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살기에 충분한 복층 오피스텔
안녕하세요. 보시면 알겠지만 비싼 명품 가구나 핫한 아이템 같은 게 없어서 조금 심심할 수도 있을 거예요. 큰돈 들이지 않고도 따뜻하고 깔끔한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여기저기 발품을 많이 팔았어요. 이 집들이는 자취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분들, 나무 가구를 좋아하는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작년 7월 폭염 속에서 가까스로 찾아낸 운명 같은 저의 작은 집을 소개하겠습니다.
도면도 공개!
1층이 6.9평입니다. 반올림해서 7평이라고 치고(ㅎㅎ) 다락방이 2.7평 정도 되는 작은 복층 오피스텔이에요. 풀옵션 빌트인! 넉넉하다 못해 남아도는 수납공간이 장점인 곳입니다. 장점이 나와서 말인데 복층 오피스텔 정말 추천해요! (오늘의 집 유저 : 네가 뭔데 추천을?) 복층의 단점이야 인터넷에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1년간 살아본 제 생각은 조금 달라요! 같은 평수의 단층 오피스텔보다 공간 활용도가 굉장히 높고, 요새 난방과 에어컨이 잘 되어 있으므로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더운지 사실 잘 모르겠더라고요. 단점이 하나 있다면 밤에 자다가 화장실 갈 때 계단 오르내리는 게 귀찮다는 정도인데요. 그것만 제외하곤 원룸에서 누릴 수 있는 높은 층고와 넓은 창 만족도 100%입니다!
저는 첫 독립생활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시작하고 싶어서 오피스텔을 선택했어요. 물론 순조로웠던 건 아니에요. 오피스텔은 관리비 문제가 심각하거든요. 생각보다 높은 금액대가 나올 수 있으므로 그런 부분만 꼼꼼히 체크하고 입주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입주 첫 날
휑하죠... 당장 필요한 의자와 테이블만 달랑 들고 입주했어요. 첫날 제 코를 찌르던 새집 발암물질의 냄새 공격에 정신을 못 차렸던 기억이 나요. 입주 청소할 때 비싼 피톤치드 소독까지 추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었던 강렬한 냄새들... 한 달 가더라고요. (공사 분진 가루 휘날림 주의)
흰 벽, 흰 타일 바닥... 원목 가구와 어울릴까?
따뜻한 느낌의 자취방을 꾸미고 싶어서 미리 나무 가구를 준비했는데요. 역시 기대만큼이나 실망도 컸던 저의 자취 일주일 차 풍경입니다.이 때부터 미친 듯이 오늘의집 앱에 들어가 비슷한 집 구조의 집들이와 사진을 스크랩하며 대책을 세우려 노력했어요. 마룻바닥에 익숙했던 저는 하얀 타일 바닥을 보고 당황했어요.
취향을 포기할 순 없고...
이미 준비된 나무 가구가 집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어울리도록 노력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남자친구의 능력을 조금 빌려 (아니 많이 빌려) 직접 원하는 디자인의 가구를 만들어 봤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은 제가 원하는 넓이, 높이와 맞지 않았거든요. 복층 층고... 넘나 높은 것. 자작나무 합판과 원목에 초콜릿 컬러의 오일스테인을 칠해 만들었어요.
소파를 놓지 않은 이유
너무 컬러풀했던 지난 1년.
많은 분이 이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주셨으나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하고 촌스러웠던 투머치 대 환장 거실.
이 사진이 현재 1층의 풍경이에요. 필요한 것, 정말 좋아하는 것으로만 꾸리니 깔끔하고 보기에도 편안해요.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은 테이블, 복층 층고에 맞게 길이를 높인 책꽂이, 작지만 활용도 높은 미니 책장이 우리 집의 포인트입니다!
주로 1층에서 책을 읽고, 작업을 하고, 밥을 먹습니다. 할 일을 다 하고 나면 다락에서 잠을 자요. 1층에 의자를 놓을까, 소파를 놓을까 오래 고민했었는데요. 제가 소파를 두지 않은 이유는 밥 먹고 바로 벌러덩 눕지 않기 위해서예요. (진짜 이게 이유!) 독립하면 깨끗하고 부지런하게 살고 싶었어요. 가족들이며 친구들에게 그간 악명 높았던 저의 지저분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최대한 깔끔한 느낌으로 1층을 꾸몄는데요. 초반에는 의욕이 과해서 조금 투머치하게 좋은 건 다 갖다 놓고 그랬어요. 이렇게도 꾸며보고 저렇게도 꾸며보면서 점점 제 취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이렇게 TV가 있어요! 자투리 합판은 스크랩 보드로 사용해요.
높은 층고와 흰 벽지는 최고의 포토존!
전 사진 찍어 인스타에 올리는 거 한창 좋아할 20대라 사진을 많이 찍는답니다. 저의 소소한 기쁨이에요!
집들이를 1년 내내 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온전한 저만의 공간이 생기니까 친구들을 자꾸 초대하고 싶더라고요. 좋아하는 사람을 초대해 예쁘게 차려 실컷 찍고 맛있게 먹는 것. 혼자 사는 삶의 기쁨이란 이런 것!? 특히 친구들을 초대해 재우고 다음 날 아침 차려주는 게 너무 좋았어요. 자고 일어난 애들의 깜짝 놀란 리액션을 보고 혼자 키득키득하며 좋아했다는...
그릇과 소품은 대부분 오늘의집 어플 스토어 상단에 있는 인기 제품들과 JAJU, ZARA HOME에서 구매한 거예요! 귀엽고 예쁜 소품을 하나씩 사 모으며 스트레스를 풀곤 합니다.
주방
이 공간이 제일 걱정이에요. 일러스트가 그려진 엽서를 살짝 붙여줬어요. 참그린.. 저거 뭐야..;; 시선 강탈;;
주방 구조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수납도 넉넉하고, 공간도 널찍해 이것저것 많이 올려둘 수 있어서 좋아요.
햇빛이 쏟아지는 채광은 없지만
날씨에 따라 집 안의 색이 달라지는데요. 남향이 아니라서 늘 밝은 편은 아니지만 시간대에 따라 가끔 밝을 때도 있고, 은은하게 노을이 들어올 때도 있어요. 그 시간에 맞춰 집이 물드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 중 하나예요! 흐린 날에는 향초를 켜두고, 맑은 날에는 꽃을 꽂아두곤 해요!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카페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요. 오브제를 진열해둔 사진을 찾아보고 참고해요. 좋아하는 아이템을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책장 위 공간에 배치하면 너~무 예뻐서 기분이 조크든요. 분위기를 위해 돌도 주워다 올려놓았죠...
다락방은 온전히 침실로만!
이제 이 공간은 비워두려고 노력해요. 그날 읽고 싶은 책과 향초만 들고 올라갔다가 아침에 다시 치웁니다.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잠을 잘 자요!
혼자 살아보기
얼추 제 취향에 맞게 완성된 집의 현황입니다. 밖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아도 집에만 돌아오면 사르륵 풀려요. 샤워하고 가벼운 몸. 향초 켜두기. 맛있는 차 끓이기. 잔잔한 음악 들으며 좋아하는 책 읽기. 맛있는 음식 예쁘게 플레이팅하고 사진 찍기. 사랑하는 사람들 초대하기. 스트레스받을 땐 비우고 청소하기.
집이 작든 크든, 자가든 월세든, 10년 살든 한 달 살든,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집'을 꾸며놓고 산다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비우기도 하고 채우기도 하면서 어떻게 하는 게 살기 편한지, 내 눈엔 뭐가 예쁜지 고민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요. 이 집에서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열심히 쓸고 닦고 예뻐해 주려고요.
집들이를 마무리할게요. 감사합니다.
- 202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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