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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무궁무진한 가능성이니까. 나대로 채운 작은방

아파트

32평

홈스타일링

부모님과 함께

안녕하세요. 작년 겨울, '세계 여행을 하며 꿈꿔온 나만의 공간'이라는 집들이로 인사드렸던 천은희라고 합니다.  나만의 공간을 조금씩 실현 중이라는 말과 함께 끝을 맺었는데, 그 말처럼 이후에도 제 방은 많은 모습을 거쳐 가며 조금씩 제가 꿈꾸던 공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표현하지 못한 공간이 남아있어 완성이라 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미완성인 제 공간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이렇게 다시 키보드를 두드려봅니다.

전에는 방의 before 모습과 함께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지금은 현재의 방을 더 자세히 보여드리는 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32평 아파트 안에서 2.5평정도 되는 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작은 방이다 보니 가구나 짐이 많아질수록 공간 분리를 확실히 해야지 방이 답답해 보이지 않더라고요. 지금의 제 방은 4개의 공간으로 말 할 수 있는데, 한 곳 한 곳 자세히 표현해 보도록 할게요.

1)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휴식 공간, Resting

제 방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뽑으라면, 망설임 없이 이 공간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해가 지는 시간에 측면에서 들어오는 노을, 빛을 받아 반짝이는 썬캐쳐,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식물들과 가득 쌓여있는 책 냄새 그리고 안락한 의자까지. 퇴근 후 집에 들어와서 방에 들어가면 해가 지는 이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몇 번을 봐도 예쁘다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마음에 드는 공간이랍니다.

처음엔 창문 옆에 있는 벽면에 선반을 놓고 책을 가득 쌓아 올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하지만 사이즈가 애매해서 시중에 나와 있는 선반은 맞는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원하는 사이즈로 목재를 주문한 뒤, 스테인을 칠하고 못질을 해봤답니다. 다행히 벽면이 합판이라 쉽게 제작할 수 있었고, 원하던 사이즈대로 하니까 더 마음에 드는 선반이 만들어진 거 같아요.

다음엔 화이트 테이블에서 원목 책상으로 바꿔 방 분위기에 통일감을 줬어요. 밝은 원목보다는 어두운 걸 좋아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방이 어두워졌지만, 책상이 가격대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심플해서 후회 없는 선택이었답니다. 

하지만 책상을 들이기 전부터 조금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방이 좁아 계속 미루고 미루다 결국 안락의자를 구매해버렸죠. (고민은 그저 배송만 늦출 뿐...) 

그렇게 완성된 현재의 모습입니다. 포스터도 새로 제작해서 붙이고 엄마가 젊었을 적 모았던 엽서와 책 표지 등으로 심심해 보이는 벽면을 가득 채운 후의 모습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생에 미니멀을 없구나..."라고요. ㅎㅎㅎ 너무 빈틈없는 맥시멀인가 싶긴 하지만, 그래도 전 역시 맥시멀이 좋은 거 같습니다. ㅎㅎㅎㅎ

틈만 나면 가구 배치를 바꾸곤 했는데, 아마 이 공간은 꽤 오래도록 변하지 않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에요. 겨울이 되면 노을과 함께 보이는 이 풍경을 잠시 못 본다는 게 벌써 아쉬울 따름이네요. 남은 시간 동안 아름다운 방을 맘껏 마음에 담아두고 내년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2 ) 쓰고, 보고, 먹고 즐기는 Working

working이라고 적었지만 글을 쓰거나 영화를 보거나, 맥주를 마시기도, 취미 생활을 즐기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원목 책상이 메인이 되는 공간이죠.

지금은 친언니가 선물해준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호시탐탐 아이맥을 노리는 중이에요. 하지만 지르기에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할부의 노예가 되어야 하나 싶어서 아직 구매하지는 못하고 있답니다. (갑자기 좀 전에 쓴 문장이 생각나네요... 고민은 그저 배송만 늦출 뿐...ㅋㅋㅋ)

책상 위 선반은 직접 만들었어요. 이것 역시 마음에 드는 미니 선반이 없어서 원목을 구매해 만들었는데, 구매 당시 사이즈를 착각해서 톱질까지 하게 된 그런 고생스러운 선반이죠. 비록 자세히 보면 허접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되니까요! ㅎㅎㅎ 나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어요.

3 ) 벗어나기 힘든 매력 Sleeping

다음은 침대가 있는 공간입니다. 안락의자와 책상 덕분에 침대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방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에요.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며 핸드폰을 하다 보면 시간은 왜 그리 쏜살같이 흘러가는지요! TMI지만 주말 아침 눈을 뜬 이후 바로 일어나지 않고 침대에서 핸드폰을 하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 편이랍니다. ㅎㅎ

침대 뒤편에 자리한 타일 테이블과 모듈 선반은 직접 제작했어요. 이렇게 보니 제 방에 제 손을 거친 것들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되네요. 혹시 무언가를 만들게 된다면 모듈 선반을 적극 추천드려요! 원하는 사이즈대로 만들 수 있고, 전부 맞춤 제작으로 주문해서 할 건 그저 망치질뿐!

만들기 전에는 어려울 줄 알았는데 망치 질도 뚝딱 돼서 선반 하나 제작하는데 30분도 안 걸렸답니다. 들인 시간에 비해 만족도는 높아서 비어있는 공간에 또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최근에 인센스를 처음 접해봤는데 이걸 왜 이제야 구매했나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들어서 하루에 한 번은 향을 피우고 있어요. 아마 유독 좋아했던 인도 여행의 향기가 나서 추억에 젖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조만간 다른 향들도 구매해볼까 하는데 추천해줄 향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4)  나를 변화시키는 Changing

아마 제 방에서 가장 자신 없는 공간이며, 제일 완성도가 낮은 공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옷이나 화장품 등 외모를 꾸미는 것에 큰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방을 꾸밀 때도 옷장이 있는 이 공간은 손이 잘 가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좁은 방이라서 옷이 별로 없는 점은 큰 장점이 되는 거 같아요.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낮은 3단 서랍장만으로도 충분해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거든요.

위에서 말씀드렸던 모듈 선반을 제작하고 싶은 빈 공간이 바로 서랍장 옆 공간이에요. 당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저의 귀찮음은 시간이 더 흐른 뒤에야 '해볼까?'라는 마음이 들겠지만, 완성 후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마무리,

아직은 미완성인 제 공간, 저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저의 방이 미완성인 채로 남았으면 해요. 미완성이라는 건 앞으로도 저의 생각과 느낌을 무궁무진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에요.

예전에 사진을 찍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곤 했는데, 사진만큼 그 사람의 시선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건 없다고 말이에요. 같은 풍경을 찍어도 사람마다 다른 사진이 나오듯, 사진은 그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죠. 집 또한 그런 거 같아요. 하나둘 자신의 느낌대로 표현한 집은 아무리 같은 가구를 사용했더라도 서로 다른 느낌의 집을 보여주곤 하죠. 어쩌면 사진 보다 더, 집이라는 공간은 그 사람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앞으로도 '가장 나 답게 만들어줄 공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저를 표현하고 싶어요. 저의 방을, 천은희라는 사람을 앞으로도 기대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만 마침표를 찍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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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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