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셋집이라고 포기하지 마세요!
'전셋집'이라는 상황 아래 좌절만 하지 않고, 2년동안 천천히 가족 모두가 행복 할 수 있는 집을 그려나간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의 공간
안녕하세요. 저는 10여년 동안 인테리어 기획 일을 하다 현재는 24개월 딸을 키우며 “스타일앳홈”이라는 리빙 브랜드를 운영중인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겸 컬럼리스트 입니다.
인테리어 회사에 다닐 땐 너무 바쁜 일정에 오히려 저희 집을 집을 꾸밀 시간은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딸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우리 가족이 우리 집에서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집에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되고, 소소한 변화들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 이 집은 결혼 후 두 번째로 이사한 집이에요. 올해로 3년째 살고 있죠.
사실 이 집은 전세인데, 전세대란이었던 시기에 집을 구하게 되다보니 저희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 전세로 나오는 매물이 있으면 당장 계약을 하는 상황이었어요.
처음엔 이 집을 보고 한숨이 절로 나왔어요. 근데 또 전세다 보니 전체적으로 고치기도 힘들잖아요. 그나마 다행인 건 집에 거추장스러운 몰딩장식이나 이런 건 없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손 보면서 살자는 마음으로 계약을 하고 지금까지 조금씩 스타일링 하고 있어요.
거실은 딸아이에게 내어준 공간이에요. 어쩔 수 없이 거실은 아이 놀이방으로 변하더라고요. 그래서 거실은 아이가 놀기 좋은 곳으로 꾸미고, 다른 공간들을 열심히 제 취향대로 스타일링 했어요.
침실은 사계절마다 스타일링을 다르게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근데 사실 거창한 게 있는 건 아니고 베딩 스프레드 컬러나 쿠션, 액자만 다르게 해 줘도 분위기가 바뀌더라고요.
이번에도 여름이니까 블루계열의 스프레드와 상큼해보이는 식물액자로 휴양지 느낌이 나게 변화를 줬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마음에 들어요. :)
침대 옆에 있는 빈백은 주로 딸아이를 재우고 나서 TV보면서 맥주 한 잔 하는 곳이에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주는 곳이죠.
주로 TV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빈백에 앉아서 하는데 너무 편안해요. 또 빈백 덕분에 침실이 더 아늑해지는 느낌이에요.
특히나 침대는 구매한지 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튼튼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지금까지 만족스럽게 함께 하고 있어요. 게다가 액자나 화분 등 소품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다 무난하게 잘 어울려서 좋아요.
저는 일단 바꾸기 어려운 벽, 천장, 바닥 등을 베이직 하게 한 다음 액자나 러그, 소품 등을 레이어드 해서 스타일링 하는 걸 좋아해요. 그러면 계절에 맞춰 변화주기도 쉽고요. 여기도 제 작업실로 사용하게 되면서 제가 좋아하는 느낌에 맞춰서 약간의 데코레이션을 더해줬어요.
아이방은 장난감이 대부분 컬러풀한 것들이다 보니 최대한 벽지나 가구, 큰 장난감 등은 화이트나 파스텔로 고르려고 했어요. 이것들까지 컬러풀해지면 너무 산만해 보일 것 같아서요.
너무 엄마 스타일에 맞춘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이도 좋아해줘서 마음이 놓여요.
아이가 방에서만 놀면 지루해하니까 아이방은 그림 그리거나 주방놀이 하는 공간으로, 거실에서는 책 보고 미끄럼틀 노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아이도 왔다갔다 하면서 다른 놀이를 할 수 있으니까 덜 지루해 하는 것 같아요.
아이방을 꾸미면서 고민 중 하나는 역시나 '수납'이었어요. 수납을 어떻게 하지 하고 들여다보면 대개 장난감 수납이 고민인 거에요. 그래서 저도 장난감 수납장을 2개정도 사서 놓고, 책은 아이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수납하고 있어요.
또 아이방 베란다에도 수납장이나 서랍장을 둬서 아이 계절용품은 그 쪽에 수납하려고 해요.
아, 욕실은 정말이지 처음 이사왔을 땐 답이 없었어요. 계속 살면서 조금씩 손 보고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모습은 얼마전에 스타일링을 마친, 자칭 휴양지 컨셉의 화장실이에요.
얼마 전, TV를 보다가 발리 풀빌라를 봤는데 너무 가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당장은 못 가니까 우리집에 그런 휴양지 같은 공간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화장실을 바꿔볼까?' 했죠.
당장 이케아랑 H&M으로 달려가서 몇 가지 소가구랑 소품들을 사와서 배치하니 제법 괜찮은 공간으로 바꼈어요!
스텝스툴은 딸아이에게 필요한 거라서 사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마련하게 됐어요. 스텝스툴과 선반, 라탄바구니 모두 이케아 제품인데 욕실 전용가구로 나온 라인이라 그런지 습기에도 강하고 무엇보다 튼튼해서 마음에 들어요.
사진엔 안 보이지만 욕조쪽에 샤워커튼이 달려있어요.
샤워 할 때는 바닥의 러그를 살짝 접어놓고 커튼을 욕조 안으로 해서 최대한 물이 바깥으로 안 튀게 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관리하기 어렵지 않아요! 바로바로 환기 시켜주고 평소엔 청소기로 먼지 제거하고, 샤워하고는 물기만 닦아주면 간단해요!
원래 거울 프레임은 녹이 슨 스테인리스 재질이었는데 다크그린과 그레이가 믹스된 컬러로 셀프 도장해줬어요.
잡지꽂이는 원래 있던건데, 거울 프레임 도장할 때 같이 도장한 부분이에요. 휴양지 컨셉이니 야자수 느낌의 액자를 데코로 걸어뒀어요.
갈색 젠다이는 처음부터 집에 되어 있던건데, 원래는 정말 마음에 안 들어했던 부분이에요. 도장을 할까 여러 고민들을 했었지만, 결국 그냥 두기로 했죠. 다행히 지금 욕실 컨셉이랑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집에 가고 싶은 공간 하나 있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그 과정도 너무나 즐겁고,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있으면 늘 마음 한 켠이 뿌듯하죠.
사는동안 천천히, 믹스매치를 눈여겨보세요!
사는동안 정말 천천히 변한 집이에요. 처음엔 남편이랑 저 둘 뿐이었는데, 아이가 태어났고 또 커가면서 그에 맞는 공간으로 바뀌게 되고, 스타일도 변하게 됐죠.
천천히 하다 보니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아이가 있으니 아이를 위한 집과 어른을 위한 집 사이의 교집합을 찾는게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이도 중요하지만 저랑 남편의 라이프스타일도 중요하니까요. 다행히 지금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집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인테리어 팁은 정말 최대한 많이 보고 조그마한 부분이라도 실행하는 거에요. 그럼 정말 감각이 늘어가는 게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저는 되도록 저렴한 제품들을 애용하려는 편인데 간혹 조명이나 1인 체어 같은 건 약간 비싸더라도 좋은 걸 구매하면 확실히 집안 분위기가 달라지긴 하더라구요. 패션도 저렴한 옷에 좋은 스카프나 악세서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스타일이 확 살아나는 것처럼, 인테리어도 적절히 믹스매치를 잘 하면 큰 돈 안 들이고도 스타일리쉬 하게 꾸밀 수 있는 것 같아요.
위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집이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만족 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있다고 해서 아이에게만 모든 걸 맞춘다면 부모들은 집이 단순히 고된 '육아의 현장'이 되어버릴 거에요. 그렇다고 해서 부모 입장만 생각해서 아이를 하나도 고려하지 않은 공간이어서도 안 되고요. 적절히 타협하고 모두가 만족 할 수 있는 그런 집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집안에서 아주 작더라도 어느 공간 하나쯤은 내 마음을 흐뭇하게 해 줄 수 있는 정말 예쁜 곳이 있다면 집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 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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