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부부의 취향을 수집하고 영감을 기록하는 크리에이티브 하우스
⚡ 3초 컷! 집들이 미리보기
📍 이 집의 핵심 포인트!
✔ 부부의 취향과 육아 사이의 현실적인 타협
✔ 로망이었던 블랙 마루로 균형을 잡은 인테리어
✔ 집 안 곳곳 컬러 활용에서 보이는 디자이너 부부의 미감
도면
저희 집은 거실을 중심으로 방들이 둘러싸고 있는 구조의 구옥 아파트입니다.
안방과 서재는 화장실을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있어 집 안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구조인데, 가끔 누군가를 찾다 보면 서로 엇갈려 한참을 돌게 되기도 합니다. 처음엔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저희 가족만의 작은 놀이, 집의 특징이 되었답니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희는 올해로 결혼 8년 차가 되었고, 현재는 세 살 터울 남매 그리고 말괄량이 골든리트리버 큰 누나와 함께 살아가는 디자이너 부부입니다.
남편은 엔터사 BX디자인팀에서 일하고, 저는 방송사 내 디지털 조직에서 영상 디자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좋아하는 것들을 차곡차곡 모아 완성한 공간을 소개하고 싶어 오늘의집 온라인 집들이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다섯 식구의 집을 소개합니다 :)
거실 Before
집 상태는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오래된 샤시는 교체가 불가피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큰 지출이었지만 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라 미련 없이 진행했습니다.
원목 마루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오랫동안 핀터레스트에 저장해 두었던 블랙 마루에 대한 로망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론 지금 집의 분위기를 결정한 가장 큰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거실 After
알록달록 아기 짐과 디자이너의 자존심, 그 사이 어디쯤
아기 키우는 집이지만 미감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부부의 눈물겨운 노력이랄까요?
과감히 거실에는 아기 매트를 두지 않고 알록달록한 장난감들은 수납장과 방 속으로 숨겼습니다. 거실에 나오는 가구들은 아이와 부모 모두가 안전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죠.
저희는 거실을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담기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TV보다 음악과 대화, 책이 자연스럽게 중심이 되는 환경을 만들고자 불필요한 요소들을 과감히 덜어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차분한 여백 속에서, 저희 부부의 감성에 첫째 아이의 취미를 살짝 곁들인 채 각자의 취향을 즐기고 함께 시간을 나누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와 육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부부의 고민의 흔적이 조금은 느껴지시나요?
취향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것, 그것이 저희 부부가 공간을 향유하는 방식입니다. 거실의 오픈 선반은 좋아하는 시각 자료들과 소품들을 자유롭게 큐레이션하는 캔버스가 되어줍니다.
일상적인 물건들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편안한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습니다. 박제된 쇼룸이 아닌, 저희 다섯 식구의 삶이 입혀져 비로소 완성되는 진짜 취향의 공간입니다.
거실 한켠, 저희 집 큰 누나가 가장 편히 쉬는 왕 크니까 왕 편한 집도 구경하고 가세요 😛
거실과 주방 너머에 위치한 베란다는 저희 부부의 취향을 확장한 또 하나의 미니 룸처럼 꾸몄습니다.
블라인드를 통해 들어오는 부드러운 햇살 아래, 스틸 소재의 모듈 선반을 배치해 인더스트리얼 무드를 연출해 보았습니다. 볕이 잘 드는 선반 위에는 식물들을 매치했고, 스케이트보드나 자전거, 그리고 부부의 취미였던 캠핑 취향을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요소로 녹여냈죠.
하지만 사실 이 공간의 진짜 정체는 저희 집 골든리트리버 생강이의 '전용 테라스'입니다. 켄넬을 나와 블라인드 사이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낮잠을 청하는 생강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보다 완벽한 공간의 쓰임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매일 다른 그래픽으로 업데이트되는 살아있는 액자, 거실 뷰
저희 부부가 이 집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1층이 주는 시각적 특권 때문이었습니다.
거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창 너머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자연이 주는 안정감 덕분에 아파트 단지임에도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달까요. 단순히 머무는 공간을 넘어 자연스럽게 스미는 햇살 아래서 창밖을 조망하는 행위가 가족의 소중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화단 뷰의 매력을 가장 정교하게 누리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저희 집 반려견 생강이인데요. 이 곳으로 이사를 온 뒤 이 명당 자리에 앉아 창밖 풍경, 지나가는 사람들을 감상하는 것이 취미 생활이 되었답니다.
낮 동안 창가로 쏟아지는 자연광을 만끽한 후, 밤이 되면 오롯이 빛 하나에 의지해 공간의 분위기를 반전시킵니다.
조명이 만드는 그라데이션은 벽면의 여백을 지루하지 않게 채우고, 하루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낮에는 컬러 포인트였던 초록색 체어와 쿠션들이 밤의 조명 아래서 한층 더 아늑하고 감도 높은 무대를 연출해 내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현재 이 조명의 최대 수혜자는 밤마다 물을 마시러 가는 생강이입니다. 그녀의 안전한 야간 보행을 돕는 '생존형 라이트'가 될 줄은 몰랐지만, 어떤 이유가 되었든 충분히 성공적인 세팅이 아닐까 싶습니다.
엄마의 취향으로 짓고 아이의 지분으로 완성한 거실 한 칸
블랙 마루와 스트라이프 러그, 그리고 웜우드 톤의 서가까지. 나름대로 정교하게 계산된 부부의 톤앤매너 속에 거실 한 자리를 당당하게 분양받은 오빠의 공간입니다.
아이 가구들도 엄마의 취향으로 형태감이 심플한 테이블과 톤 다운된 1인 패브릭 체어로 엄선해 매치했는데요. 하지만 그 위에 얹어진 고채도의 노란 아기상어 노트북은 타협 불가입니다 😅
가끔 방에서 밖으로 거처를 옮기는 첫째 오빠 윤이의 이젤은 단순한 아동용 가구를 넘어, 매일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가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부모와 같은 공간에 머물되,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유기적인 환경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다이닝룸
커피 향과 함께 시작하는 기분 좋은 아침 루틴
에스프레소 머신이 예열되는 짧은 시간 동안, 벽에 걸린 링 달력을 오늘 날짜로 맞춰두는 일로 아침을 시작하곤 합니다.
깔끔한 글씨체가 주는 단정함에 고소한 커피 향이 집 안에 번지면 기분 좋게 잠이 깨는 듯 하거든요. 톤을 맞춘 머신과 티슈 케이스, 그리고 취향을 채우는 맹구 소품까지 모아 작지만 알차게 꾸며본 저희 집 홈카페 코너입니다.
온 가족이 모여드는 우리 집 중심, 다이닝 공간
커피머신 바로 옆으로는 코너 형태를 활용한 아늑한 식사 공간이 이어집니다. 이 식탁의 안쪽은 수납 공간으로 되어있어서 주방 살림이나 잡동사니들을 깔끔하게 숨겨두기에 정말 좋아요.
이 공간은 거창하게 힘을 주기보다, 따뜻한 색상의 식탁을 중심으로 가족들이 언제든 편하게 둘러앉을 수 있는 구조를 생각했어요. 커피를 내리고, 다 함께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오늘 있었던 사소한 이야기들을 도란도란 나누는 평범한 일상이 매일매일 쌓이는 곳이죠.
서재 Before
서재 After
오피스의 경직됨을 덜어내고 취향을 레이어드한 부부의 작업실
서재는 저희 부부가 집에서 일할 때 주로 머무는 공간이에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차분한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사무실처럼 삭막하고 지루한 느낌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깔끔한 모듈 가구를 기본으로 하되, 선반 한 칸을 채운 오렌지빛 조명과 테니스 코트 모양의 러그를 매치해 보았어요. 소품들의 화사한 색감 덕분에 자칫 단조롭고 딱딱해질 수 있는 작업 공간이 한결 경쾌하고 위트 있게 완성되었습니다.
프레임 우측, 사진에 담기지 않은 영역에는 업무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데스크와 컴퓨터 환경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일과 취미의 경계를 억지로 나누기보다 유연하게 블렌딩하여, 모니터 앞 업무의 시간 속에서도 뒤돌면 시각적인 편안함을 얻을 수 있는 저희 부부만의 크리에이티브 룸입니다.
침실 Before
침실 After
화이트와 실버로 맞춘 침실 속 작은 뷰포인트
침대에 누워 바라보거나 문을 열고 들여다볼 때, 언제나 정돈된 뷰를 마주하고 싶어 세심하게 연출한 코너 공간입니다. 블랙 마루 위에 구조적인 화이트 가구를 배치하고, 스위치와 시계의 텍스처를 실버로 통일해 단정함을 유지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미니멀하지만, 주인 부부보다 먼저 명당을 차지하고 누워있는 반려견 생강이의 존재감 덕분에 차갑지 않고 정감 있는 저희 부부만의 아늑한 침실 무드가 완성됩니다.
하루의 피로를 내려놓는 곳, 오롯이 휴식에 집중한 침실
저희에게 침실은 하루 동안 쌓인 긴장을 완벽하게 풀고 쉬는 공간이에요. 시선이 분산되는 옷장 영역은 가벽 뒤로 깔끔하게 숨겨두고, 침대 주변은 최대한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게 유지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주변은 깔끔하게 덜어냈지만 너무 심심해 보이지 않도록 포인트를 주었는데요. 어두운 블랙 마루와 대비되는 선명한 초록색 가구와 베개를 매치하고, 침대 옆에는 묵직한 블랙 조명을 두어 밤마다 아늑하고 기분 좋은 침실 분위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우드와 블랙으로 차분하게 꾸며둔 안방 침대는, 종종 오빠의 거대한 블록 성이 쌓이는 공간이 되어버립니다.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었던 저희 부부의 인테리어 욕심도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에는 무장해제 되는 것 같아요. 계획한 대로 완벽하게 유지되진 않지만, 이 알록달록한 난장판이야말로 저희 가족의 가장 솔직하고 따뜻한 진짜 일상인 것 같네요.
아이방 1 Before
아이방 1 After
윤이의 다섯 살 순간들이 차곡차곡 담기는 공간
큰 아이의 방은 처음부터 무리해서 완성하기보다,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춰 조금씩 채워갈 수 있는 유연한 방이 되길 바랐습니다.
혼자서도 정리 정돈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오픈형 수납장과 회전형 북케이스를 매치해 편리함을 더했고, 노란 스마일 시계나 버섯 조명 같은 아기자기한 소품을 더해 아늑한 분위기를 냈어요.
완벽하게 정돈된 공간보다는 좋아하는 장난감의 위치가 매일 자연스럽게 바뀌는, 아이의 일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방입니다. 윤이의 다섯 살 추억이 다정하게 기록되는 공간이에요.
아이방 2
돌봄의 기능성 속 조용히 빛나는 막내 슬이의 공간
막내 슬이의 방은 아직 주도적인 취향이 드러나기 전, 기저귀와 손수건 같은 물품들이 주를 이루는 공간입니다. 아직은 어려 돌봄과 수납을 목적으로 동선을 계획했습니다. 수납장 위 자리한 거대한 미피 조명과 은은한 구름 무드등은 슬이의 잠자리를 조용히 지켜줍니다.
지금은 일상적인 위생 용품들이 공간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지만, 아이의 성장에 맞춰 서서히 슬이만의 이야기로 채워져 우리 가족과 함께 천천히 진화해 나갈 작은 공간입니다.
드레스룸
현실적인 살림과 이상의 타협점
드레스룸 슬라이딩 도어 앞의 작은 코너는, 자주 사용하지만 차마 외부로 노출하고 싶지 않은 '현실적인 살림살이'들을 위한 은밀한 수납 스폿입니다.
각종 의류 관리 용품이나 쌓여가는 쇼핑백 등 시각적 노이즈가 되기 쉬운 아이템들을 뻔한 수납함 대신 인더스트리얼 감성의 밀크박스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덕분에 공간의 전체적인 톤앤매너를 깨지 않으면서도, 언제든 직관적으로 손쉽게 꺼내 쓸 수 있는 기능적 동선이 완성되었죠.
완벽해 보이는 미니멀리즘 이면에는 이렇게 일상을 감각적으로 격리하는 레이아웃이 숨어있답니다. (박스 하단에 슬쩍 자리 잡은 홈트용 덤벨마저 톤온톤을 맞춘 것은 숨은 디테일 혹은 병(?)입니다. ㅎㅎ
단정한 화장대 구석, 엄마만 아는 아기자기한 반전
드레스룸 안쪽 끝자락에 화장대로 쓸 수 있게 빌트인으로 맞춰둔 공간입니다. 자주 쓰는 화장품과 액세서리를 두고 쓰는 저만의 사적인 구역이지요.
온 집안을 모노톤으로 정돈해 왔지만, 이곳만큼은 좋아하는 소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보았습니다. 단정한 화장대 위에 놓인 트레이와 소품들은 볼 때마다 소소한 재미를 주는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다만 제 소품들을 탐내는 첫째 아들 때문에 종종 물건들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
마치며
매일의 일상으로 업데이트되는 우리들의 아카이브
저희 부부에게 인테리어란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일을 넘어, 가족의 일상을 든든하게 담아낼 그릇을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24년 차 오래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며 과감하게 시도했던 블랙 마루 위에,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취향과 골든리트리버 생강이의 따뜻한 흔적이 겹겹이 쌓이며 이 공간이 비로소 완성된 느낌이 듭니다.
집은 완성하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며 끊임없이 채워나가는 무한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물건은 비워지기보다 자꾸만 늘어날 것이고,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유연하게 변해가겠죠. 생강이는 여전히 집 안의 가장 완벽한 명당을 먼저 찾아내 누워있을 테고요.
잡지에 나오는 쇼룸처럼 늘 완벽하게 정돈된 모습은 아닐지라도, 우리 다섯 식구의 소소한 하루하루가 가장 편안하고 솔직하게 담기는 집이기를 바랍니다.
긴 시간 동안 저희 다섯 식구의 취향 아카이브를 함께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모두 각자의 공간에서 가장 나다운 행복을 채워나가시길 응원합니다!
-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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