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2막을 열다ㅣ예쁜 가구와 취향으로 채운 내 공간
"내가 머무는 공간을 애정하고 존중하는 일은 나에 대한 신뢰와 같다"
누구나 안락함을 본능적으로 추구하듯, 나 또한 내 공간에선 오롯한 나일 수 있어야 한다. 내게 꼭 필요한 기능이 잘 갖춰진 공간은 심적으로 안정감을 안겨주는 법이다.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건 가치 있는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사람에겐 꼭 필요한 일이다. 공간 안의 모든 요소와 함께 이야기하며 숨 쉴 수 있는 것. 그 물건과 함께 공존해 가는 것. 정제된 공간에서 오는 신뢰는 편안함으로 승화되기에, 양질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삶에 대한 생각과 인생에 대한 고뇌가 무한한 사람. '나는 누구인가?'라는 끝없는 질문을 이어가는 피곤한 성격, 누구의 아내가 아닌 그저 나이고 싶은 결혼 5년 차 이서영입니다.
제 자신을 깊게 생각하다 보니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 편안해 하는 것, 내 루틴 등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터 외에 거의 집에서만 머물고 낯선 곳을 좋아하지도 않아 여행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저 집에서 머물며 아주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야 안정을 느낍니다. 편안함이 전제되어야 일도 취미도 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인 거죠.
게다가 일 중독이라 일터가 아닌 집이라는 공간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진지하게 대화한 후 각자의 취미와 평소의 루틴을 반영해 인테리어를 바꿔보기로 했어요. 정해진 예산이 있었기에 구조를 변경하는 등의 큰 공사는 하지 않고 가구에 변화를 주면서 분위기를 전환을 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가구 중 버릴 것들과 다시 구입해야 할 것들을 정리했어요.
before
위 사진은 인테리어 변경 전 모습입니다. 워낙 편안함을 추구하는 성격이다 보니 변경 전에도 편안한 무드가 있긴 했어요. 하지만 우선 소파, 식탁 테이블&의자, 스탠드 조명, 에어컨은 bye bye 했습니다. 책장이랑 장식장까지도 다 bye 하고 싶었지만 남편의 반대로 이건 활용하기로 했네요!
(남편은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 저는 다 버리는 성격이거든요. 저흰 완전 성격이 반대예요. 그렇지만 마찰은 없었어요. 남편이 다 맞춰주거든요. ㅋㅋㅋ)
거실
그럼 지금부터 바뀐 공간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거실 변경 후입니다. 기존의 책장은 거실 중앙에 두어 공간을 분리했어요. 오른쪽은 뒹굴뒹굴 누워 책도 읽고 쉬는 공간이고 왼쪽은 작업하는 공간이에요. 일석이조의 효과. ^^
유리 테이블에 함께 배치한 투명 의자랑 갈색 가죽 스툴, 맞은편에 있는 칼 한센의 대표 체어인 위시본 체어라고도 하는 ch24를 배치해 주었어요. 세 개의 의자 배합과 컬러 그리고 편안한 무드까지. 한 번 집중해서 일하면 5-6시간씩 기본으로 앉아 있기 때문에 의자 선택은 진짜로 중요했습니다.
유리 거울 옆 마샬 스탠모어 스피커는 뭔가 빈티지한 분위기를 가진 감성적인 스피커가 아닌가 해요. 음질도 가격 대비 좋고요. 저는 인생에서 중요한 걸 꼽으라면 음악과 책과 캔들을 고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중요한 취미이기도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엔 이만한 애들이 없죠. 음악은 항상 저랑 한몸이에요. 집에 있을 때면 늘 거실엔 음악이 흐르고 있죠.
책도 늘 여기저기 뒹굴어 다니고요. 손에 잡히는 대로 그때그때 펼쳐 읽기 때문에 한 권의 책을 끝까지 보고 다른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거실에 굴러다니는 책이 보이면 그걸 보고, 제 방에 굴러다니는 책이 있으면 거기선 그 책을 보는 식이에요. 식탁이나 테이블에 책이 있으면 거기선 그걸 보는 마구잡이식?
한 권의 책을 집중해서 다 보게 되면 또 고질적인 성격상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깊게 빠져버려 철학적 노선을 타는 시동을 걸게 되더라고요. 뭔가 책이 내 영혼을 지배하는 느낌이 싫어 언젠가부터는 그냥 집히는 대로 찔끔찔끔 읽는 거 같아요. 의외로 참 좋아요. 설렁설렁 읽다 보니 단순히 '우와, 이 구절 좋다. 예쁘다. 아름답다.'로 끝낼 수 있으니까요. ^^
거실의 왼쪽 공간인데요. 평소에 갖고 싶었던 아치형 전신거울은 제작 의뢰했고요. 그 주변으로 화분이랑 꽃들을 배치했어요. 꽃을 넘넘 좋아해서 8년 전에도 배웠는데 지금 다시 배우고 있어요. 저 꽃들은 수업 후에 남은 것들을 그냥 막 꽂아둔 거랍니다. ^^
집에 꽃이 있으면 공간에 더 생명력이 느껴진다 할까요? 그저 이쁜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데 시각적인 것 외에 기분까지 이쁘게 해주는 게 바로 꽃이 아닐까 해요.
왼쪽엔 작업 공간으로 미싱이 턱하니 있어요. 공업용 미싱이라 꽤 자리를 차지하긴 하는데 방에 두었을 땐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거실로 옮겼어요.
거실 커튼을 치면 햇살이 들어오는데요. 햇살 받으면서 하는 작업은 더욱 능률이 좋은 것 같아요. 아, 참고로 제 직업은 한복 디자이너입니다.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죠. 미싱으로는 속치마 등의 작업하기에 딱이에요.
인센스, 캔들, 디퓨저 참 좋아하는데요. 특히, 인센스는 더욱 좋아해요. 음악과 향 그리고 책. 저와는 뗄 수 없는 관계죠.
행동반경이 좁은 저는 일 외엔 집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데요. 유일하게 가는 곳이 커피숍이에요. 예쁜 커피숍 가는 건 정말 좋아요. 커피가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이쁜 공간을 커피 한 잔 값으로 느낄 수 있다는 건 진짜 매력적이니까요.
새롭게 생겨나는 신상 카페들은 다 가보는 편인데요. 인테리어에 무수히 관심을 두다 보면, 공간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고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은 거 같아요. 이 모든 일이 분명 한복을 디자인하는 부분에도 도움이 되거든요. 의상과 공간 디자인은 다른 분야지만 디자인에 대한 총체적인 시각과 개념은 통하지 않을까 해요.
집에서도 커피와 차 한 잔으로 힐링할 수 있고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은 꼭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편하기만 할 게 아니라 마치 커피숍에 온 듯 예쁜 공간에서 누리는 편안함을 위해서요. 거실에 위치한 이곳은 커피와 책이 있는 첫 번째 제 감성 카페입니다!
책장이 부족해서 잡지들은 그냥 바닥에 쌓아 올렸는데요. 뭔가 연출한 듯 감성적인 공간이 되어서 마음에 들어요. ^^
기존 에어컨은 너무 오래 써서 무풍 에어컨으로 바꿨는데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무풍의 매력이 정말 좋아요. 이 사진은 꽃이 덥다 해서 찍은 사진. ^^
드러눕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누워서 듣는 음악과 누워서 읽는 책은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줘요. 진짜로 헐벗은 편안함이 느껴지거든요. 천장 보고 멍 때리는 것을 좋아하는 저를 위해 연출한 공간이죠.
따뜻한 느낌으로 완성하기 위해 벽난로 느낌으로 제작했고요. 아치형 디자인을 선택해 아치형 전신 유리 거울과 통일감을 줬어요. 그리고 선반에는 제가 좋아하는 캔들이 위치하고 화분과 화병도 배치했습니다. 스탠드 조명을 초이스할 때 많은 고심을 했는데요. 한국적인 느낌이나 갓 같은 느낌을 가진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의 허먼 밀러 조지 넬슨 시가 로터스 플로어 램프로 골랐습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던 거 같아요!
소파는 제가 원하는 느낌으로 제작 의뢰했고요. 벽난로 장식장 옆의 원목 장식장은 기존에 있던 걸 활용했어요. 카라라는 독일 브랜드 제품이었어요. 비싸게 구매해서 남편이 도저히 못 버린다 해서....... end가 아닌 and로 남겨두었지요.
활용도 좋은 트롤리입니다. 해외 직구로 구매했는데 진짜 튼튼해서 더욱 좋아요.
카페트에 엎드려 이것저것 기록하고 끄적이는 건 매일 밤 하는 일과 중 하나예요. 그날을 기록하고 내일 할 일을 기록하고, 마음에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시간. 나를 키워주는 시간이죠. 여기가 제 티타임과 기록하는 시간을 보내는 두 번째 카페예요.
주방
주방의 식탁 테이블이에요. 제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제작했습니다. 나무가 주는 편안함은 말 안 해도 알잖아요. ^^
제작한 스툴 의자 2개와 함께 매칭할 의자는 칼한센 ch88로 초이스했어요. 나무 소재의 다른 컬러가 주는 매력이 한껏 좋아서 ch88은 오크 색상으로 구매했어요. 여기가 저의 수다 떠는 세 번째 카페입니다. 각각의 편안함과 매력이 있는 티타임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지루하지 않아요. 그때그때 머물고 싶은 곳에서 언제나 티타임을 할 수 있어 진짜루 좋아요.
나만의 방
이제는 제 방을 소개할게요. 앞서 말씀드렸듯 5년 차 결혼한 부부지만, 부부라고 해서 모든 공간을 함께 공유하는 걸 원치 않아 저는 저만의 방이 꼭 필요했어요. 오직 저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요. 큰방은 남편 방인데 물론 제게도 30%의 지분이 있어 함께 머무는 공간이에요. 그러나 제 방은 100% 제 지분이라 저만 입장 가능합니다. 굉장히 이기주의 맞아요. 미리 욕 금지! ^^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가 아닌 그저 이서영으로 먼저 불리고 싶었어요. 그런 저를 위해 남편의 응원하에 제 방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 방은 온통 하얀색이에요. 마치 도화지처럼 아무 색을 담고 싶지 않아서요. 마음이 깨끗해지는 그런 공간이고 싶었어요. 침대는 매트리스를 이중으로 쌓아 푹신하고 높게 연출했고요. 수납장을 옆으로 두어 침대가 너무 노출되어 보이지 않게 했고요. 역시나 음악은 소중하니까 음질 좋은 스피커는 침대 옆 필수!
쉬는 날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맥북으로 영화를 보는 것도 재미 중의 재미예요!
소품 데코를 참으로 좋아하는 저는 어렸을 땐 잡화점을 하고 싶기도 했어요. 여기저기서 이쁜 것들 겟해서 모은 소품들과 함께 꾸민 제 공간입니다. 커피와 책이 있는 여기가 바로 저의 네 번째 카페예요.
방 안에선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게 스터디할 수 있는 테이블을 두고, 음악 들을 수 있는 스피커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머신, 영화를 더욱 감성적으로 볼 수 있는 빔까지 뒀죠. 모든 게 해결되는 오직 나만의 공간, 제 방입니다!
TV로 보는 것보다 빔으로 영화를 보면 더욱 센티해지는 기분이 들어 한껏 더 설레요. 침대에 누워 정면으로 볼 수 있게 빔을 설치했네요. 일주일에 한 번은 빔으로 꼭 영화를 보는데요. 빔으론 특히 고전 영화를 볼 때 더욱 감성 돋는 거 같아요. 오늘은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다시 볼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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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이렇게 집 소개가 끝이 나네요. 소개하면서 좀 더 집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 저 또한 좋은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집을 새롭게 인테리어하면서 하나씩 새롭게 다시 채워나갈 때 내 영혼을 다시 채우는 기분이었어요. 인생의 2막을 시작하는 기분?
내 삶을 꽉 채우는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편안하고 가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여러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만 마무리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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