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공간 안에 소중한 시간이 가득.
안녕하세요. 저는 자유 일꾼 민트리입니다. 1인 출판과 함께 편집, 번역, 디자인 등을 합니다. 얼마 전엔 직접 집필한 <이것도 출판이라고>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 반려인 간재리와 작은 빌라 1층에서 삽니다. 2주 전부터 고양이 모카리도 함께 살게 되었어요. 요즘은 새 식구에 맞춰 조금씩 집이 변하고 있답니다.
저와 간재리는 2007년에 만나 2014년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어요. 만화, 사진, 영화,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습니다. 가끔 여행도 가지만, 요즘엔 집에서 노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커플입니다.
지금 사는 집에 이사 오기 전엔 빌라 반지하에서 4년 정도 살았어요. 그 후 2016년 유럽으로 48일 동안 함께 배낭여행을 다녀왔죠. 오랫동안 사귀었지만 같이 해외여행을 떠난 건 처음이었어요. 여행 중 각 도시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며 도시마다 다른 집 구조와 인테리어를 접하니 공간에 관한 생각을 많이 나누게 되었어요. 높은 천장이 좋다든가, 큰 창문이 있으면 좋다든가, 노란색 벽이 예쁘다든가, 집주인의 개성이 느껴지는 집이 좋다든가 말이죠. 다양한 공간에서 지내다 다시 돌아오니 반지하의 집이 너무 어둡고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당시엔 정기적인 수입이 없는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원하는 조건은 1층 위로 올라가는 것, 평수는 좁더라도 층고가 높고, 남향은 아니더라도 하루 중 잠깐이라도 빛이 들어오는 집이었으면 했죠.
집과의 첫만남
두 달 정도 집을 찾아다니던 중, 우연히 공인중개사가 일단 한번 구경하라며 보여준 곳이 지금의 집이에요. 그땐 쉐어하우스로 사용 중이던 집이라 방마다 침대가 있어 게스트하우스 느낌이 나는 공간이었어요.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이었고 대부분 이케아 제품으로 채워져 있어요.
부엌 싱크대, 후드, 조명은 모두 이케아 제품이었고 드럼세탁기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큰 방엔 두 개의 침대가 놓여 있고, 방마다 벽걸이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수납공간이 많진 않았지만, 창문이 돌출형인 게 마음에 들었어요.
현관 오른쪽은 원래 부엌과 일자로 트여있는 공간이었는데 가벽을 세워서 방 하나를 만들어 놓은 상태였습니다. 저 신발장이 거슬려서 제거하기로 했는데 한동안 저곳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채 지내야 했죠.
이렇게요. ^^;
집이 크진 않지만, 층고가 비교적 높은 편이고, 잠깐씩 해가 들고, 상부장 없는 부엌과 돌출형 창문이 있어 마음에 들었어요. 이전에 리모델링한 지 3년밖에 지나지 않은 집이라 깨끗하게 도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살던 집과 500m 떨어진 곳이라서 생활권이 크게 바뀌지 않는 점도 좋았어요. 홍대에서 안쪽으로 들어온 동네라 높은 빌딩이 거의 없어 분위기가 차분하고, 여기저기 걸어 다니기 좋았거든요. 간재리와 조금 고민하다가 이 집으로의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12평 남짓의 방 3개 있는 집에 함께 자리를 잡았어요.
도면 이름은 새 식구 '모카리'의 이름을 따서 지었어요. 도면 그림은 못 말리는 초보 집사 간재리가 그렸습니다. 방의 용도는 확실하게 나누었어요. 가장 작은 방이 옷방, 중간 크기의 방이 침실, 큰 방이 서재 겸 작업실이 되었어요.
작고 오래된 집에서 다시 시작
작고 오래된 빌라였지만, 내 생각을 조금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참 기뻤어요. 방이 3개라 용도별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어 좋았고요. 특히 저에게 집은 쉬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일하는 공간이기도 해요. 직접 만든 책과 그림책, 디자인 작업물을 전시하거나 연출하는 공간이죠. 간재리에겐 퇴근하고 돌아와 푹 쉴 수 있는 쉼터이자 놀이터예요. 그래서 지금 집은 철저하게 두 사람의 생활 패턴에 맞춰 꾸몄어요. 어떤 사람에겐 불편하고 이상하겠지만, 우리에게만은 자연스러운 집이라고 생각해요.
예산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가전가구는 사용하던 제품을 최대한 활용하고, 청소하기 쉽도록 선반이나 다리가 있는 수납장을 구매하기로 했어요. 어릴 때부터 책으로 모든 실용 지식을 접해온 저는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 <잘 버리는 방법> 같은 책이나 글을 참 좋아했거든요. 청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적은 힘으로 효과적인 청소를 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와 같답니다. 작은 집일수록 조금만 어지르거나 물건이 하나만 늘어나도 공간이 확 좁아 보이기 때문에 항상 여백을 남기자는 마음가짐으로 물건을 선택해요.
사진은 저와 간재리가 찍은 사진이 섞여 있어요. 집이 변해온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예전 사진도 잠깐씩 등장해요. 처음으로 공개된 곳에 집 사진을 올리려 하니 민망해서 정리 정돈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실제 생활 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평소 모습 그대로 찍었답니다.
구멍을 메워 만든 현관 갤러리
뻥 뚫려 있던 자리를 나무 가벽으로 메꾸고, 단열 벽지를 발랐어요. 입구 오른쪽 공간이 넓지 않기 때문에 큰 신발장을 놓으면 답답할까 봐 이케아에서 발견한 3칸 신발장을 두었어요. 서랍 윗부분을 당기면 신발을 세워 넣을 수 있도록 열리는 방식이라 깊이가 얕아 우리 집에 딱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안에 칸막이를 설치할 수도 있어 여름 신발은 한 칸에 5~6켤레까지도 넣을 수 있어요. 오른쪽 위칸엔 3단 우산과 가끔 공원에서 갖고 노는 원반 등을 수납했어요. 문이 꽉 닫히는 게 아니라 통기가 잘 된단 장점도 있고요.
신발장 위엔 선반을 달아 간재리가 찍은 프라하 여행 사진을 두었고요. 오른쪽 두꺼비집 위엔 7년 전에 산 KEEP CALM 액자를 살포시 걸어놨어요. 신발 장 바로 위엔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이것저것 배치해보곤 해요. 지금은 제가 쓴 책과 제가 그린 그림, 간재리와 찍었던 사진, 간재리가 좋아하는 선인장 소품을 두었답니다. 액자나 소품 하나만으로도 현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재밌어요. 언젠가는 스킨답서스 가지를 꺾어 물꽂이를 해놨더니 엄청나게 잘 자라는 거예요. 그래서 무한 증식시켜 지금은 집 안에 스킨답서스만 7개 정도가 있어요. 저와 같은 식물 무식자도 마음 편히 기를 수 있는 유일한 식물이었죠. 이땐 스킨답서스가 하도 많아 신발장 위에 조르르 놓은 적도 있어요.
일부러 화병을 사는 대신 음료를 마시고 남은 예쁜 유리병을 활용하고 있어요. 요즘은 워낙 예쁜 패키지가 많아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활용하게 돼요. 아마 집안 곳곳에서 비슷한 소품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큰 창문이 있는 부엌
부엌은 상부장 대신 창문이 보이는 게 좋아 선반과 작은 수납장을 활용하여 물건을 수납하기로 했어요. 이케아의 스테인레스 레일을 설치해 컵이나 가위 같은 집기를 걸어놓았고요. 싱크대가 좁기도 하고, 가전을 놓을 공간도 넉넉하지 않고, 다양한 요리를 하는 편이 아니라서 부엌 가전은 거의 사지 않았어요. 오히려 원래 쓰던 전기밥솥도 요새는 사용하지 않아요. 일단 밥을 잘 해 먹지 않고, 보온 기능을 오래 켜두면 밥맛도 떨어지고, 전기세도 많이 나온다고 하여 압력밥솥과 비상용 햇반을 구비하기로 했어요.
원래 쓰던 322L 기본 냉장고와 광파 오븐을 넣으니 공간이 딱 맞았어요.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 식재료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금방 상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오랫동안 보관 가능한 장류와 당장 해먹을 식재료만 보관하는 생활 패턴이 생겼어요. 요즘에는 쇼핑몰마다 새벽 배송이 워낙 잘 되어 있으니 음식을 쟁여 놓을 필요도 없고요.
상부장 대신 선반을 달아 수납공간을 만들기로 했어요. 오른쪽 벽엔 2단 선반을 달고, 창에도 넓은 선반을 설치했어요. 2단 선반엔 주로 커피, 차와 관련한 도구를 올려놓았어요. 오랫동안 핸드드립 커피를 주로 마셔와서 핸드드립 도구만으로도 1단이 꽉 차더라고요.
어느 날 집에 와보니 부엌 천장에 검은색 얼룩이 있는 거예요. 간재리에게 물어보니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부엌에 남은 흔적들로 추리해보니 간재리가 돈까스 소스를 새로 뜯을 때 천장까지 튄 거였어요. 근데 그 모양이 뭔가 재밌더라고요.
예전에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냐에 놀러 갔을 때, 티볼리 공원에 있는 국제 그래픽 아트 센터에 간 적이 있어요. 티볼리 멘션이라는 건물이었는데, 무려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오래된 건물이었죠. 내부는 아트 센터답게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했는데요. 입구 쪽의 천장을 보니 벽지가 살짝 뜯어져 있고, 그 사이로 예전 건물 벽지를 일부러 보이게 해두었단 걸 알 수 있었어요.
작지만 큰 위트의 힘이 느껴졌어요. 옛 건물의 흔적을 드러내는 방식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죠. 돈까스 얼룩을 봤을 때 지워야겠단 생각보다 류블랴나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이야기가 담긴 흔적이 남을수록 우리 인생의 순간들이 집 안에 켜켜이 쌓이는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하는 동안 경험한 모든 게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집을 가꾸며 살아가는데, 여행의 추억을 통해 지속적인 영감을 얻는다는 게 참 좋죠.
냉장고 안쪽의 드럼 세탁기는 원래 있던 제품을 그대로 쓰고 있어요. 이사 온 후 전문 업체를 통해 전체 통 세척을 했어요. 원래 설치되어 있던 2구짜리 빌트인 인덕션이 고장이 나서 4구짜리 인덕션을 가족에게 나눔 받아 사용 중입니다. 가스렌지 후드와 조명은 원래 설치되어 있던 거예요.
냉장고 앞엔 사야 할 식재료를 적기 위해 포스트잍과 연필을 붙여 뒀어요. 이 인형은 5년 전쯤 자전거샵에서 자전거를 사고 서비스로 받은 거예요. 자석으로 된 네 발바닥이 있어 자전거에 붙여 놓을 수 있는데, 자전거를 판매한 후엔 냉장고에 붙여두니 좋네요.
안쪽 공간엔 스테인레스 선반을 달아 냄비와 후라이팬 등을 걸어두었답니다. 원래 주방용 선반이 아니었지만, 높게 달아 냄비류를 놓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 구매했어요. 자주 쓰는 후라이팬을 밖에 걸어 놓으니 하부장에 보관할 때보다 사용하기가 더 편하더라고요. 바로 씻어서 말리기도 좋고요. 냉장고 옆면엔 자석으로 된 조미료 수납 선반을 붙였어요. 키친타올도 걸 수 있어서 유용해요. 냉장고 위엔 세탁 세제와 여분 휴지 등을 보관하는 수납장을 올려뒀죠. '돌각 자연산'이라 적힌 종이는 시장에서 산 미역 포장지 디자인이 멋져 걸어두었어요. 전 집안 곳곳에 뜬금없이 배치하는 걸 좋아해서 간재리가 가끔 이상하게 여기는데요. 워낙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재미있는 배치를 시도하는 취미를 갖게 됐어요. 알아차린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부엌 전면 선반에 놓인 드럼스틱처럼요. 그걸 보고 간재리가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에요. 간재리 웃기기가 저의 소확행이거든요.
후드 밑 타일은 실제 타일이 아니라 시트지예요. 요즘은 꽤 그럴듯한 타일 모양의 시트지가 나오더라고요. 싱크대 뒤쪽 벽면의 정사각형 흰색 타일과 비슷해 붙였더니 꽤 잘 어우러졌어요. 기름때 같은 오염도 잘 닦이고요.
싱크대 오른쪽엔 좁은 다용도실이 있어요. 위쪽에 빨래 건조대가 있고, 안쪽엔 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죠. 벽 쪽으로 통조림이나 쌀, 과일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선반을 두었더니 빨래를 널 때는 배를 한껏 집어넣고 해야 한답니다.
가끔 이 공간에 잡다한 물건을 계속 쌓다 보면 복잡할 때가 있어요. 날을 정해 한 번씩 싹 청소하고 정리하면 기분이 개운해져요. 요즘엔 모카리가 집안 구석에 숨어 있어 찾기 어렵기 때문에 집을 더욱 깨끗하게 정리하고 있어요.
식탁은 확장형이라 항상 한쪽 날개를 접고 있는데, 역시 좁은 공간을 활용하기엔 참 좋아요. 그리고 유사시엔 양쪽 날개를 확 펼쳐 쓸 수 있으니 든든하고요. 식탁에 둔 믹서기나 전기 포트는 오래 쓸 수 있는 스테인레스 제품으로 골랐어요. 흰색 토스터는 친구 랭보님 집에 놀러 갔다가 그 집에 새 토스터가 배송되는 바람에 버려질 운명에 처한 제품을 얻어왔죠. 직접 사기엔 애매했던 가전이었는데 나눔 받고 빵을 구워 먹을 수 있어 좋아요. 토스터 덮개는 다른 친구인 하정님의 선물인데 물건을 쓸 때 친구들을 떠올릴 수 있어 집에 혼자 있을 때도 따뜻한 기분이에요.
여러 분야의 책을 좋아해 요리나 인테리어 관련 책도 몇 권 갖고 있는데요. 서재에 다 모아두지 않고, 부엌에 따로 놓으니 좋더라고요. 식탁에서 심심할 때 보기도 하고, 기분이 내키면 책에 나온 레시피를 따라 해볼 수도 있고, 나름의 인테리어 효과도 있는 거 같아요.
거의 전자렌지로 사용하는 광파 오븐 위 그림은 서로 재능을 공유하는 친구들 모임인 어깨동무에서 함께 그린 그림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친구가 일단 모작으로 시작해보자 하여 마티스의 그림을 따라 그렸어요. 부엌과 잘 어울리는 색감이라 이곳에 두었더니 항상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낮에 잠깐 해가 들어올 때의 빛이 좋아 식탁에서 일하기도 해요. 한여름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볕을 맞으며 아이스 커피 한잔할 때의 기분은 정말 끝내주죠.
간재리와 저는 13년 전 사진을 찍다가 처음 만났어요. 지금도 사진을 찍는 게 소소한 취미생활인데, 둘 다 집에 있을 땐 부엌 사진을 참 많이 찍어요. 부엌 때문에 이 집을 선택했을 정도라니까요. 가끔 부엌 풍경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찾게 되더라고요.
낮에도, 밤에도, 자꾸 찍어서 매번 다른 부엌 풍경 사진이 참 많이 쌓였어요. 첫 번째 사진은 전면에 선반을 달기 전이에요. 오늘의집에 처음 올린 사진이기도 해요. 깨끗하면서도 약간 썰렁한 느낌이 있죠. 오른쪽 선반 위에서 무럭무럭 자라던 아이비는 말라버리고 말았어요.
동쪽에 가까운 남향집이라 오전엔 서재로 해가 들어오고, 오후엔 부엌으로 해가 들어와요. 그래서 오후엔 다육식물을 싱크대 앞에 쪼르르 세워 놓고 일광욕을 시켜줍니다.
노란빛이 들어오는 옷방
유럽 여행 중 수많은 에어비앤비를 경험하며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한 집에서 지냈는데요. 그중에서도 프라하에서 일주일 정도 지낸 집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친절한 호스트가 좋았고, 집도 아늑하고 편안해 간재리와 저 둘 다 베스트로 꼽은 집이었죠. 특히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밝은 노란색 벽이 인상적이었어요. 다시 프라하에 가게 된다면 또 그 집에서 지내고 싶어요. 그곳을 떠올리며 샛노란 색으로 벽을 칠하고 싶었지만, 대공사가 될 테니 고민 끝에 노란색 천을 사서 창문 쪽에 걸었어요.
해가 비칠 때 샛노란 빛이 방 안으로 들어와서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돌출형 창문엔 원래 서류나 책을 쌓아뒀었는데요. 모카리가 조용히 개인적인 볼일을 볼 수 있도록 화장실을 올려두었어요. 공간이 조금 좁아 창문 하나를 떼어내야 했죠. 떼어낸 창문을 그 아래 살포시 내려놓았는데 느낌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컬러풀한 그림을 창문에 그려보고 싶기도 해요. 아직은 간재리 눈치를 보느라 참고 있습니다. 창문 안쪽으로는 모카리가 들락날락하며 편히 지낼 수 있도록 고양이 이동장을 열어 두고, 위에 스크래처를 올려두었어요. 모카리가 사색을 즐기는 공간이에요.
순간포착이라 모카리의 눈이 매섭게 나왔지만 좋아하고 있는 거 맞답니다.
옷방은 가장 작은 방이라 최대한 효율적으로 옷을 수납해야 했어요. 문이 있는 옷장과 행거 사이에서 고민했는데요. 옷장이 천장까지 꽉 차면 답답해 보이기도 하고, 우리의 생활 습관상 옷을 고르고 빨리 꺼내고 정리할 수 있는 행거가 나을 듯해서 모듈형 행거를 설치했어요. 총 4칸이라 간재리와 저 2칸씩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 외 자질구레한 잡화는 왼쪽의 서랍장에 분류별로 넣었고요.
물건이 많아지면 금세 공간이 뒤죽박죽되어 일부러 가지고 있는 옷에 맞춰 수납장을 설치한 후 더는 늘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옷걸이도 딱 필요한 만큼만 구비하고요. 새 옷을 사면, 안 입는 옷은 중고 판매 등으로 처분합니다. 행거 위 공간엔 안 입는 계절 옷을 수납 바구니에 넣어 보관하고 있어요. 창문에 걸어둔 천은 원래 홑이불인데 용도를 변경해 옷방 커튼으로 활용하고 있죠.
바닥엔 카페트를 깔았어요. 모카리가 오자마자 창문 턱에서 점프를 마구 하더라고요. 강마루 바닥이 미끄러운 편이라 모카리 관절이 걱정되어 고민하다가 타일형 카페트를 몇 개 사서 깔아보았어요. 원하는 면적만큼 구매할 수 있어 경제적이더라고요. 다행히 모카리도 훨씬 안전하게 점프할 수 있어요.
철제 캐비넷을 사용해 보니 확실히 부피에 비해 수납이 많이 돼요. 무거운 것을 넣지 않으면 크게 변형될 리도 없고, 흰색 행거와도 잘 어울려요. 간재리와 저 모두 화장품이 별로 없고, 선 채로 스킨케어와 헤어드라이를 하는 게 편해 키가 큰 철제 서랍장을 화장대로 활용하고 있어요. 거울은 예전부터 써오던 거고, 오른쪽 흰색 캐비넷은 사진이나 카메라 관련 도구 그리고 제가 만든 책을 보관하는 용도로 써요.
왼쪽의 작은 그림은 제가 간재리를 그린 거예요. 웬 고양이냐 하시겠지만 직접 본 사람들은 닮았다고 수긍합니다. 잡다한 화장품을 보관하는 틴케이스는 몇 년 전에 사 먹었던 견과류 패키지인데, 깔끔하게 정리할 때 활용해요. 좋아하는 견과류인데 요즘엔 팔지 않아 아쉽네요. 수납함을 따로 안 사도 되니 요즘엔 예쁜 틴케이스를 보면 필요 없더라도 사고 싶어져요.
옷방 바로 오른쪽엔 자주 입는 아우터를 걸어둬요. 지금은 새해가 되어 선물 받은 타이포그라피 달력을 걸어뒀어요. 단열 벽지라 꼭꼬핀이 쑥쑥 잘 들어가서 위아래로 하나씩 꽂았습니다. 아래엔 모카리를 구조해주신 분께서 선물해준 고양이 털 제거기를 걸어놨고요. 그 아래엔 다용도실 빨래 건조대에 자리가 없거나 이불을 널 때 쓰는 나무 건조대를 놓았어요. 보이진 않지만 옷방 문 뒤쪽(화장대 오른쪽)엔 청소도구를 보관하고 있어요. 무선 청소기, 청소포 밀대, 먼지떨이가 있지요. 그리고 문에는 문 걸이 행거를 걸어서 자주 쓰는 가방을 걸어놓았어요.
모카리가 다른 벽은 긁지 않는데, 이 방의 단열 벽지는 도톰해서 그런지 몇 번 긁어놨더라고요. 근데 왠지 이 방엔 그 자국도 나름 어울리는 느낌이에요. 식물이나 전선 그리고 소파는 긁지 않으니 단열 벽지 정도는 참아줘야겠죠. 심하게 너덜너덜해지면 스크래쳐를 사서 벽에 붙일까도 고민 중이에요.
서재&작업실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짐도 많죠. 둘 다 고사양 컴퓨터 작업과 게임을 할 때가 많아 책상도, 컴퓨터도 각자 하나씩 갖고 있어요. 벽 쪽 책상이 간재리 책상, 오른쪽의 하얀 타원형 테이블이 제 책상입니다.
간재리와 전 취미와 성향이 비슷하지만, 취향은 미묘하게 달라요. 혼자 사는 집이 아니므로 공유하는 공간을 내 마음대로만 할 수 없기에 타협점을 찾아갔죠. 간재리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고, 저는 이렇게 저렇게 시도하는 걸 좋아해서 마음대로 배치를 바꿔 놓으면 간재리가 불평하기도 해요. 물론 이제는 반포기 상태로 함께 변화를 즐기게 된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두 사람의 작업 공간 풍경이 대조적이죠. 일단 간재리는 그래픽과 사진 작업을 주로 해서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고, 카메라 보관함을 옆에 두었어요. 의자는 몸 전체를 받쳐 주는 사무용 의자를 쓰고요. 직접 만든 2019년 달력을 너무 좋아해서 아직도 못 떼고 있네요.
간재리의 놀이터이자 작업실, 간재리 ZONE입니다.
책상 위 선반엔 간재리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해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소품을 좋아하는 간재리의 취향이 보이죠. 저는 이렇게 늘어놓는 걸 질색해서 처음엔 먼지가 쌓인다며 잔소리했지만, 본인이 좋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직접 찍은 여행 사진, 심플한 시계, 에펠탑 모형, 어머님이 미국 여행에서 사다 주신 금문교 스노우볼, 직접 조립한 월E 레고, 제일 좋아하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마이크 와조스키 피규어는 여러 버전을 갖고 있죠. 책상 양옆으로 카메라 보관함, 사진집 책장, 게임기 등을 두었어요.
간재리 책상 왼쪽엔 좋아하는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의 책과 여행책, 3D 관련 책 등이 있고요. 맨 위엔 저의 오래된 아이팟과 함께 모은 CD를 진열해두었어요. 그 옆의 김치냉장고 위에 있는 하이네켄 맥주병 모양 저금통은 무려 2002년 간재리가 아르바이트하던 팬시용품점에서 산 거라고 해요. 저보다 간재리와 훨씬 오랫동안 함께한 저금통이죠. 이 저금통에 모은 동전이 꽤 묵직해져서 48일 유럽 여행을 떠날 때 여비에 보탠 추억이 있어요. 다음 여행에도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모아야겠어요.
김치냉장고는 엄마가 김치 보관할 때 꼭 필요하다고 하셔서 샀는데, 요즘엔 맥주나 음료 보관용으로 더 잘 써요. 작년엔 새 책을 만들고, 책을 둘 데가 없어 2권 정도를 김치냉장고에 넣어놨거든요. 퇴근하고 온 간재리가 냉장고를 열어보고 웃음을 터트렸어요. 그리고 책이 맛있게 익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었죠.
창문 앞엔 간재리가 좋아하는 사진집과 여행책, 잡지 등이 꽂혀 있어요. 오전에 빛이 잘 드는 돌출형 창문에 식물을 두었어요. 친구 랭보님이 준 블랙잭 유칼립투스를 조심히 키우고 있죠. 무한증식하는 스킨답서스와 간재리 어머님이 주신 다육식물도 함께 키우는 중이에요. 식물 키우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잘 알려주는 친구가 있으니 전보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TV 없이 산 지가 오래되었어요. 영화를 볼 때 사용할 빔프로젝터를 마련하고, 창문 위로 스크린을 달았어요. 조금 무리해서 정말 큰 사이즈를 샀더니 설치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한 1년 정도 쓰다가 떨어진 적이 있어요. 그래도 소파에 편히 앉아 아늑한 영화관 분위기를 연출하면 참 좋아요.
제 책상은 최근 새로 마련한 타원형 테이블입니다. 그동안 책상을 하도 많이 바꿨더니 간재리가 깜짝 놀랐어요. 완벽한 책상을 찾는 과정은 역시 험난하네요. 이것저것 써보며 장단점을 알아가니 좋아요. 저는 책과 관련된 일을 하니 책도 많고 노트도 종류별로 만들어 메모하곤 해요. 일하다 보면 책상 위가 늘 카오스죠. 이렇게 깔끔한 모습은 아마 한 달에 한 번, 대청소했을 때뿐일 거예요.
타원형의 책상을 써보니 넓고 모나지 않아 공간 활용하기에 좋아요. 오른쪽 공간을 어지를 수 있어 마음에 드네요. 누군가와 회의를 하거나 공동 작업을 할 때 아무 곳에나 의자를 놓고 함께 쓸 수 있으니 그런 작업도 기대가 돼요.
사실 벽엔 거의 뭘 붙이지 않는데 가끔 삘 받으면 덕지덕지 붙이기도 해요. 그러다 지겨워지면 또 다 떼버리고요.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 가능한 마우스 패드를 선물 받아 처음 써봤는데 편리해요. 오랜만에 산 소품인 계단 북엔드는 제가 최근 산 물건 중 가장 마음에 들어요. 간재리는 보자마자 이걸 왜 샀냐며 북엔드는 책 꽂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공간만 차지한다고 뭐라 했거든요. 저는 '귀여우니까 괜찮다'고 했죠. 그러자 이게 귀엽냐며 황당해하는 간재리에게 간재리의 책상 앞에 놓인 귀엽고 쓸모없는 애들보다 낫다고 받아쳤답니다. 얼마나 취향이 다른지 알 수 있겠죠? 취향의 세계는 참 미묘합니다. 오른쪽의 식물은 물 주는 걸 매번 깜빡하는데도 용케 이 집에서 2년 동안 살아남은 극락조입니다.
소파는 반지하에 살 때부터 썼던 패브릭 소파를 계속 사용 중이에요. 벌써 7년 째라 구김이 가고, 사용감도 느껴지지만 워낙 몸을 기댄 세월이 길어서 그런지 좀처럼 바꾸기가 어렵네요. 둘이서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던 가구라 정이 많이 들었나 봐요.
다른 데엔 돈을 안 써도 책 쇼핑만큼은 자제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량의 책을 유지하는 건 영원한 저의 숙제입니다. 물론 아주 즐거운 숙제죠. 책 정리하는 시간은 제게 뇌 속을 정리하는 것처럼 아주 재밌고 유용한 시간이거든요. 책 배치를 바꾸며 새로운 책과의 연결성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예전에 본 책들과 요즘 보는 책을 정리하며 나의 관심사를 새롭게 알아차리기도 해요. 이제 더는 필요하지 않은 책은 처분합니다.
원래 커다란 책장을 사용했는데, 공간을 좀 더 잘 활용하기 위해 벽 선반을 설치했어요. 모듈 제품은 재사용할 수 있고 확장도 가능해서 좋아요. 아래 칸엔 답답하지 않도록 간재리가 회사 동료에게 선물 받은 오리 인형 그리고 친구인 랭보님에게서 구매한 청화각을 올려두었어요.
매년 겨울이 오면 알전구를 꺼내서 한쪽 벽면에 대충 걸어놓아요. 은근히 간접조명 역할을 하고 연말 분위기도 연출해주고, 밤엔 너무 어둡지 않도록 방을 따뜻하게 비춰주는 게 좋더라고요.
침실, 잠에 집중하는 공간
침실은 정말 잠만 자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가구는 퀸사이즈 침대만을 놓고 머리맡에 긴 선반을 두어 직접 찍은 필름 사진을 올려두었습니다. 선반엔 자기 전에 읽던 책이나 안경, 머리끈, 핸드폰 등을 올려둬요.
항상 높은 침대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매트리스와 토퍼를 겹쳐 설치했어요. 자질구레한 물건은 문 걸이 선반에 넣어두고요. 침실에서 자주 읽는 책을 넣기도 합니다. 테이프 클리너를 두고 수시로 침구 청소를 해요.
이 침대는 매트리스 아래 공간에 짐을 넣을 수 있어 수납력이 좋아요. 서랍형 침대를 쓰기엔 방 사이즈가 작아서 위로 올리는 형태의 침대를 발견하곤 이거다 싶었죠. 자주 쓰지 않지만, 보관이 필요한 큼지막한 짐을 차곡차곡 침대 아래 넣어 두었습니다. 안 쓰는 계절 침구나 예전에 쓴 낙서, 지난 기록물, 캠핑용품 등을 넣어 놨어요.
이번 겨울에 번역가의 서재에서 바자회가 열렸는데요. 친구인 하정(@goodsummer77)님의 동동포목점에서 구매한 패브릭을 기존 광목 커튼 옆에 걸었어요. 그곳에서 산 플로리스트의 작품까지 문에 걸어 두니 간재리와 함께 넷플릭스에서 즐겨 보던 <빨간 머리 앤>의 분위기가 나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패브릭 하나로 침실 분위기가 바뀌는 게 참 신기해요.
여름엔 선풍기, 겨울엔 전기난로를 두는 공간이에요. 전기난로는 간재리가 혼자 살던 때부터 사용한 제품이니 벌써 9년이 지났네요. 아직도 겨울마다 우리의 발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특한 난로예요. 여름에 쓰던 이불로 선풍기를 가려놨더니 귀엽다며 간재리가 사진을 찍어 놨어요.
무엇이든 바닥에서 띄우는 욕실
화장실 문 앞엔 간재리가 좋아하는 <몬스터 대학교>의 종이 피규어 패키지를 붙였어요. 이사 와서 간재리 물건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거예요. 화장실 문에 붙이자고 제안했더니 간재리가 좋아했어요. 이 애니메이션 세계의 몬스터들은 차원 이동문을 열고 들어가서 잠자는 아이들을 놀라게 하고 공포감을 모아 에너지로 사용하거든요. 화장실 문을 볼 때마다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고 그래요.
화장실은 도면에 나온 것처럼 길쭉한 모양인데요. 예전 집주인이 여러 명이 쓸 수 있도록 안쪽 턱이 있는 부분 바깥까지 확장해놓으셨더라고요. 그 공간에 이동식 욕조가 쏙 들어가길래 넣어 두고 샤워 커튼을 쳤어요. 저는 무늬가 없는 흰색이나 단순한 패턴의 샤워 커튼을 고르고 싶었지만, 간재리가 쓸쓸한 눈빛을 한 곰이 마음에 든다고 하여 골라 버렸네요. 2년 정도 잘 쓰다가 아랫부분에 살짝 곰팡이가 생겼길래 과감히 싹둑 잘라 버리고 사용해요. 이것도 많이 상하면 간재리 몰래 숨겨 두었던 흰색 샤워커튼을 꺼낼 거예요. 창문이 작아서 물때가 낄 수 있으므로 바닥엔 절대 물건을 두지 않아요. 샴푸와 샤워용품, 청소도구는 다 선반 위에 올려두고, 면도기와 치약 짜개도 벽에 붙였습니다. 비누는 자석 홀더를 사용해 바닥에서 띄워놓고 써요.
수건이나 화장지는 화장실 안쪽 문 선반에 정리해두었답니다. 선반은 침실의 수납장과 다른 브랜드 제품인데요. 개인적으로 이 제품의 깔끔한 마감과 아이보리에 가까운 컬러가 더 마음에 들어요.
모카리가 스며든 풍경
모카리가 온 후로는 그에 맞춰 조금씩 공간도 변화 중이에요. 새 식구가 적응하여 새로운 색으로 물들어 가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요. 모카리의 지난 1년 8개월이 어땠을지 알 수 없기에 차근차근 서로 알아가는 시간부터 갖고 있어요. 간재리, 민트리, 모카리가 이 공간 안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기를.
흠, 홈, HOME
우리가 살기 전의 집은 주인이 자신이 살기 위해 꾸민 집이 아니었어요. 가장 저렴한 자재로 셀프 인테리어를 한 후, 쉐어하우스로 꾸린 집이었죠. 겉모습은 깔끔했어도 대충 칠한 페인트 자국이나 어설픈 마감이 군데군데 있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만난 집은 흠이 많았어요. 삐뚤빼뚤하고 여기저기 벗겨진 부분과 곰팡이도 있었죠. 하지만 간재리와 저에게도 흠은 있으니까요. 함께 하는 사이 들쭉날쭉한 흠이 서로에게 딱 들어맞는 홈이 되어 서로에게 맞춰지는 것처럼 집이라는 공간 또한 마찬가지였어요. 서로의 흠집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가는 과정이 있었겠죠.
그게 저에게는 HOME이에요. 내 흠을 잘못됐다 하지 않고 나무조각이나 퍼즐의 홈처럼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곳. 긴 여행을 떠날 때는 항상 현관문을 닫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을 생각해요. 오랫동안 닫혀있던 문을 철컥 열고 그리웠던 집안의 풍경을 만나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공간으로 들어서는 그 편안한 기분을.
스페인 여행을 하다가 서점에서 <apartamento>란 책을 발견했어요. 인테리어 잡지인데 전에 보던 잡지와 느낌이 많이 달랐죠. 깔끔한 집 대신 정신 없고 어질러진 집 풍경이 적나라하게 찍힌 사진이 많았어요.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생활하는 모습도 함께 촬영되었는데 아주 편안한 모습이었죠. 속옷 차림인 사람도 있었고요. 이렇게 사람들의 집이 다양하다니!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죠. 같은 사람이 하나도 없듯이 같은 집도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저에게 이 12평 공간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의 이상한 감각을 마음껏 실험해볼 수 있는 자유 공간이에요. 내가 느낀 것, 표현하고 싶은 것, 아직 무르익지 않은 것을 남들의 평가로부터 보호한 채 표현할 수 있죠. 집 밖에 있는 멋진 공간, 친구들의 공간, 여행지에서 받은 영감을 우리집에 반영하고, 그 모습에서 다시 새로운 영감을 얻어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책을 만들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사진이 보고 싶다면 간재리의 블로그로 놀러오세요.
- 20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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