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일상의 치열함은 잠시 내려놓고 살아요
"어떤 공간에 머무르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가정해 봐요. 그 순간만큼은 우리의 머릿속에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자유롭게 그려내지 않을까요. 저라면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것 같아요. 행복의 어디쯤에서 말이죠.
어쩌면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의 모습이 어떤 형태를 띠고 있더라도, 그곳에 머무르는 '나'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우리는 매일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의집을 통해 세 번의 온라인 집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제 글을 읽고, 인테리어에 도전하게 된 분들의 메시지를 받기라도 할 때면, '나의 글이, 또 내가 꾸며내는 공간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으며 저 역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이렇게 네 번째 온라인 집들이도 할 수 있게 됐고요.
세 번째 온라인 집들이 때 제가 이런 말을 적었더라고요.
'여전히 제 공간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세 번째 온라인 집들이를 씁니다.'
이 짧은 문장이 지금 글을 쓰는 제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네요. 아마도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도면
처음 이곳을 계약하고 머릿속에 떠올린 단어들은 '서점' , '영화관' , '식물원' , '카페' 였어요. 그 앞에 붙이고 싶었던 말은 '온전히 나만의'라는 수식어였어요.
2년이 지난 지금, 공간은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거실
가구의 위치를 바꾸거나 새로운 가구를 들여놓고 그 안에 소품들을 채워 넣거나 비워내는 일. 이따금 이 같은 일련의 행동들을 반복할 때면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순히 공간에 새로움을 더해내는 것이 아니라, '또 한 번 내가 변해가길 원하고 있구나.'라고요
'단순함의 미학'이라는 말도 있죠. 특별하게 꾸며내지 않아도,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는 것들. 통일성 있는 톤의 가구와 소품들로 공간을 채웠어요.
인테리어에 있어 공간 구조 자체의 매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가구'와 '소품'들이 빚는 조화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 거예요. 어렵게 느껴질 때면, 비슷한 질감이나 색상으로 맞춰 공간에 통일성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온라인 집들이를 쓸 때마다 적었던 부분인데, 지금도 여전히 종종 듣고 있는 질문이 있어요. 바로, 식물에 대한 관리법이에요.
신중하게 들인 식물들이 말라가는 모습을 보면, 참 마음이 아프죠. 그건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식물에 대한 '이해와 관심' 이겠죠.
식물이 안타깝게 죽는 건 단지 이해가 부족하고 관심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순 없어요. 하지만 집 안 내부의 '환기', '햇빛이 들어오는 정도', '온도' 등 이 외에도 수많은 조건들이 존재하잖아요. 하나의 정해진 기준에 따라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 맞춰 식물을 관리하는 것이 오랫동안 식물을 키워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처음부터 큰 크기의 화분을 놓기보다는 작은 화분부터 시작해 점점 화분의 크기를 키워나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해요.
위에서 언급했듯, 통일감 있게 인테리어를 하게 되었을 때 자칫 밋밋해져 아쉬워 보일 수 있는 부분들은 이렇게 '패브릭 포스터'라든지, 저처럼 '화분'의 색을 통해 포인트를 주는 것도 방법이에요.
노란 소품들은 원목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는 역할을 해요.
사진에 보이는 조명은, 사실 판매하는 제품은 아니에요.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정말 마음에 드는 조명을 발견하게 되어도 구매를 주저하게 될 때가 있어요. 바로 가격적인 문제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조명 갓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스탠드 자체는 괜찮아 보일 때 '조명 갓'을 따로 구매해요. (검색 창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몇만 원짜리지만 그 이상의 분위기를 연출해 준답니다.
사진을 보시다 눈치채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하나의 소품이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이건 바로,
일명 ' 두꺼비집 가리개'에요. 저도 오늘의집을 통해 구매하게 되었는데, 아주 마음에 들더라고요.
오래된 집에 살다 보면 미관을 해치지만 제거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가령, 보일러 스위치 같은 것들이요. 제거할 수 없다면 가려버리는 것. 인테리어의 기본 법칙이죠. 저와 같은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은 이런 식으로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침실로 들어가기 전 공간이에요. 역시, 오래된 집들은 그에 걸맞은 '방문'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 당시에 예뻐 보이던 것들이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촌스러워지고 분위기를 해치기도 하죠.
처음 이 집에 들어올 때 문을 새하얗게 페인트칠 했는데요. '문을 없애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시도를 해보았더니, 정말 좋더라고요.
그리고 그 자리에는 이렇게 가리개 커튼을 설치했어요. 낮 시간 동안에는 커튼을 묶어 두었다가, 잠들기 전 또는 뭐랄까 방해받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 때면 커튼을 펼쳐 공간을 가리곤 해요. 여기서 하나의 의견을 더하자면, 완전히 가리는 커튼보다는 문에 비해 비교적 짧은 커튼을 이용하는 거예요. 답답함은 줄이고 아늑함은 더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침실
소품들을 가득 채워 넣는 것이 공간의 완성이라고 느꼈죠. 과거의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의 제가 느끼는 건 당연히 가득한 것도 좋겠지만 때로는 비워냄으로써 채워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특히나 침실은 다른 누구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공간이니까요.
저는 헤드가 없는 침대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어요. 없는 게 좋고 있는 게 안 좋다기보다는, 좁은 공간을 활용하다 보면 많이들 느끼실 거예요. 단 몇 센티미터의 차이가 인테리어를 좌우한다는 것을요. 이처럼 좁은 공간에선 헤드가 없는 프레임을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침실에서 바라본 커튼의 모습이에요. 못을 박을 필요 없이, 커튼 봉을 활용해 손쉽게 설치를 했어요.
주방
2 년 전, 가장 고민이 많이 됐던 부엌 공간이에요.
좁은 공간은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늑함을 느끼게도 만드는 것 같아요. 조화 식물들을 활용해 포인트를 주었고, 여행 중에 찍었던 사진들을 붙여두었어요.
좁은 부엌을 가진 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요리하기가 불편하다는 것일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 역시, 주저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공간'이 중점이 아닌 하고자 하는 '의지'에 중점을 둔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마음 덕분에, 이따금 지인들을 초대하거나 혼자서 요리를 하곤 해요. (언젠가 이사를 간다면, 큰 부엌이길 바라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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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온라인 집들이를 준비하면서, 오랜만에 제가 써두었던 글들을 다시 읽게 되었어요. 괜히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이때는 이런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었구나' 혼잣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영화 '싱스트리트'의 장면 중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하지 마. 시간 낭비일 뿐, 당당히 맞서고 뒤돌아 보지 마."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하면 모두들 의문을 더했는데 지금은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게 된 것 같아요. 비교적 빨리 관심을 더한 덕분에, 이따금 지인들에게 인테리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받곤 해요. 그럴 때마다 늘 똑같은 말을 하죠.
"일단 시작해. 머릿속에 그려내는 것들을."
어쩌면 모든 시작이 그렇지 않을까요? 공간의 변화처럼, 나를 변화시키는 것까지도요. 그 사이에서 우리의 몫은 수많은 의문을 넘어 '시작'을 더하는 거예요. 아, 그리고 어떤 공간에 머무르고 싶냐고요?
그건, 지금 제가 머무르는 공간의 모습일 거예요.
-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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