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점 대신 인테리어를 선택한 대학생의 투룸 자취방
안녕하세요! 친구들은 다 졸업했을 때 뒤늦게 대학에 입학해 유유자적 만학도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자취 1년차, 희도입니다.(이름에 '만학도'를 더해 지었어요🤓)
인생의 대부분을 누군가와 함께 살다가 이렇게 처음으로 혼자만의 공간에서 살게되니 몰랐던 저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저에게 맞춰 집도 변해가는 것을 보며 '집과 내가 함께 자라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부쩍 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드릴 저의 집은 제 첫 자취의 추억과 현재가 담긴 공간입니다.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이 될 이 집과의 추억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그럼 학점 대신 얻은 만학도의 자취방을 소개합니다!
⚡️3초 컷! 집들이 미리보기
도면
저희 집은 10년이 조금 넘은 빌라의 거실이 따로 없는 투룸 구조에요. 그래서 같은 빌라에 사는 세입자 분들은 주로 큰방을 침실, 작은방을 옷방으로 사용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워낙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걸 좋아해서 큰방은 파티룸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거실, 작은방은 개인적인 공간인 옷방 겸 침실로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관리가 아주 잘 된 집은 아니었지만, 탁 트인 전망과 공간에 반해 더러운 부분 쯤이야 청소하면 되지!라는 대학생의 패기로 선택한 집입니다. 살다보니 세심한 부분까지 살펴보지 못한 게 가끔 드러나지만 다시 고르래도 이 넓은 공간과 시원한 풍경을 택했을 것 같아요. 완벽하진 않지만 늘 그리울 것 같은, 여러모로 첫 자취방 다운 집이랄까요?
침실 Before
이 집에 직접 지내면서 가꿔나가기 위해 가장 먼저 작업에 들어갔던 침실입니다. 집이 저층인만큼 이전 세입자분은 사생활 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쓰셔서 처음 본 이 공간은 짙은 암막 커튼이 달린, 베란다 창에는 통째로 벽지가 붙어있는 어두운 방이었어요.
가구를 배치하기에 앞서,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아늑하고 밝은 공간으로 변화를 주기위해 우선 어두운 벽면을 아이보리 색으로 칠해주었습니다. 수성 페인트와 큰 롤러만 있으면 셀프 페인팅도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침실 After
변화를 거쳐 완성된 지금의 침실입니다.🛏 개인적인 공간이다 보니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으면서도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두 가지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 신경을 썼어요.
창에 두 종류의 커튼을 달아 낮에는 얇은 커튼을 쳐 햇빛이 들어오도록, 밤에는 암막 커튼을 쳐 시선과 빛이 완전히 차단 되도록 했습니다. 한쪽 창에는 가리개 커튼을 붙이니 언제나 하늘과 나무는 볼 수 있지만 집 밖에서는 방이 올려다 보이지 않아 답답하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경 쓰이지도 않더라구요( ◡̉̈ )
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 노란색을 비롯한 연하고 따듯한 색감과 우드 톤의 가구를 매치했어요. 통일된 색감이 아니라 알록달록한게 조금은 어린아이 방 같지만 결혼 후엔 이런 시도도 끝일 것 같아 마음껏 시도해봤습니다☺
처음에는 침대 옆 자리에 이렇게 크고 낡은 책상이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주로 다이어리를 쓴다거나 아늑한 공간에 있고 싶을 때마다 다락방처럼 찾아오는 공간이었답니다. 본가에서 지낼때 방에서만 주로 지내던게 익숙해서 그런지 넓은 거실 책상 놔두고 항상 여기로 오게 되더라구요😅
나름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었지만, 수납 공간이 부족해 옷 한 벌 꺼내고 넣을 때마다 난장판이 되어버리는 방을 보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얼마전에 과감하게 빼버렸어요!
옷방과 침실의 기능에 충실하게 만들기 위해 수정을 거쳐 지금의 침실이 완성 되었답니다. 덕분에 방도 더 넓어보이고 한층 아늑해진 것 같아요. 수납공간도 늘어나 너저분한 옷을 서랍에 휙 넣으면 금방 정리되니 만족스럽구요.
버터색 서랍장은 중고 서랍장을 만원에 구매해 다이소 페인트로 페인팅 한 리폼 가구에요! 엉성한 페인팅이지만 버터 색감이 나름 귀엽지 않나요?🧈 마침 애기 때부터 소장하던 꽃모양 거울과도 잘 매치가 되어 장식으로 올려뒀어요. 주로 커튼과 서랍장의 발랄한 컬러를 잘 살려줄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장식들을 올려두어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랍니다.
가장 만족스러운 소품은 바로 저 체크 파우치인데요, 수납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다른 장식품을 올려두는 것보다 실용성 부분에서 활용하기 좋은 것 같아요. 찾아보니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수 있는 예쁜 파우치가 참 많더라구요! 허전한 곳에 한 번 고려해보세요( ◡̉̈ )
바로 옆 공간에는 침대와 행거가 있습니다. 베란다 쪽도 너무 트여있는 집이라 오히려 이쪽 면은 개방감을 살리기 보다는 행거를 설치해 옷들로 커튼을 대신해봤어요.
누워 있는 쭈그렁한 곰인형은 제 애착인형 막시무스입니다🐻 저는 매트리스는 단단하지만 이불은 두툼하고 끼고 잘 베개도 많은 걸 선호해서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늘 이런 구성으로 지내는 것 같아요.
사실 매트리스를 크게 따지진 않지만 굳이 단단한 느낌으로 고른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엎드려 있기가 편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전기장판 켜놓고 침대에 엎드려서 이것 저것 하는 걸 좋아해요. 안 좋은 자세라고 해서 빈도를 줄이려 노력 중이지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뒹굴거리는 행복을 포기하기가 쉽진 않더라구요.
서랍장 옆 벽면은 간이 화장대와 전신거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협소한 공간에 옷방에 꼭 필요한 전신 거울과 화장대를 둬야 하는 숙제가 있었는데, 큰 가구를 들이는 대신 책 선반에 전신거울을 올려 좌식 화장대로 쓰기도 하고 일어나서 옷 매무새도 점검할 수 있도록 배치했어요.
원래 가지고 있던 전신거울의 우드 색상에 맞춰 선반을 구입해 매치하니 마치 세트 가구처럼 통일감도 들고,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한 것 같아 뿌듯해요 :)
주방 Before
들어오기 전부터 첫 자취방에 애정을 가지고 있던 제가 유일하게 참아줄 수 없었던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그건 바로 저 싱크대 상하부장의 무늬였습니다.. 차라리 단색이면 색이라도 살려볼텐데 연두 그라데이션 타일 + 요상한 무늬의 상하부장의 조합은 가히 파괴적이었습니다🥺
주방 After
처음엔 '타일 작업도 하고 시트지로 다 가릴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작업일을 차일피일 미루며 살다보니, 다행히도(?)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의 포부에 비해 제가 요리를 잘 안하더라구요🤣
요리도 잘 하지 않는 자취생이 전셋집 주방을 뜯어 고치는건 비효율적인 것 같아 다음 집에 가져갈 수 있을만한 소품들로 무마했습니다. 패브릭 제품으로 가려주기도 하고, 일부러 더 화사한 색감을 가진 집기들을 들여 무늬로 곧장 향하는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접시 모으는 걸 좋아해서 저렴하고 귀여운 접시들을 야금야금 사모으기도 하고, 선물로도 받다 보니 벌써 접시꽂이가 꽉 찼어요. 전 제가 귀여운 접시를 좋아하길래 요리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혼자 살아보니 이거만큼 귀찮은 일이 또 없더라구요🙄 이렇게 혼자 살아봐야만 깨닫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저처럼 거창한 요리는 잘 안하지만 간단한 조리는 집에서 해먹을 계획이 있는 분들은 이렇게 튼튼하고 귀여운 세트 조리도구만 구비해 두셔도 충분할 것 같아요. 굉장히 저렴하게 주고 산 제품인데 뒤집개 끝을 조금 태워먹은것 말고는 아직 튼튼히 잘 사용 중이랍니다!
또, 저처럼 테이블을 식탁과 책상용으로 같이 쓰는 자취생이라면 식탁보 보다는 슥슥 닦아 치우기 편한 테이블 매트를 추천해요.
주방의 오른편에는 이렇게 간식 코너가 있습니다🥨 주방은 벽지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칙칙한 느낌이라 여기도 밝으면서도 바랜 듯한 색감으로 맞춰줬어요.
이렇게 브래드 박스를 열어서 야금야금 하나씩 빼먹는답니다. 박스 위에 오리가 너무 떡하니 앉아있어서 오리의 식량을 뺏어먹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거실 Before
마지막으로 거실입니다. 이 곳은 환기가 잘 안 이루어 졌는지 벽지가 눅눅한 곳도 있고 곰팡이가 핀 곳도 있어 가장 먼저 창을 활짝 열고 도배와 페인팅을 시작했어요
입주 준비를 할 시기가 딱 학기 중이어서 도배 하다 비대면 강의듣고, 도배 끝나면 과제하고의 반복이어서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 가구도 없는 와중에 강의를 위해 부랴부랴 들여놓은 책걸상과 덩그러니 피어있는 스킨답서스도 추억이 되어 어느 덧 4학년이에요😂
거실 After
그리고 현재 거실의 모습입니다. 학생으로서 지출에 한계가 있다보니 아주 최소한의 가구로 시작해 야금야금 사모으며 분위기를 맞췄어요. 거실은 전체적으로 빈티지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우선 한 면에 잔꽃 패턴이 있는 벽지를 도배하고, 중고로 앤틱한 화장대를 들인 후, 마지막으로 분위기를 차분하게 잡아줄 어두운 우드 톤의 가구들을 들였습니다.
소파도 가장 먼저 들인 가구 중 하나인데요, 조금 신중히 고를 걸 하는 후회를 살짝..😥 손님용 침대로 쓸 것을 생각해 소파베드로, 어두운 색이 오염이 덜하지 않을까 해서 차콜색으로 구입했는데요.
생각보다 침대로 쓰일 일은 정말 적었고, 집안 분위기를 생각하면 밝은 컬러가 훨씬 잘 어울렸을 것 같아요. 결국 컵 홀더 기능을 포기하고, 커버를 씌워버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답니다😅 다음 번엔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사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테이블은 가장 먼저 저희 집에 들어와, 가장 많이 옮겨다닌 가구에요. 가구를 새로 들일 때마다 느낌이 바뀌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채광이 달라져 배치도 변동이 잦았는데요, 추운 겨울엔 테이블을 안쪽에 두기도 하고, 요즘처럼 창문을 열어두기 좋은 계절엔 창가로 테이블을 옮겨요. 창가에 쉬폰 포스터도 걸어두니 바람이 부는대로 흔들리는 모습이 예쁘더라구요:)
저는 거실에 테이블을 하나 두고 식탁으로도, 책상으로도 사용 중이에요. 그러다 보니 식탁으로 쓰일 때도 테이블 위에 학용품이 너저분하면 안되니까 학용품은 트롤리에 담아 필요한 것만 꺼내 쓰고 있습니다. 저 곰돌이 시계가 멍한 표정으로 트롤리에 앉아 돌돌돌 끌려다니면 너무 귀여워요🐻
혼자 지낼 땐 이렇게 이 기본적인 배치 내에서 식사도 하고, 공부도 하고, 소파에 앉아 쉬기도 하지만 손님이 오실 때는 주로 이 테이블을 옮겨 인원과 분위기에 맞춰 배치를 바꾸곤 합니다.
잠깐 홈파티 맛보기 사진을 보여드리자면🎅🏻 작년 크리스마스때는 친구들이 많이 모일 때가 많아서 아예 거실 한복판에 테이블을 이어두고 파티를 했어요. 저희 집은 거의 한달 내내 크리스마스였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군데군데 미처 치우지 못한 크리스마스의 흔적이 남아있어요🎄 하지만 그런데로 거실 분위기와 어울리는 것 같아 그냥 커튼도 트리 가랜드도, 벽난로도 원래 있던 장식인 척 두고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장식을 고민하다 중고 화장대를 벽난로처럼 꾸민 게 마음에 들어 저희 집은 사계절 내내 벽난로가 가동될 예정이에요.🤭
모퉁이의 이 책장은 거실에 가장 마지막으로 들인 가구입니다. 거실이 너무 비어 보이기도 하고, 수납공간이 부족한 것 같아 장식장 겸 수납장 느낌으로 구매했어요. 제가 원하던 가격대에서 원하는 사이즈의 책장을 찾기가 어려워 3단 짜리를 두 개 구매해 쌓았더니 딱 적당하더라구요! 원하는 높이에 맞춰 내부의 칸을 나눌 수 있어 더욱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책장 옆 벽면은 언제든 빔프로젝터를 쏠 수 있게 비워뒀어요. 이렇게 혼자 밥 먹기 심심할 때 켜두기도 하고(주로 아따 맘마나 짱구를 봐요😙), 친구들이 놀러 왔을 때 같이 영화를 보기도 하구요.
하지만 저는 조명을 은은하게 켜두고 혼자 조용히 지내는 시간을 가장 좋아해요. 처음엔 혼자 지내는 이 적막이 어색해 계속 음악을 틀어보기도 하고 생전 들을 일 없을 것 같았던 라디오도 틀어뒀었지만, 이제는 혼자 지내는 조용한 집이 더 익숙한 프로 자취러가 되었답니다! ᐧ༚̮ᐧ
마치며
얼마 전에 봄을 맞아 식물들을 데려왔는데, 마침 남자친구와도 5주년이어서 꽃다발을 받았어요. 새로 온 화분들은 적응하라고 잠시 두고, 받은 꽃다발은 꽃병에 나눠 꼽아줬더니 거실이 화사해 매일같이 봄을 실감하네요🌼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면서, 또 첫번째 집과의 이별을 기다리면서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요즘입니다:) 더욱 많은 기록으로 구석구석 간직해야겠어요. 집과 함께 성장해가는 저의 부족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학도는 더욱 성장해서 돌아올게요.🤓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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