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종이와 책, 패브릭을 좋아하는 자취생의 박물관 같은 집
⚡ 3초 컷! 집들이 미리보기
📍 이 집의 핵심 포인트!
✔ 책과 뜨개실, 오래된 종이로 가득 채운 15평 원룸
✔ 취향과 생활의 흔적을 살린 내추럴 인테리어
✔ 직접 뜬 화병 커버와 수납 해먹 등 DIY 소품
도면
오매불망 찾아다니던 10평 이상의 넓은 원룸 도면입니다. 전용면적 딱 15평인 공간입니다.
이번 집에서의 목표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가구는 절대 사지 않기'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세웠다는 것은.. 지금 가지고 있는 가구 중 일부는 당장 필요하다는 조급함에 신중히 고민하지 못하고 구매한 것이 아쉽다는 거지요.. 하지만 이미 제 것이 되었으니 당분간 이고 지고 살기로는 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가지고 있는 가구를 아이패드로 그려 배치해 보았습니다. 넓은 양쪽 창과 벽걸이 에어컨 때문에 책장 배치가 한정적이어서 다른 가구들의 배치도 다양하게 고민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가운데 공간에 1인용 소파를 두어 개 두고 싶은데 아직도 고민 중이에요.
자기소개
낡은 종이와 책, 패브릭을 좋아하는 아슬입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수집하고, 손을 가만두지 못해 늘 무언가를 만들어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은 온통 제가 고른 것들과 만든 것들로 가득 채워졌고, 집이라는 공간은 침대를 놓은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항상 지나온 공간들을 더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사를 기점으로 공간과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운영을 시작하며 이렇게 집들이까지 작성하게 되었네요.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면서 집을 완벽하게 꾸미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너무 정돈된 환경이나 완벽해 보이는 인테리어가 재미없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일단 내 눈에 완벽하지 않아도, 실용성에 양보하느라 조금은 날것같이 남겨진 부분도 자연스럽게 녹여낸 공간에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구축을 선택하다
지금까지 기숙사를 제외하면 첫 입주만 경험했습니다. 바로 이전에 살던 집도 그랬고요. 누가 봐도 예쁜 집이었지만 너무 새것이라 입맛대로 꾸미기도 조심스러운 새하얀 집을 떠나면서, 다음에는 조금 손보더라도 구축을 찾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집을 구할 당시 조건은 3가지였습니다.
1. 10평 이상의 넓은 원룸일 것
2. 빛이 잘 들 것
3. 1층이 아닐 것.
서울 강북 지역을 전부 훑었습니다. 사진과 다른 실물에 낙담하고, 나쁘지는 않지만 분명 최선은 아닌 매물로 고민하기를 여러 번... '여기다!' 싶은 곳이 서울에 하나 있겠지. 딱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없을까? 그러나 가뭄에 콩 나듯 보이는 마음에 드는 매물은 내 발걸음이 닿기도 전에 주인을 만나 사라져버리고, 이사 날짜는 다가오고.. 마음이 조급하다 못해 포기하고 싶었을 때쯤, 이곳을 발견했습니다.
빛이 잘 드는 넓은 구축 오피스텔. 입주 시기가 맞지 않아 한 달이 붕 뜨는데도 보자마자 이곳에 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이전 세입자가 짐을 빼고 텅 빈 집에 처음 들어와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그동안 부풀었던 마음이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엄청 더럽고.. 낡았더라고요.
그래도 애프터를 위해 찍어둔 비포 영상을 보면 서랍도, 문짝도 삐뚤빼뚤하지만 왜 이곳에 살기로 했었는지 새록새록 떠오를 만큼 '꽤 예쁜 집이구나' 싶어 힘이 났습니다.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줄눈과 실리콘을 시공할 힘이요....ㅎ)
처음 집을 보러 온 날부터 꼭 하기로 했던.. 해야만 했던 바닥 데코타일 시공을 했습니다. 사무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고민 끝에 진한 회색 타일을 골랐는데, 무엇보다 머리카락 떨어진 게 전혀 안 보여서 아주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현관존 1
이번 집의 목표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가구는 절대 사지 않기' 덕분에 중구난방 조합으로 이루어진 현관존 1입니다. 이래 보여도 생활동선에 따라 최적화된 배치입니다. 철제 서랍에는 씻고 나와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들이 들어 있고, 서랍과 거울 뒤 공간은 박스를 쌓아서 간이 창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다리에는 고리집게를 걸어 캡모자와 가벼운 가방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작은 소품은 걸어두고 싶은 에코백에 종류별로 모아 수납합니다.
현관존 2
현관존 2입니다. 이전 집에서 식탁으로 사용하려 구매했지만 장식용 가구로 전락한 바 테이블 세트는 집에 돌아오면 의자에 가방을 내려놓고 주머니에 있는 모든 것을 테이블에 꺼내어 두는, 저와 바깥 세계를 잇는 외출/귀가 의식의 공간입니다.
장식품을 올려두기 딱 좋은데 사진이 잘 안 나오는 자리라서 아쉬워요.
세탁용품 컬렉션을 전시해 두고 사용할 선반이 필요해서 고민하다가 오늘의집에서 가장 저렴한 나무색 선반을 샀습니다. 그리고 테무에서 산 스티커 벽지로 살짝 리폼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 쓴 유리병, 틴케이스, 종이박스 등을 모아 다시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올리브와 아티초크가 담겨 있던 병에는 캡슐세제를, 잼 병에는 과탄산소다, 베이킹소다, 구연산 삼총사를 넣어두었습니다. 앤초비, 초콜릿, 청어가 들어 있던 통은 오일 트레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방
첫 자취를 해외에서 시작해서인지 지금까지도 식사를 직접 해 먹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사실 배달 음식 뒤처리가 더 귀찮게 느껴져서 직접 해 먹는 습관이 더 오래 유지되고 있어요.ㅎㅎ)
제 큰 취미 중 하나는 뜨개인데요. 수경식물을 키울 때 녹조 방지 겸 화병에 옷을 입혀주었습니다.
뒷면까지 알차게 사용할 수 있어서 이 공간을 아주 좋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리를 책임지는 초록색 주방가전 친구들을 가장 사용하기 편리한 곳에 배치했습니다. 오마르를 구입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케아 바스켓도 스테인리스로 바꿔 깔맞춤하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꾹 참고 있습니다.
오마르 앞에는 이전 집에서 식탁으로 사용하던 테이블을 두었습니다. 조리대 겸 서브 책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작업실
이번에 이사 오면서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아주 큰 책상'이었는데요. 마음에 쏙 드는 것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코스트코에서 라이프타임 접이식 책상을 사서 임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리만 잘 잡아주면 생각보다 아주 안정적이라 어쩌면 다음 이사까지 사용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판 컬러가 마음에 들어요.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공간은 책상 뒤로 이어지는 서재입니다.
서재
저희 집의 영혼 책장입니다. 첫 자취를 시작한 6평 원룸에서부터 함께한 이케아 빌리인데요. 가지고 있는 책을 문학/비문학으로 나누어 전시하고 싶은 로망이 있어서 좁은 공간이었음에도 책장을 꼭 2개 두고 싶었어요. 덕분에 집을 보러 다닐 때도 책장을 둘 공간이 있는지 꼭 고려해야 했습니다.
6평 원룸에서의 책장.
세 번째 집으로 이사 오면서 공간을 좀 더 촘촘하게 나누어 사용하기 위해 선반을 추가했어요. 같은 컬러가 단종되어 추가 구입한 선반은 안 보이는 곳으로 숨겼습니다.
책장 속은 읽은 책, 아직 안 읽은 책, 영원히 읽지 않을 책, 읽을 수 없는 언어로 되어 있는 책, 다 쓴 일기장, 유학하는 동안 모아 온 온갖 수집품, 기념 엽서와 티켓을 보관하는 틴케이스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뜨개질이 취미가 되고부터 뜨개실이 무섭게 불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렇다고 안 보이는 곳에 보관하면 손이 가질 않으니 최대한 꺼내서 전시해 두려고 합니다.
이케아에서 오케르베르를 보자마자 뜨개실을 보관하면 좋겠다 싶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영원히 까먹을 것 같은 실을 골라 넣어두고 있습니다.
필요한 뜨개재료를 넣고 여기저기 이동하며 사용하는 용도로 양철 바구니와 바스켓이 늘 이곳저곳에 널브러져 있어요.
공유기는 대나무(모양) 리빙박스에 숨겨두었습니다.
침실
큰 원룸을 찾아다닌 이유는 넓은 공간에 침대를 덩그러니 놓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이전에 살았던 집에서 처음으로 침대만 쏙 들어가는 침실을 사용해 봤는데요. 원룸에서 살았을 때처럼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집 안의 모든 공간이 눈에 보이는 풍경이 그립더라고요.
침대가 노출되어 있으면 마음껏 유치한 침구를 사용하기 꺼려진다는 점이 하나 단점이네요.. 저는 약간 유치한 침구를 보면 사고 싶어지거든요. 행성이랑 물고기가 뛰어다니는 이불커버도 그나마 타협한 이케아 키즈라인 제품입니다.
창 폭이 굉장히 넓어서 가지고 있던 큰 패브릭을 총동원해서 커튼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붙박이장 안에는 옷과 온갖 잡동사니로 이미 가득한데, 외출복(특히 하의)을 보관하기가 애매해서 수납용 해먹을 떠봤습니다. 시험 삼아 떠본 거라 마음에 아주 쏙 들지는 않지만 널브러진 옷을 보지 않아도 되어서 좋아요.ㅎㅎ
키링 걸이용 네트망도 남는 실로 떠보았습니다.
마치며
그동안 간직해 온 포스터를 넣을 액자, 소파, 예쁜 의자, 튼튼하고 큰 책상... 집에 대해서는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집을 돌아보면 늘 아쉬워요.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편히 누울 수 있는 유일한 나의 공간이니까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마음에 쏙 들지 않더라도, 빈 벽이 허전하고 아쉽더라도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하나하나 신중히, 천천히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예상했던 것보다 집이 더디게 완성되어 가고 있네요. 배치도 바꿔보고 싶고, 5년 가까이 사용한 러그나 커튼도 바꿔보고 싶고.. 이 집을 떠날 때쯤이면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여전히 책과 뜨개실로 가득하고 매일 책상이 어지러운 공간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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