니다. 예전에는 책상을 벽에 붙여놓고 사용하곤 했는데, 떨어뜨려 놓으니 개방감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배치해두니 서재에 들어가는 문이 없는데도 별도의 공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정면에 주방이 보이는 구조가 별로일 것 같았는데, 아이맥을 모니터 받침대에 올려 두었더니 주방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서재의 많은 가구들 중에서도 이 책상은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베스트리빙 / 아슬란 원목 식탁 1800으로, 원래는 식탁으로 제작된 제품입니다. 예전 집에서 1500 크기의 4인 식탁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데, 튼튼한데다 저렴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추천합니다.
책장 위에는 사진들과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소중하고 멋진 사진들인만큼 더욱 잘 보이도록 부착형 무드등을 여러개 설치해두었습니다. 향긋한 커피와 함께 폭신한 카펫, 그리고 방 안 가득 채워진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하루 10시간이라도 거뜬히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거실에서 바라본 서재의 풍경입니다. 사실 이 구상은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2018년, 프랑스 파리에서 묵었던 어느 에어비앤비의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집안 곳곳에 영화 포스터와 함께 따뜻한 느낌을 주는 원목 가구들이 있었습니다.
"멋진 공간입니다. 마치 작가가 사는 집 같아요."
"집은 그 사람의 취향, 성격 뿐만 아니라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저는 10년 차 영화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당시 그 시나리오 작가의 집에서의 경험으로 현재의 이 공간을 꾸밀 수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의 공간임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 입주했을 때 주방의 모습입니다. 거실과 주방이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싱크대 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몇몇 손잡이는 부서져있었고, 경첩이 고장나 삐걱거리고 있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싱크대를 모두 들어내고 새 것으로 바꾸고 싶었으나, 내 집이 아니므로 꾹 참기로 합니다.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기 위해 원목 파티션을 설치했습니다.싱크대 경첩을 모두 새것으로 교환하고, 원목 손잡이를 달아놓으니 전체적인 톤앤매너가 맞춰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공간을 채워줄 렌지대와 함께 냉장고를 옆에 두어 주방이 완성되었습니다 :) 혼자 사는 남자의 공간이므로, 식기나 집기류는 최소한으로만 두고, 와인잔과 컵, 그리고 플레이팅용 도마 정도만 구비해 두었습니다.
*TIP) 물때나 찌든때는 메타폴리쉬를 이용하면 새것처럼 번쩍 번쩍하게 만들 수 있어요!
전원을 켜면 3~5초 정도 깜빡거리다 켜지는 레트로 감성 가득한 형광등입니다.
주방등 하나 바꿨을 뿐인데, 전체적인 집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가전이 거의 다 블랙이라 톤앤매너에 맞게 레일등도 블랙으로 설치했습니다. 레일등의 가장 큰 장점은 각도를 조절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앙에 있는 등은 거실 쪽을 향하게 두고 사용할 때도 있어요.
*TIP) 기존의 형광등을 제거하고 남은 빈 공간은 풀바른벽지를 구매해 잘라서 메꿔주면 됩니다.
침실입니다. 문에 붙어있던 형광스티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넓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의 애매한 크기의 방이었습니다. 퀸사이즈 침대를 두자니, 옷장을 두기가 애매하고, 그렇다고 작은 침대를 두기는 싫었습니다.
이 문제를 슬라이딩 옷장 하나로 해결했습니다. 문 열 공간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퀸사이즈 침대를 두어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서재와 같은 원목 블라인드와 카펫타일을 시공하고, 조그마한 원목 협탁과 라탄 무드등을 두었습니다. 옷장과 같은 색상의 구스다운 침구류를 두었고, 포인트로 청색 계열의 매트리스 커버를 사용했습니다. 침실도 전체적인 집의 톤앤매너와 맞도록 꾸몄어요. (원목+라탄+청색 포인트)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텐트부터 호스텔, 호텔, 에어비앤비 등 정말 다양한 숙박 업소에서 밤을 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그 덕에 저는 잠자리에 아주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침대 만큼은 정말 신중하게 고르고 또 골랐습니다. 한쪽 면은 소프트, 반대 면은 하드한 타입으로, 기분에 따라 뒤집어서 사용할 수 있는 양면 매트리스입니다.
*TIP) 무드등을 그냥 두기 보다는, 원형 라탄 받침대와 같은 소품들과 함께 두시면 조금 더 멋진 연출을 할 수 있습니다.
세면대 선반은 둘째치고, 휴지걸이조차 없는 화장실이었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90년대 수영장 감성의 샤워커튼이 말려있었습니다. 그래도 샤워부스가 따로 설치되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90년대 수영장 감성의 커튼을 패브릭 커튼으로 바꾸었습니다. 이어서 원목 제품들을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오랜 외국생활 탓에 건식 화장실 사용에 익숙해 샤워부스에 워터가드를 설치하고 실리콘 테이프로 보강했어요. 물이 닿을 수 있는 제품에는 차량용 유리막 코팅제를 발라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포르투갈에 살 때 제가 살았던 집 사진을 휴지걸이 위에 걸어두었습니다. 응가 할 때마다 그리워하려고요...
40cm 정도 되는 폭의 베란다입니다. 핑크색 타일, 거기에 찌든때가 더해져 완벽한 빈티지함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서재와 침실에 사용한 카펫타일을 이용해 바닥 전체를 덮어주었습니다. 건식으로 사용할 예정이라 배수구를 막아두었습니다.
처음에 슬라이딩 문 레일에 걸려 세탁기가 들어가지 않아 난감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세탁기 받침대를 두었더니 정말 '딱' 맞게 들어갔습니다. 빨래 건조대를 둘 공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건조기까지 FLEX를 하게 되었죠.
다시 거실로 돌아왔습니다. 화장실과 침실 사이의 공간이에요. 소파에 앉았을 때 바로 좌측에 있는 공간이죠. 고장난 인터폰과 오래된 보일러 조절기가 눈에 거슬렸습니다. 그래서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그 주변에 더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을 두었어요. 커피바 겸, 장식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실에 도란도란 앉아 있을 때 가장 돋보이는 공간이자, 커피를 내릴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곳입니다 :)
*TIP) 벽에 걸려있는 제품들은 모두 꼭꼬핀으로 설치했습니다.
저는 유년시절을 유럽에서 보내며, 일찍이 유럽감성에 빠져있었습니다. 또한 긴 시간 여행을 하며, 오래된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래서 물건을 살 때 항상 고려하는 것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치 있는 것을 사자' 입니다. 제가 구매한 물건들은 대체로 가격대가 다양한 편이지만, 공통적으로 내구성이 좋고 튼튼한 제품들입니다. 제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집들이를 마치겠습니다. 언젠가 펜데믹이 끝나 여행길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 모두 길에서 만나요.
-여행기 작가 Jay-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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