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분한 여백에서 비롯되는 미니멀한 취향, 베를린의 복층 아파트
📌 낰낰 X 오늘의집
세상 구석구석 멋진 공간을 방구석에서 감상해요! 이 콘텐츠는 뉴스레터 <낰낰>에서 발행한 콘텐츠로, 오늘의집과의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이번 집들이의 주인공은 베를린에 사는 벨라예요.
발리에서의 느리고 평화로운 여행을 사랑하고, 햇빛과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는 오후를 가장 사랑하는 집주인이죠.
그런 그녀의 고요한 감성은 집 안 곳곳에도 깊이 스며들어 있어요. 공간의 고요함이란 충분한 여백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멋진 사례처럼 느껴져요. 나에게 필요한 것만 담백하게 놓은 배치와 선적인 형태가 강조된 가구로 이루어진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돋보여요. 특히 다이닝 공간에선 선적인 디자인의 매력이 극대화되는데요. 선반과 테이블, 의자 그리고 조명까지 모두 가늘고 긴 실루엣을 가지고 있어 시선이 막히지 않고 부드럽게 흐르죠. 덕분에 여백이 충분히 생겨 공간에 깊이감마저 느껴져요.
벨라네의 또 다른 매력은 다락 구조에 있어요. 그녀의 집은 천장에 사선으로 난 창을 통해 하늘만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요. 그 창으로 들어오는 충분한 자연광은 공간에 묵직한 고요함을 더하고, 하루의 시간에 따라 빛이 천천히 움직이며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어요.
침실은 벨라의 미니멀한 취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공간인데요. 몰딩 없이 매끈하게 마감된 화이트 톤의 벽과 푹신한 침구, 그리고 바닥재와 비슷한 색감으로 맞춘 낮은 침대는 마치 하나의 붙박이 가구처럼 자연스럽게 공간에 녹아들어요.
충분한 여백이 고요함을 만들어내는 벨라의 집은, 마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조용한 쉼표 같은 공간처럼 느껴져요.
베를린의 낭만적인 하늘 아래 오후의 햇살과 함께 살아가는 벨라의 집을 소개할게요.
군더더기 없는 벨라의 집에서 눈에 띄는 아이템 중 하나는 바로 하얀색의 테이블보예요.
특별한 날 뿐만 아니라 평범한 하루에도 테이블에 천을 한 겹 덮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죠.
특히 벨라처럼 짙은 우드 테이블 위에 하얀 천을 더하면, 공간에 차분한 대비가 생기면서 전체적인 인상이 부드럽고, 정돈되어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가구의 선이 강조된 미니멀한 공간 속에서 천의 주름이나 그림자가 훨씬 더 섬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식탁보는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바꾸기에도 좋은 아이템이에요. 그중에서도 벨라처럼 기본에 충실한 무채색을 선택하면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요. 면처럼 광택이 없고 자연스러운 재질을 고르면 경직된 공간을 더 편안한 무드로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어요.
다이닝 공간에 멋스러운 포인트가 되는 이 조명은 뮐러 반 세베렌(Muller Van Severen)이 디자인하고, 발레리 오브제에서 선보인 행잉 램프 No.1 블랙이에요. 이 램프는 디자이너가 본인의 집에 설치하기 위해 디자인한 제품인데요. 뮐러 반 세베렌이 새로 이사했을 당시, 테이블 위 천장에 조명을 연결할 콘센트가 없어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벽 부착형 조명을 디자인했다고 해요. 마치 허공에 크레용으로 굵은 선을 그은 듯한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이 공간을 더욱 모던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작은 몸집으로도 공간의 무드를 완성해주는 이 오브제는 폴스포텐의 드립 캔들 홀더예요. 초를 꽂지 않아도 홀더의 실루엣만으로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져,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활용할 수도 있어요. 벨라처럼 식탁이나 침실의 작은 창가에 두어도 좋고, 책장의 빈 공간에 살짝 올려두기만 해도 멋진 포인트가 돼요. 특히 폴스포텐의 드립 캔들 홀더는 제품 특유의 불규칙한 곡선과 빛나는 알루미늄 소재 덕분에, 어떤 공간이든 한층 더 세련된 분위기로 업그레이드해줘요.
활짝 핀 꽃잎을 닮은 벨라 침실의 조명은 조르주 스토어의 프레시우즈 펜던트예요. 조르주의 모든 제품은 30명이 넘는 프랑스 장인들의 손길을 거쳐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고 있어요. 이 램프는 꽃잎이 풍성하게 펼쳐진 듯한 실루엣 덕분에, 벨라의 복층 구조처럼 층고가 낮은 공간에 더욱 잘 어울린다고 해요. 깔끔한 화이트 인테리어에 로맨틱한 포인트를 더하고 싶다면, 이런 투명하고 가벼운 실루엣의 조명이 좋은 선택지가 될 거예요.
벨라의 침실 한쪽에는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깔끔한 스틸 소재의 수납함은 몬타나의 팬톤 와이어 싱글로,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이 1971년에 디자인한 제품이에요. 무려 50년 전 디자인임에도 놀랍도록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죠. 팬톤 와이어는 가벼운 무게 덕분에 같은 시리즈의 다른 모듈들과 쉽게 조합하거나 쌓아 올릴 수 있어요. 공간을 나누는 디바이더로도 활용할 수 있고, 벨라처럼 애매한 코너를 실용적으로 채우는 수납 아이템으로도 제격이에요.
집주인의 멋진 인테리어를 따라잡고 싶은데, 너무 비싸거나 국내 배송이 어려워서 시도하기 막막했던 분들을 위해 준비한 코너예요. 벨라의 깔끔한 미니멀 인테리어를 내 공간에도 담아내고 싶다면 낰낰이 추천하는 아이템을 둘러보세요.
벨라의 사진첩에는 주황 노을빛이 가득 차는 오후의 거실, 창 너머로 커다란 달이 뜬 어느 저녁처럼 일상의 풍경이 차곡차곡 담겨있어요. 특별하지 않은 하루가 어쩌면 가장 오랫동안 그리워질 순간이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는 듯해요. 노을도, 달도 앞으로 수만 번은 다시 볼 수 있을 테지만, 그날의 분위기와 감정, 사람은 다시 오지 않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사진을 찍고, 글을 써두는 일이 지금을 그리워할 미래의 나를 위한 선물을 남겨두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한참 뒤에 펼쳐보는 일기장이나 우연히 드라이브 속에서 발견한 옛날 사진 한 장에서 늘 같은 아쉬움이 남아요. 지금은 아주 이별하게 된 것들을 마주할 때면 더욱 사무치는 감정이죠.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결국은 그때도 지금도 나를 살리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면 단 하루도 그냥 보내기 아쉬운 마음이에요. 특히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맘껏 사랑하고 사진으로, 글로, 그림으로 남겨두려고 해요. 단 몇 개의 단어만이라도 분명한 나만의 흔적이니까요. 오늘은 그렇게 평생 익숙해지지 않을 아쉬움이라는 감정을 함께 공유하며 마무리할게요. 언젠가 이 순간도 다시 꺼내 읽고 싶어지는 날이 오겠죠?
“
…
아쉽다. 아쉬움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은 지 오래돼서 완전히 잊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쉬움에는 약간의 설움이 섞여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아쉽다는 단어를 꺼내면서, 아쉬움에 면역되지 않은 마음이 설움에 정복당하는 듯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울었다가는 지수에게 평생 놀림을 받을 것 같았으므로 연재는 꾸역꾸역 참았다.
…
“
(천선란, 『천 개의 파랑』, 허블, 2020, 329p)
- 2025.07.28
- 좋아요
- 77
- 스크랩
- 265
- 조회
- 13,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