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오트밀로 모던하지만 따뜻하게, 6평 오피스텔 변천사
⚡ 3초 컷! 집들이 미리보기
📍 이 집의 핵심 포인트!
✔ 계절별로 달라지는 집의 풍경
✔ 따스한 블랙&오트밀 인테리어
✔ 감각과 함께 스토리가 담긴 소품들
도면
제가 살고 있는 곳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긴 직사각형의 공간이에요. 수납장과 테이블은 블랙으로, 패브릭은 밝고 부드러운 색감으로 채웠어요.
아, 도면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는데, [오늘의집]-[커뮤니티]-[3D 인테리어]가 생겼더라고요. 마침 제가 살고 있는 건물도 도면을 바로 불러올 수 있어 쉽고 재미있게 했어요.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예이린입니다. 2019년, 2022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집들이를 발행하네요. 그 사이 직장 생활을 하며 춤을 추고 달리느라 밖에 머문 시간도 길었지만, 그럴 수 있는 힘을 얻는 곳은 늘 저만의 취향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보내는 고요한 시간이었어요.
좋아하는 것이 많지만 제가 가장 처음 좋아했고, 또 제일 오래도록 좋아할 대상이 집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취향과 정성으로 채워진 현재의 공간을 소개해드릴게요.
오늘의집 커뮤니티였던 오하우스 활동을 마무리하며 MOVING DAY라는 전시가 진행되었어요. 감사하게도 제가 당시 살고 있던 집의 모습을 담아 진열할 수 있었는데요.
이전에 살던 집은 사진과 같이 우드톤으로 채워졌고, 특히 월넛 가구가 많았어요. 이사하면서 이번 집은 블랙, 화이트, 오트밀 색감이 어우러지기를 바랐고, 핸드폰에 'New home' 폴더를 만들어 틈날 때마다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에서 참조할 이미지를 모으며 구상했어요.
봄의 집
침대에서 보이는 모습이에요. 블랙 수납장 2단과 3단을 나란히 두니 조명과 소품을 올려두었을 때 더 정돈되고 간결한 느낌이 나요. 가구 뒷면에 전선을 뺄 수 있는 홀이 있어서 특히 만족스러웠어요.
가장 안쪽의 조명을 쓴 지는 오래 되었는데, 블랙&오트밀을 바라게 된 것도 이 제품의 색감이 꼭 마음에 들어서였어요.
그리고, 이 가구들이 더 특별한 건 저에게 정말 소중한 두 사람이 선물해준 것이기 때문이에요. 성인이 되고 인연을 맺게 된 한 살 많은 지인과 동갑내기 친구가 이사 선물을 물어왔어요. 저는 필요한 것이 없다고 답했는데, 두 번을 말하면 세 번을 묻고, 그래도 이사하면 기분 전환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지요.
몇 주를 고민하다 이 제품을 말하니 말해줘서 고맙다는 연락이 왔어요. 혹여 배송비가 착불이라 제가 내게 될까 봐 상세 페이지도 상세히 살피고, 쓰다가 지겹거나 망가지면 꼭 이야기하라는 말을 덧붙였어요. 아침을 맞이하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두 사람이 떠올라 행복해져요 ♥
집에는 종종 생화를 두어요. 특히 4월과 5월에는 일곱 살부터 함께 살았던 조부모님의 기일이 있어 저만의 작은 의식으로 꽃을 고르고 보면서 두 분을 추억해요.
이 꽃은 '헬레보루스'였는데, 검소하고 단아했던 할아버지의 하루를 닮은 듯해서 좋았어요.
어여쁜 장미와 학자스민은 동네의 단골 꽃집에 가정의 달 상품 촬영을 도와주러 갔다가 선물로 받았어요. 먼 타지에서 올라와 처음으로 우리 동네라는 생각이 든 곳이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이에요.
돌아보면 자주 찾는 가게의 사장님, 또 다른 손님들과 정이 쌓이고 반가운 얼굴이 되면서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주색의 꽃은 메밀꽃이에요. 단골 꽃집 사장님이 할머니 기일을 위해 준비해주셨어요.
작년 5월 가정의 달이라 분주한 분에게 기일 꽃을 주문하는 게 마음에 걸려서 직배송했는데, 그 이야기를 기억하시고 "올해는 할머니 기일 꽃 제가 해드려도 될까요?" 물어보시던 분이에요.
짙은 분홍색이 할머니께서 자주 쓰시던 립스틱 색감이라는 것도 기억하고 계셔서 많이 감동 받았던 날이었어요.
여름의 집
이 집에서 맞이한 첫 여름은 청아했어요. 산새가 보이는 창밖으로 맑은 하늘이 펼쳐질 때면 마음이 트이곤 했어요.
아래에 자리한 액자는 오하우스 MOVING DAY 행사가 끝나고 전시를 담당했던 분께서 보내주셨어요. 출력물을 이렇게 어여쁘게 담는 게 번거로운 작업이었을 텐데 말이에요.
그 정성 덕분에 오래도록 액자를 보며 문득 집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분들과 소통했던 시간을 추억하곤 해요.
수납장 위에 올려진 동화책 또한 오하우스 활동을 통해 호스트와 멤버로 인연을 맺은 분이 건네신 선물이에요. 한창 바쁘다가 조금 여유가 나서 차분히 펼쳐보았던 날 책 속의 문장과 물음이 묵직하게 아름다워 감동했답니다.
종종 여름 과일을 담았던 접시는 소중한 친구가 보낸 선물이었는데, 그레이지(Greige) 색감이 참 예쁘죠. 오래 전 한눈에 반한 카페에서 사용하던 고운 소서와 찻잔이 궁금해서 브랜드를 물어봤어요.
그 후로 접시나 컵은 이곳 제품을 구매해왔어요.
부드러운 라인이 어여쁜 화병은 여행지에서 만나 어느새 십 년의 시간을 쌓아온 한 언니가 올해 생일에 선물해주었어요.
저희 집 가구가 블랙으로 바뀐 걸 보고 같은 톤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는데, 때로는 제가 찾는 것보다 더 잘 어울리고 예쁜 것을 찾아서 건네는 사람들을 보면 제 취향을 고려하며 고민했겠다 싶어 고마운 마음이 더 커집니다. 사용할 때마다 생각도 많이 나고요.
여름에도 단골 꽃집의 계절 꽃을 품에 가득 안고 돌아와 화병에 나누어 담고 한참을 보았어요.
꽃이 예뻐서 그 모습을 담고 싶어 집을 정돈하게 될 때가 있어요. 작은 소품이 공간을 가꾸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거지요.
이날도 꽃 덕분에 정리를 하게 되었고 단정한 마음으로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어요. 조용한 음악을 틀어두고 보낸 하루가 기억 속에 행복으로 자리 잡았어요.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생화가 오래 가주어, 한 주 내내 저마다의 꽃송이들과 어울리는 옷을 입었어요. 공간이 다양하거나 가구를 자주 바꾸는 것이 아니라서 이렇게 꽃이나 그날의 룩이 계절감을 담아내고 작은 변화도 더해줘요.
가을의 집
창밖으로 붉고 노란 색감이 보이는 가을에는 오래도록 고민했던 테이블을 주문하고, 블라인드를 커튼으로 바꾸었어요.
고향이 부산인데 그곳에 사는 친구가 멀리서 저를 보러 이곳까지 와주기로 했어요. 친구가 조금 더 예쁜 공간에 머무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뤄왔던 것들을 하며 집을 가꾸었어요.
블랙 테이블이 기존의 원목 의자나 조명과 어울릴지 가늠이 되지 않았는데 두고 보니 정말 잘 어우러졌어요.
가구는 크기가 있다 보니 새로운 것을 들일 때 고민을 많이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제 공간에 잘 녹아들 때 참 기뻐요.
거울을 어디 두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바꾼 위치에서 제가 좋아하는 가구들이 잘 보여 더 마음에 들었어요.
테이블 사이즈가 원룸에는 조금 크지 않을까 했는데 버겁지 않아요. 조명과 노트북을 두고도 여유가 있어 생활용품을 올려두며 잘 사용하고 있어요.
가을에는 조그마한 요리를 시작했어요. 요리라기보다 조리에 가깝고 어쩌면 그냥 재료 쌓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미리 장을 보고 신선한 재료로 어떠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어요.
타지 생활을 한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바깥 음식이 물렸고 가족도 늘 제가 먹는 것들에 대해 염려하곤 했어요. 그러던 중 최근 고향 친구가 저에게 '밥은 잘 챙겨 먹을지, 든든하고 영양가 있는 밥은 먹을지 걱정이 되었어. 나도 혼자 살면 귀찮아서 대충 먹거나 건너뛸 것 같아서'라고 말하더라고요.
진심 어린 마음이 닿으니 '잘 챙겨 먹어야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진들을 가족과 친구에게 보내며 건강히 잘 먹고 있다고, 이제 걱정 말라고 이야기했답니다*✲゚*。
겨울의 집
초겨울이 되니 부드러운 패브릭이 더 좋아졌어요. 러그와 소파가 특히 그래요. 러그는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친한 언니가 저희 집과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선물해주었어요.
공간 곳곳에 소중한 이들의 마음이 자리하고 있어 둘러볼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져요.
벽면의 작은 엽서는 이전 집과 똑같은 모양으로 붙였어요. 공간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으면 안정감을 주는데 보관할 때도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으니 이런 것들을 활용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이 조합이 꼭 마음에 들어 다른 공간으로 이사 가더라도 가능하면 이렇게 해두려고 해요.
커튼으로 어렴풋하게 들어서는 노란 빛은 겨울에 가까워지며 찾아온 행복이에요.
오래도록 서향 집에 살아서 노을이 지는 오후 시간에 빛이 들었는데, 이곳은 동향이라 아침에 눈을 뜨면 이렇게 해가 스며들고 있어요.
또렷한 모양으로 보일 때 커튼을 열면 동그란 해가 솟아 있어요.
은은하게 비칠 때면 창밖은 이런 모습이랍니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손으로 잡는 순간이 설레요.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해가 뜨려나, 붉은 빛은 어떤 색감일까' 생각하며 창밖을 봐요.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국물 요리를 만들어 손님을 맞이했던 날의 풍경이에요. 밖의 공간도 기분이 전환되지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제약도, 변수도 없어서 가장 편안해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한동안 이런 장면이 차곡히 쌓일 것 같아요. 커다란 창으로 하얀 눈이 내리는 것도 보고 작은 화로에 고기를 한 점씩 구워 레드 와인과 먹으며 고요한 겨울을 보내고 싶어요.
손님이 왔을 때 다이닝 테이블이었던 곳은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저만의 작업실이 되었어요. 저 혼자서도 충분히 쉽게 옮길 수 있는 가구들이라 용도와 기분에 맞게 구조에 변화를 주며 지내고 있어요.
마치며
이 집에서는 맑은 날 밤이면 이렇게 별이 보여요. 세로로 별 세 개가 또렷하게 이어져 있어 무슨 별자리일까 궁금해하기도 하고 마냥 바라보기도 해요. 도시 생활을 하면서 강과 산, 그리고 별이 어우러진 밤하늘을 볼 수 있다는 건 특별한 일이잖아요.
이곳으로 이사 오는 과정에 복잡한 상황이 있어 이사 직후에는 몸도 마음도 소진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생각하지 못했던 고즈넉한 창밖 풍경과 곁의 사람들이 전해준 귀한 진심 덕분에 세 번의 계절을 지나오며 어느새 마음에도, 공간에도 곳곳에 행복이 자리하게 되었어요. 가만히 바라볼 때면 든든하고 뭉클해요.
리모델링을 하거나 인테리어를 자주 바꾼 게 아니라서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저의 취향과 소중한 이들의 정성으로 채워진 집 이야기가 작은 영감과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시간 내어 살펴주셔서 감사해요. 올해 수고 많으셨고, 부디 아늑한 공간에서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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